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오프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일까.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부문 사장이 유격수 보강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자이디 사장은 '디애슬레틱'의 팀 가와카미 기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TK쇼'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자이디 사장은 "우리는 확실히 트레이드에 길이 열려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격수 뎁스를 보강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13시즌을 뛴 프랜차이즈 스타브랜든 크로포드가 FA 신분이다. 사실상 은퇴 수순이다. 차기 유격수를 찾아야 한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인 케이시 슈미트가 지난해 데뷔했다. 유격수로 가장 많은 42경기, 3루수로 35경기, 2루수로 19경기를 소화했다. 크로포드의 뒤를 슈미트가 이을 가능성이 높다. 2016년 16살의 나이에 샌프란시스코가 260만 달러의 계약금을 안긴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마르코 루시아노도 후보군이다. 루시아노는 지난해 14경기 출장했다.
그러나 슈미트, 루시아노에게 한 시즌을 온전히 맡기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공격이 아쉽다. 슈미트는 지난해 90경기 타율 2할6리(253타수 52안타) 5홈런 30타점 OPS .580으로 아쉬움이 컸다. 루시아노 역시 14경기로 표본은 적지만 타율 2할3푼1리(39타수 9안타) OPS .641의 성적을 남겼다. 유격수 보강에 대한 필요성은 현지 언론에서도 제기하고 있다.
자이디 사장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자이디 사장은 "루시아노의 재능에 흥분하고 있고 그가 역할을 받아들이고 함께 뛸 수 있기를 바란다"라면서 루시아노의 잠재력을 칭찬하면서도 "하지만 다른 선수를 데려오는 것은 아마도 멀티 포지션 측면에서 유연하게 운영을 할 수 있고 우리가 경쟁력 있는 옵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들 중 한 명은 트리플A에서 타석을 계속 소화할 수 있다. 우리가 그 지점을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이디 사장의 인터뷰를 인용한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인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자이디 사장은 루시아노에게 매일 경기에 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유격수 자리에 베테랑 선수를 추가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라면서 유격수 보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다시 떠오르는 이름은 다시 김하성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유격수 보강을 거론할 때마다 나온 이름이 김하성이었다.
사실 샌프란시스코의 전력 보강 작업은 부족했다.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것을 빼고는 없었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전에 참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더군다나 이들의 행선지는 지구 라이벌인 LA 다저스였다.
여러 자리에 보강이 필요하지만 유격수 보강은 꾸준히 거론됐다. MLB.com의 샌프란시스코 담당기자인 마리아 과르다도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계약으로 FA 선수를 성공적으로 영입해씨만 아직 부족하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계속 로스터를 충원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트레이드 시장을 파고들 필요가 있다. 김하성이 잠재적인 영입 후보'라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김하성 영입을 위해 이제 필요 없는 포수 조이 바트와 젊은 투수 1~2명, 외야수를 묶어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잉여 자원 트레이드로 김하성을 주전 유격수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2루수로 주로 나서면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지만 본래 포지션이 유격수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손목 수술과 약물 징계를 받으며 이탈했던 2022시즌 풀타임 유격수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샌디에이고의 현재 상황과 맞물리면서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4+1년 최대 39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김하성은 올 시즌이 끝으로 4년 보장 계약이 끝난다. 올 시즌 연봉은 800만 달러. 2025시즌 뮤추얼 옵션이 있지만 김하성은 올해가 끝나면 옵트아웃으로 시장에 나설 수 있다. 만약 연장 계약을 맺게 되면 김하성의 가치는 1억 달러를 상회한다.
'디애슬레틱'은 '오프시즌 동안 김하성을 이적시키게 되면 높은 값어치를 매겨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김하성은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고 재계약을 하려면 9자리 숫자의 계약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김하성을 1억 달러가 가능한 선수로 표현했다. 현재 샌디에이고는 긴축모드로 운영을 해야 하는 실정이기에 김하성으로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애슬레틱'은 '예산에 제약이 있는 샌디에이고는 외야진과 선발진을 위해 3000만 달러 미만의 금액을 지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오프시즌 내내 김하성과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트레이드 제안을 기꺼이 들어보겠다고 했다'라며 'FA가 되기 전 마지막 시즌인 올해 800만 달러 연봉을 받는 김하성은 리그 전체적으로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로서는 현재 김하성의 인기와 팀 내 위상을 고려하면 트레이드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매체는 '샌디에이고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 중 한 명이자 가장 생산적인 선수를 내주는 것이 내키지 않을 것이다. A.J. 프렐러 사장이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을 책정해야 할 것이 확실하다'라고 했다. 트레이드를 하더라도 김하성에게 높은 가치를 매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의 상황은 김하성의 트레이드 관련 이슈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김하성의 거취는 오는 3월 서울 개막시리즈까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