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배우 정일우가 더 나은 배우가 되기로 했다.
정일우는 21일 전파를 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강지영 아나운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06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해 이윤호 캐릭터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그는 불의의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26살엔 뇌에 혈관이 부푸는 뇌동맥류 진단을 받기도 했다.
정일우는 ‘거침없이 하이킥’에 대해 “제가 올해로 18년째 배우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 밑거름이 되어준 작품이다. 데뷔작에서 인생 캐릭터를 만난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정말 감사한 작품이다. 30대가 되고 보니 그 이미지를 깬다기보다는 좀 더 발전된 캐릭터로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30대에 걸맞은 인생 캐릭터를 찾고 있다는 정일우는 5년 만에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로 무대 연기에 도전한다. 그는 “매체에서 다루기 힘든 그런 작품이나 그런 깊이가 있는 캐릭터를 뭔가 도전해 보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있어서 이 작품을 진짜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일우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몰리나 캐릭터를 맡게 됐는데 이는 자신이 여자라고 믿는 인물이다. 그는 “평소에도 굉장히 여성적으로 말하려고 노력을 한다. 연극을 하는 동안에는 몰리나 그 자체가 되려고 항상 노력을 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 몰리나는 자기애가 굉장히 충만한 캐릭터다. 많은 분들이 용기를 얻을 듯하다”고 자신했다.
뇌동맥류 판정을 받은 뒤 우울증을 겪기도 했지만 정일우는 씩씩하게 연기하고 있다. 그는 “20대의 전환점? 제가 좀 아팠기 때문에 그런 시간들을 겪다 보니까 정말 하루하루 감사함을 갖고 또 제가 작품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 자체가 달라졌다. 아직 저는 한참 더 깨져야 되지 않나 싶다. 그런 시간들이 있어야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악역 도전도 꿈꾸고 있다. 정일우는 “제가 30대이기 때문에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남들에게 드러나진 않지만 나름대로 굉장히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악역은 매력적인 캐릭터다. 저에게도 이런 악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악역 캐릭터가 있다면 언제든지 열심히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배우의 상상력은 시선에서 나온다. 그래서 다양한 시선 그리고 편견 없는 시선이 배우로서 중요하다. 타인의 아름다움을 찾다 보면 상대를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저는 그런 시선으로 작품도 바라보고 캐릭터도 분석한다. 그러다 보면 좀 더 일반적이지 않은 그런 캐릭터가 나오지 않나”라며 활짝 웃었다.
앞서 OSEN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일우는 “삶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조급함도 많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많았는데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하루하루 즐기자’가 됐다. 감사하고 소소한 행복이 뭔지를 알게 됐다. 큰 곳에서 행복이 오는 건 아니니까”라고 말했던 바다.
지난해 MBN '떴다! 캡틴 킴’을 통해서도 그는 “시한폭탄 같은 병이라 언제 죽을지 모른다더라. 집 밖에 몇 달을 안 나갔다. 지금도 계속 추적 관찰 중이다. 6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받고 있다. 나의 병이고 나의 몸인데 어쩌나.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말해 울림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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