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행 간절했는데…‘롯데 재계약 불발’ 62세 타격 1타강사, 왜 국민타자 연락 망설였을까
입력 : 2024.01.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박흥식 / 두산 베어스 제공

박흥식 코치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두산행이 간절했지만 롯데와 재계약이 불발된 뒤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옛 제자에게 차마 먼저 연락을 취할 수 없었다. 제자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산 박흥식 수석코치는 최근 OSEN에 “롯데에서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뒤 이승엽 감독에게 연락을 망설였다. 괜히 감독과 팀에게 피해를 줄까봐 그랬다. 감독이 나로 인해 코칭스태프 보직을 신경 쓰는 게 싫었다”라고 두산 유니폼을 입기까지 뒷이야기를 전했다. 

지난해 ‘초보’ 이승엽 감독을 보좌할 수석코치로 김한수 코치를 낙점했던 두산은 이승엽호 2년차를 맞아 수석코치를 교체했다. 이승엽 감독의 요청에 따라 롯데와 동행 연장이 불발된 박흥식 코치를 감독의 새 조력자로 데려온 것. 

신일고-한양대 출신인 박 코치는 1985년 프로에 데뷔해 1993년 은퇴했다. 1군 통산 성적은 660경기 타율 2할5푼6리(2024타수 519안타) 12홈런 189타점. 

박 코치는 지도자로 변신해 비로소 커리어의 꽃을 피웠다. 삼성, KIA, 넥센, 롯데 등에서 30년 가까이 타격코치 및 2군 감독을 맡아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고, 이에 힘입어 KBO리그의 타격 1타강사로 불렸다. 

박흥식 코치 / OSEN DB

박 코치는 이 감독이 삼성에서 홈런타자로 활약할 때 사제지간으로 인연을 맺었다.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이 감독이 국민타자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지도자이며, 이 감독 또한 현역 시절 박 코치를 ‘스승’으로 모셨다.

박 코치는 지난 2022년 롯데 2군 타격코치로 부임해 이듬해 1군 수석 및 타격코치 보직을 맡았다. 이후 김태형 감독이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코칭스태프 개편이 이뤄졌고, 박 코치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박흥식 코치 / OSEN DB

박 코치에게 두산은 지도자를 하면서 한 번쯤은 꼭 몸담고 싶은 팀이었다. 이에 KIA 감독대행에서 물러난 뒤 두산 코치직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자리가 없어 성사되지 않았다. 

박 코치는 “두산의 화수분 야구의 실체가 궁금했다. 유망주가 계속 나오는 걸 보고 남다른 육성 프로그램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꼭 두산에서 선수들을 지도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박 코치의 꿈은 현실이 됐다. 롯데와 재계약이 불발된 뒤 두산행을 바라던 찰나 옛 제자로부터 전화가 온 것이다. 박 코치는 “도와달라는 전화가 와서 너무 기뻤다. 흔쾌히 코치 제의를 수락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박 코치는 지난 15일 창단 기념식에서 “야구 인생에서 꿈에 그리던 팀이 두산 베어스였다. 근데 현실이 돼서 내가 서 있으니 감격스럽고 행복하다. 진심이다”라며 “모든 문제는 해답이 있기 마련이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여러분들의 피나는 노력, 열정, 간절함이 필요하다. 나 또한 우승할 수 있는 해답 찾기 위해서 소통과 공유를 잘하겠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남겼다. 

이 감독의 플랜에 따르면 박 코치는 2024시즌 수석코치 임무와 더불어 김한수 타격코치와 함께 선수들의 타격 지도에도 힘쓸 예정이다. 

/backlight@osen.co.kr

박흥식 코치 /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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