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서울] 배웅기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다. FC서울과 FC안양의 맞대결에 약 4만 명에 달하는 구름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서울과 안양은 22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 경기에서 서로를 만났다. 양 팀이 K리그에서 승부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팀의 악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은 전신 안양LG치타스를 뒤로하고 서울로 연고를 옮기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년 넘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문제는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서울 측이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을 언급하며 연고 '이전'이 아닌 '복귀'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안양 측은 연고 '정착'을 약속한 만큼 팬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안양은 2012년 시민구단을 재창단해 독자적인 길을 걸어온 가운데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모두가 염원하던 승격의 꿈을 이뤘다. 승격이 확정된 순간부터 가장 눈길을 끈 요소는 서울과 안양의 경쟁구도였다. 오랜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관계를 90분짜리 경기로 담판 지을 기회를 얻은 셈이다.


경기장은 킥오프 약 3시간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루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상대적 강팀으로 평가받는 서울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경기 직전에는 서울 약 15,000명의 팬이 '1983'이라고 쓰여진 카드섹션을 선보이며 한 폭의 장관을 연출했다. 안양은 약 5~6,000명에 달하는 팬이 원정석을 가득 메워 응원가 '안양폭도맹진가'와 함께 "수카바티 안양"을 외쳤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팬들에게 '연고 이전의 한(恨)'을 풀어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마주한 유병훈 감독은 "안양의 정체성과 방향성은 변함이 없다. 안양은 죽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이 순간 당당하게 경기하고 싶다"며 "선수들 또한 팬분들의 한을 잘 알고 있다. 염원을 담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는 김기동 서울 감독은 담담한듯하면서도 긴장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안양은) 수비적으로 정말 잘 만들어진 팀이라는 걸 느꼈다. 모따가 합류해 공격 다양성까지 넓어졌다. 응집력이 상당히 좋고 힘과 투쟁을 갖고 경기하는 팀"이라며 안양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