'156km' 화이트-'159km' 앤더슨, 2년 연속 선발 ERA 꼴찌 SSG 마운드 구할까...레이번-로마노 이후 역대급 외인 듀오 '기대'
입력 : 2024.1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지난 2시즌 동안 선발진이 무너졌던 SSG 랜더스가 역대급 외인 원투펀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SSG는 지난 16일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닮은꼴로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진 한국계 메이저리거 미치 화이트와 총액 100만 달러 전액 보장에 계약을 체결했다. 하루 뒤인 17일에는 올 시즌 대체 선수로 KBO리그에 진출해 역대급 탈삼진 능력을 뽐낸 드류 앤더슨과 총액 120만 달러(연봉 115만, 옵션 5만)에 재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2022년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린 SSG는 지난해 순위가 3위로 내려앉았고, 올해는 5위 결정전 끝에 6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2년 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마운드였다. 2022년 팀 평균자책점 리그 4위(3.87)를 기록했던 SSG는 2023년 7위(4.37), 올해는 10위(5.25)로 투수진이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선발진의 문제가 심각했다. 2022년 선발 평균자책점 2위(3.44)로 탄탄했던 마운드는 온데간데없었고 2023년 (4.53)과 2024년(5.26) 2시즌 연속 꼴찌의 굴욕을 겪었다.



외국인 투수의 덕을 보지 못한 부분도 컸다. 2023년 SSG는 에니 로메로, 커크 맥카티의 조합으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로메로는 단 1경기도 던지지 못하고 로에니스 엘리아스로 교체됐다. 맥카티는 9승 5패 평균자책점 3.39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24경기 130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대체 선수로 5월 말부터 합류한 엘리아스(22경기 131⅓이닝 8승 6패 평균자책점 3.70)보다 이닝 수가 적었다.

실력은 검증됐지만 부상 우려가 있는 맥카티는 2023시즌 종료 후 재계약에 실패했다. SSG는 가을야구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준 엘리아스와 재계약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엘리아스가 부상으로 시즌 중 공백기를 가졌다. 2024시즌 성적(22경기 7승 7패 평균자책점 4.08) 역시 지난해만 못했다.



이번 시즌 SSG 선발진의 유일한 희망은 앤더슨이었다. 로버트 더거의 대체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은 앤더슨은 5월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전광판에 최고 구속 159km/h를 찍으며 3이닝 6탈삼진 무실점 괴력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앤더슨은 탈삼진과 관련된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단 65이닝 만에 100탈삼진을 기록하며 1996년 구대성(68⅓이닝)을 넘어 KBO리그 역대 최소 이닝 100탈삼진을 달성했다. 7월 11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4경기 연속 두 자릿수 삼진(10-11-11-10)을 잡으며 1991년 선동열(5경기 연속)에 이어 역대 2번째 기록도 세웠다.



앤더슨은 데뷔 첫해 24경기 11승 3패 평균자책점 3.89로 두 자릿수 승리와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KBO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 115⅔이닝밖에 소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리그 공동 7위에 해당하는 158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9이닝당 탈삼진은 무려 12.29개로 단일 시즌 기준 1996년(11.85개)과 1997년(11.75개) 구대성, 1993년 선동열( 11.68개), 2021년 아리엘 미란다(11.66개)를 뛰어넘어 역대 1위 기록(규정이닝 70% 이상 기준)에 해당하는 괴력을 뽐냈다.

SSG는 앤더슨이 외국인 투수의 중요 요소인 삼진 능력으로 리그 1선발급의 구위를 검증했으며, KBO리그 적응을 마친 그가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빌드업 과정을 거치면 다음 시즌 더 긴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판단해 재계약을 추진했다.



외인 선발 한 자리를 앤더슨으로 결정한 SSG는 비슷한 유형의 '파이어볼러' 투수 화이트를 영입해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2016년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65순위로 LA 다저스에 지명된 화이트는 팀 내 유망주 랭킹에서 2018년 4위, 2019년 9위에 올랐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다.



2020년 2경기(3이닝)를 소화하며 빅리그 데뷔 꿈을 이룬 화이트는 2021년 수차례 강등과 콜업을 반복하는 환경 속에서도 21경기(선발 4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2022년 다저스에서 15경기(선발 10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는가 싶었지만, 결국 다저스는 그를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했다.



다저스를 떠난 화이트는 올 시즌 토론토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쳐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서 5시즌 통산 성적은 71경기(선발 22경기) 185이닝 4승 12패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했고, 마이너리그에서는 126경기(선발 99경기) 471⅔이닝을 투구하며 26승 21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3의 성적을 거뒀다.



SSG 구단은 "우수한 회전력의 패스트볼 구위가 위력적인 투수다. 올 시즌 평균 152km/h, 최고 156km/h에 달하는 빠른 구속을 보유하고 있다"며 "큰 각도와 예리한 움직임을 가진 투심, 슬라이더, 커브, 스위퍼 등 변화구 완성도도 우수하다. 하이 패스트볼과 각이 큰 커브가 ABS 환경에서 큰 장점으로 발휘될 것"이라고 화이트의 강점을 설명했다.

앤더슨 못지않게 화이트도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자랑한다. 마이너리그 통산 9이닝당 탈삼진은 앤더슨(8.19개)보다 오히려 화이트(9.85개)가 더 높았다. KBO리그에서도 'K-머신'의 위력을 기대해 볼만하다.



SK 와이번스부터 SSG까지 구단 역사상 외인 원투펀치가 동시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경우는 2시즌뿐이다. 2007년 케니 레이번(17승 8패 평균자책점 3.27)과 마이크 로마노(12승 4패 평균자책점 3.69), 그리고 2017년 메릴 켈리(16승 7패 평균자책점 3.60)와 스캇 다이아몬드(10승 7패 평균자책점 4.42)다. 그중 레이번-로마노 원투펀치는 무려 30승을 합작하며 SK를 정규시즌 1위로 이끌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뛰어난 투구로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지난 2년간 선발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SSG는 시즌을 마친 뒤 약점 보강에 나섰고 빠르게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을 완료했다. 과연 화이트-앤더슨 듀오가 기대대로 SSG의 역대급 외국인 듀오가 될 수 있을지 벌써 2025시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1, OSEN, SSG 랜더스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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