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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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 |
KIA 타이거즈가 김종국(51) 감독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KIA 타이거즈 구단은 28일 오후 "지난 25일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27일 김종국 감독과 면담 자리에서 이를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KIA 구단은 "감독의 최종 거취는 수사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할 예정이며, 1군 스프링캠프는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IA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관련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불거진 독립 야구단 금픔 수수 문제와 별개의 건"이라고 전했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 2021년 12월 5일 KIA 타이거즈의 제10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당시 KIA 구단의 수석코치였던 김종국은 계약기간 3년, 연봉 2억 5000만원에 도장을 찍고 KIA 타이거즈의 지휘봉을 잡았다.
KIA 구단은 김종국 감독의 선임 배경에 대해 "프로 데뷔 때부터 타이거즈에서만 뛴 '원 클럽맨'으로서 누구보다 KIA 타이거즈를 잘 알고 있다는 점과 조용하면서도 강단 있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수단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면서 "또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어 팀을 빠르게 정비하고 재도약시킬 적임자로 판단했다. 특히 구단과 국가대표팀에서 쌓아온 다양한 코치 경험을 토대로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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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감독./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2021시즌 KIA는 58승10무76패(승률 0.433)의 성적과 함께 창단 첫 9위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결국 시즌이 끝난 뒤 변화와 혁신을 예고했다. 시즌 종료 후 KIA는 프런트와 현장 수뇌부가 모두 물러났다. 당시 이화원 대표이사와 조계현 단장 및 맷 윌리엄스 감독과 모두 결별하기로 결정했고, 최준영 대표이사와 장정석 전 단장, 그리고 김종국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다. 김종국 감독은 부임 후 "명가 재건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돼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대감이 훨씬 크다"며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지도자가 되겠다. 구단 명성에 걸맞은 경기력과 선수단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 있는 플레이를 주문해 팬들로부터 사랑 받을 수 있는 KIA 타이거즈를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힌 바 있다.
이후 KIA는 김종국 감독이 부임한 가운데, 2022시즌을 앞두고 NC 다이노스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나성범과 계약 기간 6년에 계약금 60억원, 연봉 60억원, 옵션 30억원 등 총 150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외야진과 장타력을 동시에 보강했다. 하지만 KIA는 2022시즌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치면서 4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긴 했으나, 단 1경기만 치르는 데 그쳤다. 당시 KT 위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2-6으로 패배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절치부심한 KIA는 2023시즌을 맞이했다. 김종국 감독 부임 2년차였다. 그러나 2023시즌 역시 쉽지 않았다. KIA는 시즌 초반 LG와 SSG, 롯데가 3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서지 못했다. 시즌이 한창인 5월에는 장정석 전 단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떠나면서 심재학 단장이 새롭게 부임했다. 6월 말에는 10개 구단 중 9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김선빈과 정해영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뼈아팠다. 결국 KIA는 73승 2무 69패로 승률 0.514를 마크하며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KIA는 2023시즌 종료 후 김종국 감독과 2024시즌에도 함께하기로 결정한 뒤 스프링캠프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캠프 출발에 앞서 김종국 감독이 KIA 구단으로부터 직무 조치 정지를 당하면서 뜻하지 않게 날벼락 같은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 1996년 해태 타이거즈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김종국 감독은 1996년부터 2009년까지 타이거즈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KBO 리그 통산 135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7, 66홈런 429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으로 나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도 출전해 4강 신화를 이뤄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KIA 타이거즈의 코치를 지냈다. 작전 코치와 주루 코치 등 여러 보직을 거쳤으며, 2021시즌에는 수석코치로 맷 윌리엄스 전 감독을 보좌했다. 또 국가대표팀에서는 2019년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코치였고, 2020 도쿄 올림픽 코치로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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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KIA 감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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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장정석(왼쪽) 전 단장과 김종국 신임 감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한편 KIA는 오는 30일 호주로 출국해 2월 1일부터 3월 6일까지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Narrabundah Ballpark)와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코칭스태프 20명, 선수 47명 등 67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선수단은 투수 22명, 포수 4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9명으로 구성됐다. 올 시즌 KIA는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 KT 위즈와 함께 3강으로 꼽는 야구인들이 많다. 염경엽 LG 감독이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2024시즌 가장 위협적인 팀으로 KIA와 KT를 꼽은 후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당장 전력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 평가다. 2023시즌에 앞서 KIA는 포수 박동원을 놓쳤다. 하지만 이제는 김태군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KIA는 지난해 시즌 도중 삼성 라이온즈와 1:1 트레이드를 통해 김태군(류지혁 삼성행)을 영입했다. 김태군은 2023시즌 112경기에 출장, 타율 0.257(303타수 78안타) 1홈런 40타점 15볼넷 29삼진 장타율 0.300, 출루율 0.306, OPS 0.606의 성적을 냈다. 더 나아가 KIA는 지난해 10월 김태군과 계약 기간 3년, 연봉 20억원과 옵션 5억원 등 총액 25억원에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제 당분간 KIA의 고민은 안방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KIA는 짜임새가 좋다는 평가다. 팀 내 최고참 최형우(42)도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우리가 강팀이라 불리려면 후배들이 커야 한다고 말했다. 주전 라인업 9명 중에 3~4명이 더 커야 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9명이 다 갖춰졌다. 이제는 자신 있게 상위권 말고 우승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연봉 규모를 봐도 그게 느껴진다. 보통 연봉이 성적과 성과에 비례하는데 지금은 억 단위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꽤 있다. 그만큼 후배들이 성장했다는 결과"라고 기대했다.
KIA와 최형우는 지난 5일 계약 기간 1+1년에 연봉 20억원 옵션 2억원 등 총 22억원의 다년 계약을 맺었다. KIA 구단 발표에 따르면 2025년 계약은 2024년 옵션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연장된다. 최형우는 앞서 KIA와 두 차례 FA 계약(2016년 4년 100억, 2020년 3년 47억)을 맺었다. KIA에서 뛰는 7년 동안 늘 중심 타선에서 팀 공격을 책임졌다. 특히 2023시즌에는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17홈런, 81타점, 64득점, 130안타를 마크하며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화력을 과시했다. 역대 최다 타점 및 최다 2루타 기록을 작성하며 많은 KIA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결국 KIA는 2023시즌이 끝난 뒤 41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다년 계약을 안기며 확고한 믿음을 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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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오른쪽)가 지난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계약을 체결한 뒤 심재학 단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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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사진=KIA 타이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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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
KIA는 지난해 주축 선수들의 숱한 부상에도 1경기 차로 아깝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는데, 그래도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최형우와 김도영(21)의 합류다. 지난 시즌 막판 큰 부상을 당했던 두 사람은 스프링캠프 참여가 불투명했다. 먼저 최형우는 지난해 9월 광주 KT위즈전에서 주루 도중 상대 1루수와 충돌로 좌측 쇄골 분쇄골절 및 견쇄관절 손상 판정을 받았다. 이후 쇄골 고정술을 받았고 재활 기간은 4개월이 예상됐다. 다행히 재활 과정은 순조로웠다. 최형우의 말에 따르면 현재 70%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김종국 감독의 판단 하에 호주 스프링캠프 참가도 확정했다.
최형우는 "냉정히 말하면 갈 생각이 없었다. 스프링캠프는 다들 열심히 몸을 만들어 와서 시작하는 곳인데 재활한다고 옆에 빠져서 따로 한다는 건 그림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가자고 해주셨고 나도 어느 정도만 시간이 지나면 바로 애들이랑 똑같이 할 수 있을 것 같아 받아들였다"며 "개막전까지 준비가 될 것 같다. 아무래도 부상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운동량이 적어 컨디션을 100% 올리고 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17년 만에 고향팀으로 복귀한 서건창이 화려하게 반등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송정동초-충장중-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서건창은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그리고 다시 LG를 거쳐 광주로 돌아왔다. KIA는 경험이 풍부한 서건창에게 내야수의 멘토 역할과 2루수, 1루수 백업을 기대하며 연봉 5000만 원, 옵션 7000만 원 등 총액 1억 2000만 원 규모의 1년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타격 3관왕, 골든글러브, 정규시즌 MVP를 싹쓸이했던 그때의 영광은 없지만, 콘택트 툴에 강점이 있는 선수인 만큼 백업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기대된다.
KIA는 현재 2루수 김선빈, 유격수 박찬호, 3루수 김도영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내야 라인을 갖추고 있다. 만약 서건창이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할 수만 있다면 화려한 내야진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이들을 제외하면 마땅한 백업 주전급 활약을 펼칠 만한 내야수, 그중에서도 2루수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서건창이 그들의 몫을 분담하는 것도 좋은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또 박민과 김규성, 홍종표, 윤도현 등 젊은 유망주 자원이 있긴 하지만, 아직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평가다. KIA 관계자는 "경험이 풍부한 서건창이 팀 내 젊고 유망한 내야수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면서 "김선빈과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라며, 고향 팀에서 부활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꼭 경기에 출장하지 않아도 베테랑이 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KIA 역시 이런 점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야구계에서는 서건창의 가장 큰 무기로 늘 '성실함'을 이야기한다. 서건창은 신고 선수 시절부터 늘 초심을 잃지 않은 채 간절함과 절실함으로 똘똘 뭉친 야구를 펼쳤다. 서건창은 KBO 리그 13시즌 동안 통산 12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4597타수 1365안타), 491타점, 813득점, 2루타 259개, 3루타 56개, 39홈런, 229도루(80실패), 566볼넷 533삼진 장타율 0.403, 출루율 0.378의 성적을 올렸다.
여기에 유격수로는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박찬호가 있다. 박찬호는 2023시즌 13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452타수 136안타) 2루타 18개, 3루타 4개, 52타점 73득점 30도루 40볼넷 56삼진 장타율 0.378 출루율 0.356 OPS 0.734의 성적을 기록했다. 도루 부문 KBO 리그 전체 3위, 타율은 13위. 생애 첫 3할 타율을 찍은 그는 2023 KBO 수비상에서 오지환(LG)과 공동 수비상을 수상했다.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또 3루수로는 2022년 1차 지명 신인 김도영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김도영은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에서도 활약하는 등 84경기에서 타율 0.303(340타수 103안타) 2루타 20개, 3루타 5개, 7홈런 47타점 72득점 25도루(4실패) 38볼넷 1몸에 맞는 볼 62삼진 장타율 0.453, 출루율 0.371의 호성적을 냈다.
다만 1루수 자리의 주인은 아직 찾지 못했는데, 지난해 데뷔 10년 만에 타율 3할을 기록하며 나성범의 부상 공백을 완벽히 메운 외야수 이우성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내야수로 분류된 게 눈에 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이우성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1루 수비를 자청했다. 고등학교 시절 이후 첫 도전이었다. 그는 "내가 더블 포지션을 하면 나와 팀 모두에게 플러스가 될 것 같았다. 사실 1루 수비는 고등학교 이후 처음이라 다 까먹었는데 박기남 수비코치님이 수비 로테이션 돌 때 따로 조를 만들어 좋은 말과 자세로 기본기부터 챙겨주시는 등 많이 가르쳐 주셔서 순조롭게 적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우성의 가세로 KIA 1루는 격전지가 됐다. 주전 1루수 황대인이 60경기 타율 0.213, 5홈런 26타점, OPS 0.618로 부진한 것이 이유였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갓 제대한 최원준이 1루로 뛸 정도로 많은 선수가 도전했으나,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황대인은 현재 부상으로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재활 중이다. 지난해 6월 한 달간 타율 0.324, 2홈런 6타점, OPS 0.918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보인 변우혁이 가장 앞서는 가운데 이우성, 정해원(20·2023년 3R), 오선우(28), 서건창(35) 등이 경쟁한다. 정해원은 지난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였다. 심재학 KIA 단장은 스타뉴스에 "정해원은 지난해 빠른 성장세를 보인 신인이었다. 특히 파워나 스윙에서 자신의 것을 만들어가면서 굉장히 좋아졌다는 현장의 평가가 있었다. 또 입단했을 때보다 근육량이 굉장히 많이 늘면서 스피드가 몸에 붙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렇게 황대인과 변우혁, 이우성을 비롯해 1루 수비까지 가능한 서건창까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뜨거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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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서건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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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스프링캠프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KIA 선수단. 선수는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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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IA 스프링캠프 명단. /사진=KIA 타이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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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오른쪽)과 심재학 KIA 단장. /사진=KIA 타이거즈 |
무엇보다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착실하게 전력 보강 작업을 해내 더욱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먼저 KIA는 지난해 11월 발 빠른 외야수 고종욱과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1억 원, 연봉 1억 5000만 원, 옵션 1억 원 등 총 5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롯데 전준우와 한화 안치홍에 이은 스토브리그 3호 FA 계약. 고종욱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2021년 말 SSG 랜더스에서 방출됐다. 이어 입단 테스트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고 2022시즌 주로 대타 혹은 대주자로 출장, 62경기에서 타율 0.283, 2홈런 14타점, OPS 0.752의 성적을 올렸다. 그는 2022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으나,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채 재수를 선택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2023시즌 고종욱은 114경기에 출장, 타율 0.296, 3홈런 39타점, 득점권 타율 0.346 등을 마크하며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고종욱은 KIA와 FA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구단을 통해 "다시 한번 기회를 준 KIA 구단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FA라는 기회를 얻었지만, 다른 팀이 아닌 KIA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빠르게 계약을 마쳤다"며 "좋은 활약으로 타이거즈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KIA 관계자는 "지난 2년간 팀 타선에서 큰 역할을 해준 고종욱 선수의 활약을 높게 평가해 이번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팀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새해 들어 KIA의 행보가 더욱 빨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4일에는 내부 FA였던 김선빈과 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KIA는 김선빈과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6억원, 연봉 18억원, 옵션 6억원 등 총액 3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 후 김선빈은 구단을 통해 "무엇보다 KIA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하고, 계속해서 타이거즈 팬들의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시즌 전까지 운동에 전념하며 팀이 꾸준한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비록 주장직은 내려놓았지만 고참 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팀이 가을야구 정상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KIA 심재학 단장은 "김선빈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이다. 원클럽맨으로 타이거즈에서 꾸준히 활약한 프렌차이즈 선수인 만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협상에 임했다. 실력은 이미 검증된 선수이기 때문에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화순초-화순중-화순고 졸업한 김선빈은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43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김선빈은 KIA가 자랑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KIA에서 통산 1509경기 타율 0.303(4968타수 1506안타), 32홈런 564타점 691득점 149도루, OPS 0.750의 성적을 올렸다. 또 2017시즌에는 타율 0.370(476타수 176안타)으로 타격왕과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 2년간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이끌며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러나 최근 팀의 세대교체 필요성과 함께 세월의 흐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였다. 그렇게 협상은 지지부진했고 해를 넘겼지만, 심재학 단장은 늘 김선빈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 했다. 심재학 단장은 계약 후 스타뉴스에 "올 시즌 KIA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김선빈이 주전 2루수로 뛰는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이 커나가는 성장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기에 액수는 선수가 아쉬울 수 있지만, 최대한 잡고 싶어 마음으로 다가가려 노력했다. 나는 현역 시절 원클럽맨이 아니었다. 워낙 많은 팀을 다녔기 때문에 (오히려) 선수가 원클럽맨으로 남는다는 것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 그런 원클럽맨(김선빈)을 다른 팀에 보내지 않고 KIA 유니폼을 입고 뛰게 할 수 있어 기쁘다. 팬들에게도 (올겨울 각종 계약이 더뎌) 죄송한 마음이 조금은 덜어진 것 같다"고 했다.
외야 자원도 화려하다. 당장 2023시즌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나성범이 부활을 꿈꾼다. 나성범은 지난해 시즌 초반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3개월 동안 재활에 전념했다. 이후 1군 무대에 복귀했으나, 9월 우측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래도 나성범은 58경기에 출장해 타율 0.365(222타수 81안타) 2루타 12개, 3루타 1개, 18홈런, 57타점 51득점 26볼넷 1몸에 맞는 볼 36삼진 장타율 0.671 출루율 0.427이라는 순도 높은 성적을 거뒀다. 나성범은 KIA의 오른쪽 외야를 책임질 전망. 3년째 KIA와 동행하게 될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붙박이 주전 외야수다. 또 군 제대 후 지난해 6월에 복귀한 최원준도 2024시즌 본격적인 풀타임 출전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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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크로우. /사진=KIA 타이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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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 |
외국인 타자 및 투수와 계약 작업도 착실하게 해냈다. 먼저 소크라테스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KIA는 이미 팀에서 검증된 외국인 타자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계약금 30만, 연봉 50만, 옵션 40만 달러 등 총액 120만 달러의 조건이었다. 소크라테스는 2022시즌에 앞서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는데, 당시에는 총 9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2023시즌에 이어 2024시즌까지 뛰면서 그는 이제 KBO 리그 3년 차 외국인이 됐다. 소크라테스는 2022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311(514타수 160안타) 17홈런 77타점 12도루, OPS 0.848의 성적을 거뒀다. 이어 지난해에는 142경기를 소화하면서 타율 0.285, 20홈런 96타점 91득점 15도루, OPS 0.807을 마크했다. 2023시즌 나성범과 최형우, 박찬호 등 주축 타자들의 부상이 속출하는 상황 속에서도 전 경기에 2경기 모자란 142경기를 뛰면서 모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팀 내 안타, 홈런, 득점, 타점 1위도 소크라테스의 몫이었다. 계약에 앞서 심재학 KIA 단장은 "소크라테스는 그대로 가려 한다. 재계약 과정도 순조롭다. 올해 왼손 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득점권 타율이 조금 떨어지는 등 아쉬운 면이 있었지만, KBO리그에서 소크라테스 이상의 타자를 데려오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새로운 선수의 적응 등 리스크를 새로 떠안는 것보다는 안정성 있게 소크라테스를 계속 가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재계약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외국인 원투펀치 윌 크로우(30)와 제임스 네일(31)이라는 새로운 현역 메이저리거 외국인 투수를 데리고 왔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한 KIA에 있어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카드다. 최근 몇 년간 KIA는 한 시즌을 제대로 뛴 외국인 투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원투펀치 구성에 있어 난항을 겪었다. 2018년 헥터 노에시(37)가 174이닝을 던진 후 17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를 찾기 어려웠고, 2020년 애런 브룩스(34)-드류 가뇽(34) 이후 외국인 투수 두 명이 풀시즌을 치르는 것조차 보기 힘들었다. 그런 가운데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현역 메이저리거들을 데려오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크로우는 우완 투수로 185cm, 108kg의 체격 조건을 자랑한다.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는 5시즌 동안 각각 활약했다. 빅리그에서는 통산 94경기(선발 29경기)에 출장해 10승 21패 16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5.30을 마크했다. 최고 구속은 153km에 달한다.
크로우는 2020시즌 메이저리그 무대를 본격적으로 밟았다. 2020년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빅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그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1.88을 마크했다. 그러다 지난 2021년 메이저리그에서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서며 전 소속팀인 피츠버그 파이리츠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21시즌 크로우는 4승 8패 평균자책점 5.48을 찍었다. 26경기 중 25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총 116⅔이닝 동안 126피안타 75실점 71자책 25피홈런 6몸에 맞는 볼, 57볼넷 111탈삼진 피안타율 0.276, WHIP 1.57의 성적을 거뒀다. 2022시즌에는 구원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리고 6승 10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4.38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총 60경기에 나섰는데 단 1경기 선발로 뛴 것을 제외하면 모두 구원 등판이었다. 76이닝 동안 68피안타 40실점(37자책) 8피홈런 3몸에 맞는 볼 38볼넷 68탈삼진 피안타율 0.235 WHIP 1.39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다 2023시즌에는 단 한 번의 선발 등판 없이 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채 승리 없이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했다.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결국 시즌 종료 후 KIA 타이거즈와 연을 맺게 됐다.
심재학 단장은 크로우에 대해 "뛰어난 구위가 장점인 우완 투수"라면서 "최고 구속 153km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위력적인 선수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만큼 경험이 풍부해 구단 선발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마이너리그에서는 75경기 중 59경기를 선발로 뛸 정도로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받는 어깨 부상도 한국과 미국 양쪽의 병원에서 교차 검진을 통해 확실하게 건강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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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크로우. /AFPBBNews=뉴스1 |
네일은 미국 미주리주 케이프지라도 출신으로 신장 193cm, 체중 83kg의 건장한 체격 조건을 자랑한다.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6시즌 동안 활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17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7.40을 기록했다. 또 마이너리그에서는 155경기(선발 35경기)에 나서 27승 17패 3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총 742⅓이닝 동안 557개의 삼진을 뽑아냈는데, 9이닝당 볼넷이 2.6개에 불과할 정도로 좋은 제구력을 자랑한다. 네일은 지난 2023시즌까지 빅리그 무대를 누빈 현역 메이저리거라 할 수 있다. 네일은 지난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10경기에 출장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8.80을 기록했다. 또 마이너리그에서는 31경기(선발 3경기)에 나서 5승 3패 3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66의 성적을 올렸다. 네일은 11년간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튼튼한 신체를 바탕으로 뛰어난 제구력과 땅볼 유도가 장점인 2선발 유형의 투수다. 마이너리그 8시즌 동안 9이닝당 볼넷 개수가 2.6개에 불과했고 주 무기인 싱커는 최고 153㎞의 포심 패스트볼(직구)보다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최근 몇 년간 KIA는 외국인 투수 덕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2023시즌 함께 출발한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 모두 시즌 도중 부진을 거듭한 끝에 전반기를 앞두고 팀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 뒤에 다시 함께한 토마스 파노니, 그리고 마리오 산체스 역시 이별을 택했다. 그리고 2024시즌 KIA는 외국인 투수 구성을 놓고 완전히 판을 다 갈아엎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재학 단장은 네일에 관해 "지금 데려올 수 있는 선수 중에서는 네일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다. 기존에 추린 명단에서도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여기서 더 기다렸다가는 좋은 투수를 구하기 쉽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에 연락을 취했고, 새로운 스카우트들이 세인트루이스 쪽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덕분에 세인트루이스 단장 보좌와 빠르게 합의할 수 있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네일이 최근 불펜으로 뛰는 일이 많아 이닝 소화 능력에 대해 걱정하는 시선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랬기에 투수 코치들의 도움을 받았다. 네일의 자료와 영상을 보여주고 선발 투수로 어느 정도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 현재 투구 메커니즘이라면 큰 무리 없이 KBO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할 수 있는 투수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네일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싱커(55.2%), 커브(38.6%), 체인지업(3.6%), 커터(1.6%), 포심 패스트볼(1%)의 구종을 각각 구사했다. 여기에 2016년에는 마이너리그에서 투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만큼 수비력도 탄탄하다는 뜻이다. 심재학 단장은 "지난해 우리 팀 실책률만 보면 리그 상위권이다. 투심 패스트볼(싱커)을 위주로 던지는 네일을 지원할 수 있는 내야라고 생각한다. 또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네일 역시 우리 내야수들을 도와줄 수 있는 투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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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사진=KIA 타이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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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
만약 네일과 크로우가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KIA는 정규 시즌 선두권 경쟁까지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미 KIA는 남부럽지 않은 토종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토종 선발 3명 모두 좌완이다. 외국인 투수 2명이 우완인 점을 고려하면 '좌-우-좌-우-좌'로 이어지는 좋은 구성을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KIA의 3선발로는 KBO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활약했던 양현종이 있다. 양현종은 2023시즌 29경기에서 9승 11패 평균자책점 3.58을 마크했다. 총 171이닝 동안 181피안타 13피홈런 48볼넷 133탈삼진 78실점(68자책) WHIP 1.34, 피안타율 0.272, 퀄리티 스타트 투구는 14차례 성공했다. 양현종과 함께 이의리와 윤영철이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지고 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이의리는 그해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하는 등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의리는 데뷔 첫해인 2021시즌 19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마크했다. 총 94⅔이닝 동안 93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생애 단 한 번뿐인 KBO 리그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또 윤영철은 8승 7패 평균자책점 4.40을 마크하며 풀타임 선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KIA의 불펜 활약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KIA 불펜은 기존 필승조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이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음에도 젊은 선수들의 약진에 평균자책점 3.81(리그 2위)로 단단한 뒷문을 자랑했다. 우승팀 LG 트윈스만이 3.41로 KIA의 앞에 있었을 뿐이었다. 무엇보다 최지민의 성장이 가장 두드러졌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5순위로 KIA에 입단한 최지민은 강릉고 시절에는 시속 140㎞ 초반의 느린 직구에 안정적인 제구력이 강점인 좌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최고 구속을 시속 150㎞까지 끌어올리면서 경쟁력이 생겼고,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통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정규 시즌 성적은 58경기 6승 3패 1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2로 리그에서도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기존 필승조 중에서는 전상현이 시즌 중 부상 이슈가 있었음에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팀 내에서 임기영, 이준영과 함께 가장 많은 64경기(58⅔이닝)를 소화하면서 8승 3패 1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15를 마크했다. 또 이준영은 좌완 원포인트 릴리버로서 33⅔이닝을 확실히 책임지며 1승 무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21의 성적을 올렸다. 다소 주춤했던 윤중현, 장현식도 각각 31경기(28이닝) 평균자책점 3.86, 56경기(51이닝) 평균자책점 4.06으로 버텨줬다. 더욱 업그레이드돼 돌아올 마무리 정해영과 영건 곽도규의 활약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로 입단 4년 만에 90세이브를 올린 정해영은 타이거즈 마무리 계보를 순조롭게 계승 중이다. 지난해 APBC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한 그는 지난달 이의리, 윤영철, 곽도규, 황동하와 함께 미국의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로 향했다. 그곳에서 구속, 수직 무브먼트, 투구 메커니즘 등을 측정해 정확하게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투구 메커니즘과 방향을 잡는 것이 목표다. 리그 최정상급 세이브 성공률(88.5%·10세이브 이상 투수 중 5위)이 보여주듯 정신력은 걱정 없는 그이기에 구속과 구위에 있어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면 국가대표 마무리도 꿈은 아니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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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현. /사진=KIA 타이거즈 |
2024년 신인 가운데에서는 투수 조대현(19)과 김민주(22)가 명단에 스프링캠프 이름을 올렸다. 1라운드에 지명된 조대현은 KIA가 장기적으로 키울 유망주로 여겨졌지만, 이번 겨울 몸무게를 8㎏로 늘리면서 구속이 늘어날 여지가 생겼다. 지금 현재도 193㎝의 큰 키에서 비롯된 높은 타점과 평균 시속 144㎞, 최고 시속 151㎞의 직구가 강점으로 꼽히는 만큼 불펜으로 먼저 1군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건대부중-배명고-강릉영동대를 졸업한 김민주는 즉시전력으로 기대받는 우완 사이드암이다. 최고 시속 148㎞의 빠른 구속에 직구의 움직임이 좋고 변화구의 완성도가 높아 7라운드 전체 66번으로 지명받았다.
또 지난해 11월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옮겨온 우완 불펜 이형범과 내야수 고명성도 개막 로스터에 도전한다. 2012년 NC 다이노스 창단 특별 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한 이형범은 두산 베어스에서 기량을 꽃피웠다. 2019년 두산에서 67경기 6승 3패 10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66으로 맹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땅볼 유도에 강점이 있는 투수인 만큼 수비력이 좋은 KIA 내야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고명성은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1번으로 KT 위즈에 입단한 내야수다. 콘택트 능력이 강점으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군에서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으나, 입대 전 퓨처스 타율 0.338을 기록한 적도 있는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KIA 타이거즈의 스프링캠프는 1차(호주)와 2차(일본)로 나뉘어 진행된다. 호주 캔버라에서 '3일 훈련 1일 휴식' 체제로 체력 및 기술, 전술 훈련을 소화한 뒤 2월 21일 일본으로 건너가 3월 6일까지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본격적인 실전 체제에 돌입한다. 선수단은 2월 25일 KT 위즈와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KBO 리그 팀들과 5차례의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으며, 27일 일본 프로야구팀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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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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