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후보를 최종 확정했다. 올해 골든글러브 후보는 총 81명이며, 포수 포지션에서는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LG 박동원, KT 위즈 장성우, SSG 랜더스 이지영, 한화 이글스 최재훈, NC 다이노스 김형준, 키움 히어로즈 김재현이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지난해까지 포수 골든글러브의 단골 손님이었던 두산 베어스 양의지가 빠진 것이 눈에 띈다. 포수와 야수 골든글러브 후보에 선정되려면 해당 포지션에서 720이닝(팀 경기 수 X 5이닝) 이상을 수비로 나서야 한다. 하지만 양의지는 올해 608⅓이닝만 수비에 나서며 후보 자격을 얻지 못했다.
양의지가 물러난 포수 골든글러브 경쟁 구도는 강민호와 박동원의 2파전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강민호는 올해 136경기 타율 0.303(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OPS 0.861로 여전히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수비에서는 포수로 120경기에 출장하여 803이닝을 소화했으며 실책 2개, 도루저지율 24.2%를 기록했다. 공수에서 후배들을 이끌며 삼성의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박동원은 올해 130경기에 나서 타율 0.272(434타수 118안타) 20홈런 80타점 OPS 0.810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타석에서 한층 더 파괴력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포수로 124경기에 나서 944⅔이닝(리그 1위)을 소화하며 실책 4개, 도루저지율 25.2%를 기록했다. 그는 지난 프리미어12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해 조별예선 4경기 동안 타율 0.375(16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타율과 OPS 부문에서는 강민호가,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는 박동원이 소폭 앞선다. 박동원이 포수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으며, KBO STATS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3.30으로 강민호(3.14)보다 근소 우위에 있다.
지난 13년 동안 KBO리그의 포수 골든글러브는 강민호와 양의지의 양강구도로 흘러갔다. 강민호가 5번(2011, 2012, 2013, 2017, 2021년), 양의지가 8번(2014, 2015, 2016, 2018, 2019, 2020, 2022, 2023년)을 수상했고, 특히 2020 포수 골든글러브에서는 양의지가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 득표율인 99.4%를 기록하기도 했다.
만약 박동원이 올해 황금장갑을 낀다면 2010년 조인성에 이어 14년 만에 LG에서 골든글러브 포수가 나온다. 이번 시즌 데뷔 첫 태극마크를 단 박동원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차지해 길었던 '강·양 천하'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사진=OSEN,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