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절친 설영우 앞에서 마수걸이포’ 울산 엄원상, “네가 있어야 골 넣는다 돌아와” 마침내 미소
입력 : 2025.05.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울산] 이현민 기자= 울산 HD 엄원상이 16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울산은 24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5라운드서 이동경과 박수일에게 연속골을 내줬지만, 에릭(2골)의 멀티골과 엄원상의 결승포를 앞세워 김천 상무에 3-2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이날 엄원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들어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42분 날카로운 오른발 크로스로 에릭의 헤딩골을 도왔다. 44분에는 박민서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절묘한 왼발 감아 차기로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엄원상은 “어려운 상황에서 골이 들어갔다. 포인트를 하면서 팀 승리에 도움이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리그 16경기 1골 2도움. 엄원상답지 않은 수치다. 드디어 첫 골이 나왔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

그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공격수가 골이 없다는 건 최악의 상황이다. 주변에서 괜찮다고 잘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게 안 됐다. 힘든 상황이 길어졌다. 그래도 형들(이청용, 황석호, 정우영 등)의 도움과 모든 구성원의 격려·도움으로 함께 이뤄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엄원상이 유독 힘들었던 이유는 금호고 삼총사(엄원상, 이희균, 허율) 모두 부진 아닌 부진에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도 이렇게 침묵이 길어질지 몰랐다. 힘들었다. 그냥 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 나도 희균이도 율이까지 셋 모두 힘들었을 거다. 나는 새로운 팀에서 미리 경험을 해봤지만, 쉽지 않더라. 우승팀인 울산에서 잘 적응하는 게 어려웠다. 그래도 둘 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처럼은 아니지만, 둘은 최근 몇 경기 동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분발을 약속했다.

김판곤 감독의 ‘우리 원상이 잘 할 거야’라는 믿음이 결실을 보았다. 엄원상은 “감독님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말씀을 안 하셔도 눈빛이나 행동으로 배려를 해주셨다. 내가 잘했어야 했는데, 그동안 경기에서 하지 못했던 걸 해냈다. 이 자리를 통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오늘 경기장에 엄원상의 절친인 설영우(FK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방문했다. 절친 앞에서 환상 골을 뽑아냈다.

이에 엄원상은 “이런 말을 하기 싫은데 (설)영우가 있어야 골을 넣는다. 유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돌아왔으면 좋겠다. 아마 영우가 와서 오늘 경기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고맙고 앞으로 유럽에서 더 잘했으면 좋겠다. 응원하겠다”고 멋쩍게 웃으며 메시지를 남겼다.

울산은 6월 미국에서 열리는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다. 가기 전에 골 맛을 봐 천만다행이다. 엄원상은 “클럽 월드컵은 모든 선수가 나가고 싶다고 나갈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좋은 팀과 선수가 많아 기대가 된다. 오늘 득점과 별개로 울산에 동기부여가 된다. 이 대회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많은 팀 사이에서 울산의 장점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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