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왔는데, 내가 못잡았다'' 롯데맨 7년의 자책과 아쉬움...LG에서는 잠재력 펼칠까
입력 : 2024.01.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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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남들은 눈에 안 보이게 기회가 찾아온다고도 하는데..."

지난 26일 통화가 닿은 김민수(26)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김민수는 데뷔 8년차에 접어들면서 야구인생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됐다.

롯데는 지난 26일 베테랑 FA 내야수 김민성을 사인 앤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2+1년 총액 9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5억원, 옵션 2억원)의 조건에 계약했고 반대급부로 김민수를 트레이드를 내줬다.

롯데는 김민성의 영입으로 내야진에 유틸리티 자원을 더 추가했다. FA 시장에서 안치홍을 놓치면서 2루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2차드래프트에서 오선진, 최항을 영입하며 내야진 수를 확충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거포 3루수 유망주 한동희의 국군체육부대 입대 작업도 동시에 진행되면서 내야진 확충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LG와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던 김민성에게 눈길을 돌렸고 물밑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주부터 영입 작업이 빠르게 이뤄졌다. 지난 25일 밤 협상이 최종적으로 완료됐다.

김민성을 영입하면서 롯데가 내준 김민수는 롯데가 한동희만큼 기대했던 거포 내야수 자원이었다.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2017년 2차 2라운드로 입단한 김민수는 입단 첫 해를 마치고 경찰야구단에 입대하며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했다. 2019년 전역한 뒤 복귀해서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민수는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3루수와 2루수, 1루수, 유격수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자원으로 성장하는 듯 했지만 성장이 정체되기도 했다. 기회가 많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기회를 적게 받은 편은 아니었다. 2021년 82경기 타율 2할4푼1리(199타수 48안타) 3홈런 25타점 OPS .664의 성적을 남겼다. 2021년에는 1루수(96⅓이닝), 2루수(205⅓이닝), 3루수(145⅓이닝), 유격수(23이닝)을 소화했다. 1군에서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은 시즌이었다.

2022년에는 57경기 타율 2할5푼7리(140타수 36안타) 11타점 OPS .620의 기록을 남기며 기회가 줄었고 지난해는 25경기 타율 2할9리(43타수 9안타) 2타점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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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트레이드 얘기를 구단이 아닌 언론을 통해 들었다. 26일 OSEN과의 통화에서 김민수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러면서도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있었다. 그는 "싱숭생숭하다"라면서 "오늘(26일) 오전에 구단에서 연락을 받았다. '미리 말해줬어야 했는데 언론을 통해서 알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해주셨다"라면서 "트레이드는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운을 뗐다.

롯데에서의 지난 7년을 되돌아 본 김민수는 "롯데에서 7년 동안 기대를 많이 해주셨고 그걸 많이 느꼈다. 그것에 보답하지 못해 구단에도 팬분들에게도 죄송하고 응원해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타격과 수비 모두 다들 기대를 많이 하셨고 저에게 원하시는 게 있었을 것이다. 충족을 못 시켜드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 기회라는 게 남들은 모르게 찾아온다고도 한다. 하지만 저는 기회라는 게 눈에 보이게 찾아온 것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기회를 못 잡았다. 그게 가장 아쉽다"라고 설명했다.

애써 아쉬움을 뒤로하고 김민수는 새로운 팀에서의 생활을 조심스럽게 준비하려고 한다. 김민수는 LG의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돼 조만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트레이드의 여운이 채 가시지 못한 상황에서 캠프 준비를 해서 상경해야 한다. 그는 "LG 구단에서 캠프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정신없이 움직여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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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염경엽 감독은 김민수를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후계자로 경쟁을 시키면서 지난해 김민성이 맡았던 전천후 내야 자원으로 키울 복안을 밝혔다. 염 감독은 26일 "김민수가 오면 일단 1루와 3루는 언제든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고, 유격수하고 2루수를 훈련을 많이 시킬 계획이다. 유격수와 2루수가 되면, 어려운 거지만, 1루와 3루는 언제든지 되는 거기 때문에 일단 어려운 것부터 시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쪽도 민수가 어떤 기본기를 좀 더 채워야 될 부분들을 타격 코치랑 얘기해서 좀 채워서, (김)민성이를 썼던 만큼 민수도 기회를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잘 성장하면 충분히 민성이의 좋았을 때 모습, 민성이가 어렸을 때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 정도로 성장시키면 팀에는 엄청난 가치가 있다. 타격도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파워도 좀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오지환 다음의 유격수 후보로도 언급하며 "지환이 뒤에 (이)영빈이도 있지만 또 다른 사람도 같이 준비를 해야 한다. 영빈이 혼자 준비를 하는 것과는 뎁스에 큰 차이가 있다. 또 영빈이 한 명 갖고 실패하면 그 다음 카드가 없다. 영빈이하고 같이 지환이 다음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7월 상무 제대 예정인 이영빈, 손호영, 김주성, 구본혁 등과 함께 김민수는 내야 유틸리티 자원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지난해부터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한 김민수는 비시즌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에 매진했다. 그는 "작년에는 너무 마음에 안들었다. 스스로 많이 무너졌고 자책도 많이 하고 한탄도 많이 했다"라면서 "마무리캠프가 끝나고도 안 쉬고 바로 운동을 했다. 작년보다 더 못할 수는 없을 것 같다"라면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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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통합 챔피언의 팀으로 간다. 그는 "우승팀으로 가게 돘으니 저한테는 좋은 일이다.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라면서 "LG에 가서 새로 인사드리게 되는데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게, 불안해 하지 않는 선수가 될 수 있게 잘 준비해보려고 한다. LG 팬분들도 열정적이시지 않나. 기대도 많이 된다"라면서 새 팀에 대한 기대와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 롯데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죄송함을 담아서 인사를 건넸다. 그는 "제 트레이드가 공식 발표가 아니라 기사로 먼저 뜨고 팬 분들이 메시지도 많이 주시더라. 그러다 보니까 팬분들에게 '내가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선수였구나'라는 게 느껴졌다.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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