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박탈→PS 엔트리 탈락→보호선수 해프닝...악몽의 시간 보낸 '최고령' 오승환, 금 간 돌부처 자존심 되찾을까
입력 : 2025.03.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리빙 레전드' 오승환(43)에게 2024년은 어쩌면 잊고 싶은 한 해였을지도 모른다. 27세이브를 수확했지만, 데뷔 후 가장 높은 4.9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블론세이브도 2022년 7개를 넘어 한 시즌 개인 최다인 8개를 기록하는 굴욕을 맛봤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리그에서 가장 먼저 20세이브 고지를 밟는 등 6월 14일까지 1승 1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1.67로 순항했다. 그러나 7월(9경기 1승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2.15)과 8월(7경기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50) 급격한 내리막을 걸으며 마무리 자리에서 밀려났다. 9월(7경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6.00)에도 반등은 없었다. 9월 2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9-2로 앞선 상황에 등판해 2아웃 이후 무려 6점을 내주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악의 후반기(21경기 2승 4패 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7.41)를 보낸 오승환은 결국 가을야구 엔트리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삼성이 최원태를 FA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20인 보호 선수 명단 포함되느냐를 놓고 화제의 중심에 섰다. KBO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427개),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한 레전드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날만한 상황이 이어졌다.


2005년 데뷔한 오승환은 올해로 프로 21년 차가 됐다. 1982년생 동갑내기 추신수, 김강민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모두 은퇴하면서 오승환은 2025시즌 KBO리그 최고령 선수(42세 6개월 16일)가 됐다. 최연소 선수인 키움 김서준(18세 1개월 19일, 소속선수 등록 마감일 1월 31일 기준)과 나이 차는 무려 24살이다. 어느덧 오승환은 첫 구원왕 타이틀(47세이브)을 따냈던 2006년에 태어난 선수들과 한 무대에서 뛰게 될 정도로 나이를 먹었다.

43세 시즌을 맞는 오승환은 2025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현역 생활 연장과 은퇴의 갈림길 앞에 서있기 때문이다. 2024시즌을 앞두고 2년 총액 22억 원의 FA 계약을 맺은 오승환은 올해가 계약의 마지막 해다. 지난해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대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2026년에도 '현역 최고령' 타이틀을 달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마무리 자리를 김재윤에게 내준 오승환은 올해 삼성 불펜에서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신인 배찬승을 비롯해 젊은 투수들이 박진만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필승조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김무신이 팔꿈치 수술로 이탈했지만, 그 빈자리가 오승환의 것은 아니다. 21년 차 최고령 베테랑이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금이 간 돌부처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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