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유용한 내야카드가 될까?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를 위해 오는 30일 출국한다. KIA는 캔버라-오키나와 캠프에 무려 47명의 매머드급 선수들을 파견한다. 올해 1군에서 활용할 자원들이다. 이 가운데 반가운 얼굴이 포함되었다. '리틀 이종범' 김도영의 고교시절 라이벌이었던 윤도현이다.
KIA는 2022 신인드래프트에서 광주 동성고 간판타자이자 주전 유격수 김도영을 1차지명했다. 이어 광주일고 주전유격수 윤도현을 2차 2번에서 지명했다. 이때 2차 1번이 투수 최지민이었다. 윤도현을 상위권에 낙점한 이유를 읽을 수 있다. 타격과 수비력에 주력까지 공수주 3박자를 갖췄다. 그만큼 대성할 재목으로 평가한 것이다.
KIA는 코로나 시국인터라 함평챌린저스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김도영은 코로나에 걸려 캠프출발을 못했다. 대신 윤도현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라이브게임과 자체 연습경기에서 화끈한 타격을 선보인 것이다. 샌디에이고의 김하성처럼 선채로 강력한 타구를 생산했다. 수비 포지션도 1루수를 제외하고 모두 소화했다.
배짱도 두둑한 윤도현의 화이팅에 캠프 분위기도 달라올랐다. 김도영이 3월1일에 합류하면서 두 선수는 선의의 경쟁을 시작했다. 스프링캠프를 마치자 김종국 감독은 모범적인 훈련과 성장세를 보인 윤도현을 직접 지목해 '팀퍼스트& 미래상'을 주었다. 김도영과 함께 1군 자원으로 분류했다. 그만큼 기대감이 남달랐다.
예기치 않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삼성과의 대구 시범경기에서 3루수로 출전했는데 오재일의 뜬공을 처리하다 유격수 김도영과 충돌하면서 오른손 부상을 당했다. 검진결과 세 번째 중수골 골절상이었다. 수 개월의 치료를 요하는 중상이었고 윤도현은 꼬박 1년 동안 재활을 했다. 2023시즌도 허벅지 부상까지 겹쳐 2군 11경기 출전에 그쳤다.
김종국 감독은 딱 한 번 윤도현을 1군에 불렀다. 5월28일 승격시켜 LG 트윈스와의 광주경기에 3회초 변우혁 대신 3루수로 기용했다. 갑작스러운 데뷔전에 긴장한 탓인지 7회초 박동원의 파울플라이를 잡지 못하는 실책이 나왔다. 타석도 한 번 들어섰으나 헛스윙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바로 다음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햄스트링 부상이었고 1군 콜업없이 시즌을 마쳤다.
사실상 재활을 2년 동안 했다고 볼 수 있다. 잊혀진 선수였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을 다잡은 시간이었다. 겨우내 훈련에 매진해 몸을 키웠다. 윤도현의 훈련 모습을 지켜본 김종국 감독은 호주 캠프 명단에 이름을 넣었다. 다시 한 번 파워스윙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꽤 유용한 내야카드가 될 수 있다. 2루수와 3루수 기용이 가능하다. 건강한 몸으로 의욕도 남다르다. 그래서 윤도현에게는 더욱 가슴 설레는 호주행이 아닐 수 없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