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한해선 기자]
'국민 엄마' 배우 김미경이 실제로 자신의 딸에게는 '개그맨 같은 엄마', '친구 같은 엄마'라고 밝혔다.
김미경은 25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씨엘엔컴퍼니 사옥에서 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극본 권혜주, 연출 차영훈) 종영 관련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웰컴투 삼달리'는 한라산 자락 어느 개천에서 난 용, 삼달(신혜선 역)이 모든 걸 잃고 추락한 뒤, 개천을 소중히 지켜온 용필(지창욱 역)과 고향의 품으로 다시 돌아와 숨을 고르며 사랑도 찾는 청정 짝꿍 로맨스.
김미경은 극중 삼달의 엄마이자 해녀회장인 고미자 역을 맡았다. 미자는 물질 중 평생 짝꿍 부미자(정유미 분)를 잃었고, 부미자의 남편 조상태(유오성 분)에게 사랑하는 아내를 앗아간 죄인으로 20년을 살았다. 미자는 딸 삼달이 상태의 아들 용필과 사랑에 빠졌음에도 세상을 떠난 친구와 상태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두 사람의 교제를 반대했다.
-최근 엄마 캐릭터로 주목받은 작품을 연달아 선보였다.
▶저는 그동안 엄마 역을 한 게 너무 오래됐다. 이번 역할들이 다른 것보다 특별하진 않았다. '웰컴투 삼달리'나 '이재, 곧 죽습니다'는 엄마의 서사가 있지 않냐. 연기할 때 조금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었다.
-삼달이 때문에 속 터져서 내복바람으로 뛰어다니기도 했는데.
▶내복 입고 뛴 건,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다. '왜 이 엄마는 벗고 뛰지?'라고 생각했다. '또 오해영' 때도 화가 나면 벗어제끼는 엄마였다. 그냥 받아들였다. '내가 그렇지 뭐' 했고 수영복을 입고 뛰라면 뛰어야지 받아들였다. 고미자는 다른 엄마를 맡았을 때와 똑같은데, 제가 엄마이지 않냐. 엄마가 가진 엄마의 마음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던 것 같고 그냥 제 마음으로 갔다.
-유오성과 호흡은 어땠나.
▶극중 이야기를 보면 고의는 아니지만 제 친구 미자가 물에서 살아나오지 못했고 남편인 유오성 씨가 저에게 그런 마음을 갖는 게 충분히 이해가 갔다. 평생 숨죽여서 살다가 아이를 위해 지난날의 상처에서 벗어나려고 부딪힘이 있고 해소했어야 했다. 유오성 씨는 저랑 거의 40년 가까이 지낸 누나 동생 사이였다. 연기 호흡으론 아주 옛날 연극하던 시절부터 알고 지내서 이 친구와 연기를 하면 아주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유오성 씨가 연기를 워낙 잘해서 나름 제 느낌도 굉장히 진심으로 진하게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되더라. 연기 잘하는 사람과 같이 연기하면 도움을 많이 받는 거다.
-최근 엄마 역이 다 따뜻한 엄마 역이었던 것 같다.
▶다른 역도 해보고 싶을 수 있는데 저에게는 나쁜 역을 안 주시더라. 저 나쁜 사람이다.(웃음) 저는 엄마가 아니라 다른 악역도 좋고 해보고 싶은데 그런 역을 주시더라.
-MBC '밤에 피는 꽃'에선 시어머니 역 아닌가.
▶매서운 시어머니의 전통적인 모습이 아니라 그렇게 보이고 싶어하는 허당이다. 살짝 코믹도 있다.
-최근 작품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와 '밤에 피는 꽃'에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의 슬픔을 공통적으로 보여줬다.
▶'이재'에선 이재가 죽지 않냐. 이 마음이 끝일까, 그런 마음을 깊이 파내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많이 생각하고 그렇게 다가가려고 했다. 영안실에서 죽은 아이를 붙잡고 '일어나'라고 하는 장면에선 저도 너무 몰입해서 신이 끝나고 한참동안 진정이 안 됐다. 드라마 결이 달라서 '밤피꽃'은 코믹이 많다. 이걸 넘나드는 연기를 한다면 그 무게가 이재만큼 무겁진 않다. 이재에선 진심을 다해서 가야했다.
-'이재'에서 연기를 하며 느낀 점은?
▶이걸 내가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지금껏 쌓은 이야기가 무색해지겠구나 걱정이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를 잃은 엄마 역이어서 저는 매회 대성통곡을 했다. 나중에 이게 공개가 되면 '저 엄마가 나오기만 하면 우냐'라고 보일 수 있겠더라. 오픈이 되고서 리뷰를 보니 다행히도 마무리가 잘 된 것 같다.
-30대 남자에 이입한 역할도 선보였는데.
▶저 나름대로 인국이의 몸에 이입해서 연기했는데 다행히도 감독님이 '인국이 같아요'라고 하시더라.
-실제론 어떤 엄마인 것 같나.
▶딸에게 한번 '너는 엄마가 왜 좋으니'라고 물으니 '엄마가 개그맨 같아서 좋아'라고 했다. 무서운 엄마가 아니어서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저는 딸이랑 베프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말을 못하고 친구에게 비밀 얘기를 하던데 우리 딸은 저에게 모든 걸 털어놓는다.
-'국민 엄마'란 타이틀이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냐.
▶되게 쑥스럽다. '국민 엄마'는 우리 엄마지.(웃음) 그 수식어는 아직까지 저에겐 낯설고 '내가 무슨 감히'란 마음이 든다. 제가 가끔 '전원일기' 재방송을 본다. 김혜자 선생님을 보면서 정말 너무 경이롭더라. 그런 분이 정말 '국민 엄마'겠다.
-스타 자식만 70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40대부터 엄마 역을 많이 했다.
▶'햇빛 쏟아지다'에서 류승범의 엄마를 하라고 하더라. 한번 했는데 그거 끝나고 계속 엄마 역이 물밀듯이 들어오더라. 그때부터 '엄마'가 됐다.
-'엄마' 역을 벗어나고 싶진 않았나.
▶제가 정한 기준에 반하지 않으면 일을 웬만하면 하는 편이다. 엄마 역이라고 해도 서사가 없는 경우도 많지 않냐. 누군가의 엄마일 뿐인 경우가 많은데, 어우러짐 속에서 엄마가 힘을 보탤 수 있는 역할이면 얼마든지 오케이다. 그게 아니고 소모적이면 하면서도 재미가 없을 것 같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우 김미경 /사진=씨엘엔컴퍼니 |
김미경은 25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씨엘엔컴퍼니 사옥에서 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극본 권혜주, 연출 차영훈) 종영 관련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웰컴투 삼달리'는 한라산 자락 어느 개천에서 난 용, 삼달(신혜선 역)이 모든 걸 잃고 추락한 뒤, 개천을 소중히 지켜온 용필(지창욱 역)과 고향의 품으로 다시 돌아와 숨을 고르며 사랑도 찾는 청정 짝꿍 로맨스.
김미경은 극중 삼달의 엄마이자 해녀회장인 고미자 역을 맡았다. 미자는 물질 중 평생 짝꿍 부미자(정유미 분)를 잃었고, 부미자의 남편 조상태(유오성 분)에게 사랑하는 아내를 앗아간 죄인으로 20년을 살았다. 미자는 딸 삼달이 상태의 아들 용필과 사랑에 빠졌음에도 세상을 떠난 친구와 상태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두 사람의 교제를 반대했다.
배우 김미경 /사진=씨엘엔컴퍼니 |
-최근 엄마 캐릭터로 주목받은 작품을 연달아 선보였다.
▶저는 그동안 엄마 역을 한 게 너무 오래됐다. 이번 역할들이 다른 것보다 특별하진 않았다. '웰컴투 삼달리'나 '이재, 곧 죽습니다'는 엄마의 서사가 있지 않냐. 연기할 때 조금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었다.
-삼달이 때문에 속 터져서 내복바람으로 뛰어다니기도 했는데.
▶내복 입고 뛴 건,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다. '왜 이 엄마는 벗고 뛰지?'라고 생각했다. '또 오해영' 때도 화가 나면 벗어제끼는 엄마였다. 그냥 받아들였다. '내가 그렇지 뭐' 했고 수영복을 입고 뛰라면 뛰어야지 받아들였다. 고미자는 다른 엄마를 맡았을 때와 똑같은데, 제가 엄마이지 않냐. 엄마가 가진 엄마의 마음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던 것 같고 그냥 제 마음으로 갔다.
-유오성과 호흡은 어땠나.
▶극중 이야기를 보면 고의는 아니지만 제 친구 미자가 물에서 살아나오지 못했고 남편인 유오성 씨가 저에게 그런 마음을 갖는 게 충분히 이해가 갔다. 평생 숨죽여서 살다가 아이를 위해 지난날의 상처에서 벗어나려고 부딪힘이 있고 해소했어야 했다. 유오성 씨는 저랑 거의 40년 가까이 지낸 누나 동생 사이였다. 연기 호흡으론 아주 옛날 연극하던 시절부터 알고 지내서 이 친구와 연기를 하면 아주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유오성 씨가 연기를 워낙 잘해서 나름 제 느낌도 굉장히 진심으로 진하게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되더라. 연기 잘하는 사람과 같이 연기하면 도움을 많이 받는 거다.
-최근 엄마 역이 다 따뜻한 엄마 역이었던 것 같다.
▶다른 역도 해보고 싶을 수 있는데 저에게는 나쁜 역을 안 주시더라. 저 나쁜 사람이다.(웃음) 저는 엄마가 아니라 다른 악역도 좋고 해보고 싶은데 그런 역을 주시더라.
-MBC '밤에 피는 꽃'에선 시어머니 역 아닌가.
▶매서운 시어머니의 전통적인 모습이 아니라 그렇게 보이고 싶어하는 허당이다. 살짝 코믹도 있다.
-최근 작품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와 '밤에 피는 꽃'에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의 슬픔을 공통적으로 보여줬다.
▶'이재'에선 이재가 죽지 않냐. 이 마음이 끝일까, 그런 마음을 깊이 파내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많이 생각하고 그렇게 다가가려고 했다. 영안실에서 죽은 아이를 붙잡고 '일어나'라고 하는 장면에선 저도 너무 몰입해서 신이 끝나고 한참동안 진정이 안 됐다. 드라마 결이 달라서 '밤피꽃'은 코믹이 많다. 이걸 넘나드는 연기를 한다면 그 무게가 이재만큼 무겁진 않다. 이재에선 진심을 다해서 가야했다.
/사진=MI, SLL |
-'이재'에서 연기를 하며 느낀 점은?
▶이걸 내가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지금껏 쌓은 이야기가 무색해지겠구나 걱정이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를 잃은 엄마 역이어서 저는 매회 대성통곡을 했다. 나중에 이게 공개가 되면 '저 엄마가 나오기만 하면 우냐'라고 보일 수 있겠더라. 오픈이 되고서 리뷰를 보니 다행히도 마무리가 잘 된 것 같다.
-30대 남자에 이입한 역할도 선보였는데.
▶저 나름대로 인국이의 몸에 이입해서 연기했는데 다행히도 감독님이 '인국이 같아요'라고 하시더라.
-실제론 어떤 엄마인 것 같나.
▶딸에게 한번 '너는 엄마가 왜 좋으니'라고 물으니 '엄마가 개그맨 같아서 좋아'라고 했다. 무서운 엄마가 아니어서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저는 딸이랑 베프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말을 못하고 친구에게 비밀 얘기를 하던데 우리 딸은 저에게 모든 걸 털어놓는다.
-'국민 엄마'란 타이틀이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냐.
▶되게 쑥스럽다. '국민 엄마'는 우리 엄마지.(웃음) 그 수식어는 아직까지 저에겐 낯설고 '내가 무슨 감히'란 마음이 든다. 제가 가끔 '전원일기' 재방송을 본다. 김혜자 선생님을 보면서 정말 너무 경이롭더라. 그런 분이 정말 '국민 엄마'겠다.
-스타 자식만 70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40대부터 엄마 역을 많이 했다.
▶'햇빛 쏟아지다'에서 류승범의 엄마를 하라고 하더라. 한번 했는데 그거 끝나고 계속 엄마 역이 물밀듯이 들어오더라. 그때부터 '엄마'가 됐다.
-'엄마' 역을 벗어나고 싶진 않았나.
▶제가 정한 기준에 반하지 않으면 일을 웬만하면 하는 편이다. 엄마 역이라고 해도 서사가 없는 경우도 많지 않냐. 누군가의 엄마일 뿐인 경우가 많은데, 어우러짐 속에서 엄마가 힘을 보탤 수 있는 역할이면 얼마든지 오케이다. 그게 아니고 소모적이면 하면서도 재미가 없을 것 같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