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김민성 영입→롯데 내야 빈자리 사라진다... LG 때보다 더 큰 가치
입력 : 2024.01.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2009년 롯데 시절의 김민성. /사진=롯데 자이언츠
2009년 롯데 시절의 김민성. /사진=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유격수로 출전한 김민성. /사진=LG 트윈스
지난해 유격수로 출전한 김민성. /사진=LG 트윈스
붙박이 주전이 사실상 없어진 무주공산의 롯데 자이언츠 내야진에서 '만능 내야수' 김민성(36)의 영입은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 26일 "LG 트윈스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과 내야수 김민수(26) 간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원소속팀 LG와 계약기간 최대 3년(2+1년), 총액 9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5억 원, 옵션 2억 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한 후, 김민수와 1대1로 트레이드하는, 이른바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이었다. 지난 2010년 2:1 트레이드(롯데 김민성+김수화↔넥센 황재균)로 롯데를 떠난 지 약 14년 만이다.

고명초-잠신중-덕수정보고를 졸업한 김민성은 2007년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이후 넥센 히어로즈(2010~2018년), LG 트윈스(2019~2023년)를 거쳤다. 통산 성적은 1696경기에서 타율 0.269(5233타수 1406안타), 131홈런 725타점 OPS 0.740이다.

커리어 전반으로는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로 주목받았다. 롯데 입단 당시 처음에는 2루수였던 조성환(현 두산 코치)의 부상으로 기회를 받았고, 박기혁(현 KT 코치)과 함께 유격수 자리도 번갈아 가며 맡았다.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후에는 2루수로 나서다가 서건창(현 KIA)이 두각을 드러내며 3루수로 위치를 옮긴 후 타격이 만개,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2019시즌을 앞두고 3년 18억 원의 FA 계약을 맺은 후 LG로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이적한 김민성은 대부분 3루수 붙박이로 출전했다. 류중일 전 감독 체제였던 2019년과 2020년에는 3루수 외 포지션 출전이 한 번도 없었다. 류지현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21년과 2022년에도 2년간 2루수 9경기(54⅔이닝), 유격수 2경기(2이닝)에 나오는 데 그쳤다.

지난해 유격수로 나온 김민성(오른쪽).
지난해 유격수로 나온 김민성(오른쪽).
1루수 수비를 소화하는 김민성.
1루수 수비를 소화하는 김민성.
하지만 넥센 시절 함께한 염경엽 감독이 지난해 부임하면서 김민성은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됐다. 시즌 초반 오지환이 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는 유격수 자리의 공백을 메워줬고, 이후로는 신민재와 함께 2루수를 함께 소화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기간에는 대표팀에 차출된 문보경을 대신해 3루수로 나왔다.

2023시즌 김민성은 1루수 28경기(105⅔이닝), 2루수 45경기(280이닝), 3루수 27경기(135이닝), 유격수 21경기(145이닝)에 출전해 내야 전 포지션을 돌아가며 뛰었다. 타격에서도 타율 0.249(316타석 273타수 68안타) 2루타 11개 8홈런 41타점 34득점 2도루(1실패) 25볼넷 7몸에 맞는 볼 58삼진 장타율 0.377 출루율 0.326의 성적을 거뒀다. 후반기 부진(타율 0.169)으로 기록이 떨어지긴 했지만 전반기 타율 0.288, 4홈런으로 타선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김민성이 조연 역할을 제대로 해준 덕분에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감격의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그 역시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반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스타뉴스를 통해 "생애 첫 우승도 해보고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LG 팬들이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고 밝혔다.

LG 시절의 김민성.
LG 시절의 김민성.
이렇듯 우승팀의 '슈퍼 유틸리티'로 활약한 김민성의 가치는 친정 롯데에서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롯데 내야에서 100경기 이상 한 포지션에서 선발 출전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시즌 절반(72경기)을 기준으로 하면 그나마 2루수 안치홍(87경기), 3루수 한동희(72경기), 유격수 노진혁(95경기)이 있었다.

하지만 이 중에서 2명이 2024시즌에는 볼 수 없다. 안치홍은 이미 지난해 11월 4+2년 총액 72억 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통해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여기에 한동희마저 최근 상무 야구단에 원서를 넣었고, 합격하게 되면 시즌 중인 6월 입대하게 된다. 여기에 지난해 부상으로 고생했던 노진혁 역시 유격수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여기에 1루수 자리는 지난해에도 이미 여러 명의 선수가 들락날락했다. 시즌 초반 주전으로 나온 고승민이 54경기에 선발로 나왔고, 정훈(47경기)가 그 뒤를 따랐다. 하지만 고승민은 마무리훈련에서 아마추어 시절 포지션이었던 2루수 훈련을 받으며 변화를 꾀하고 있고, 올해로 37세가 되는 정훈이 주전 자리에서 버텨주길 바라기도 어렵다.

롯데 시절의 안치홍.
롯데 시절의 안치홍.
한동희(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한동희(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에 롯데 내야의 대개편이 불가피한 가운데, 혼란을 줄여줄 수 있는 김민성의 존재는 롯데에 있어 중요하다. 김민성의 계약 발표 후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은 박준혁 롯데 단장은 "우리 팀의 내야 뎁스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며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부상으로 인한 이탈이나 선수들 기량 변동 등 여러 변수가 일어난다. 이로 인한 기복을 막을 수 있는 건 내야 뎁스의 강화라고 생각했다. 그런 변수에 대해 충분히 대응을 할 수 있는 게 김민성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민성 본인도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계약 당일 한동희의 상무 야구단 지원 소식이 전해진 후 김민성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LG에서 계속해왔던 역할이기에 큰 부담은 없다. 또 한번 내게 주어진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김민성 외에도 2차 드래프트에서 오선진(35)과 최항(30)을 데려와 내야 뎁스 강화에 나섰다. 오선진은 1루수, 최항은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오선진은 수비, 최항은 공격에서 자신의 장점을 가진 선수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최항(왼쪽)과 오선진.
롯데 유니폼을 입은 최항(왼쪽)과 오선진.
박 단장은 "오선진의 경우 내야 전 포지션에 다 설 수 있을 정도로 안정감을 가진 선수다. 그래서 시즌을 운영하면서 내야 포지션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최항은 타격에 메리트가 있는 선수로, 선수들이 군대 가는 것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성은 "(처음 롯데를 떠날 때는) 신인급이었고 어렸다. 이제는 경험도 많이 쌓였고 베테랑으로서 나이도 있다 보니까 후배들에게 도움을 줘야 할 상황이다"며 "프런트나 감독님이 생각하는 방향을 잘 생각해서 롯데가 성적을 내는 데 중간에서 역할을 잘해야 할 것 같다.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내려간다"고 말했다. 본인의 말처럼 김민성은 롯데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줘야 하는 미션을 안게 됐다.

2009년 롯데 시절의 김민성. /사진=롯데 자이언츠
2009년 롯데 시절의 김민성. /사진=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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