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공항, 이후광 기자] 두산 이승엽 감독이 부임 후 두 번째 스프링캠프의 키플레이어로 ‘46억 FA 보상선수’ 박준영을 꼽았다. 박준영은 은퇴가 머지않은 김재호의 유격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9일 저녁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스프링캠프 인원은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4명, 선수 42명 등 총 56명이다. 투수 21명, 포수 4명, 내야수 10명, 외야수 7명이 참가하며 신인 중에서는 1라운드 지명자 투수 김택연과 6라운드 지명자 외야수 전다민이 이름을 올렸다.
1차 전지훈련은 2월 1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다.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몸을 끌어올린 뒤 자체 청백전 3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공항에서 만난 이 감독은 “설렜던 작년과 다르게 비장한 마음이다. 작년과 또 다른 기분이 든다”라고 지도자 두 번째 스프링캠프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 감독은 캠프의 우선 과제를 묻자 몸 관리 차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걱정했다.
이 감독은 “투수진에서는 (최)승용이, (김)명신이가 캠프 합류를 못하는데 잘 관리해야 한다. 천천히 몸을 끌어올려서 개막전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라며 “지난해 무리했던 명신, (정)철원이가 지난해만큼 해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또 몸조리를 의외로 잘해서 지난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팀 타율 9위에 그쳤던 타선 지도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이 감독은 “항상 말씀드리지만 지난해 타격이 너무 안 좋았다. 팀 순위, 타격 순위가 모든 면에서 좋지 않았다”라며 “올해 스태프가 많이 바뀌었고 심적으로도 모든 게 바뀌었다. 외국인타자도 바뀌었다. 분명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지난해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올려야겠다는 부담도 있지만 1년 해봤기 때문에 나 역시도 조금 더 발전된 운영을 하도록 하겠다. 기대감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스프링캠프의 키플레이어로는 김재호의 유격수 후계자로 낙점된 박준영을 꼽았다. 김재호가 2군 캠프에서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사이 박준영이 1군 캠프에서 이승엽 감독의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박준영은 경기고를 나와 2016년 신인드래프트서 NC 다이노스 1차 지명을 받았다. 그 때는 시속 140km대 중반의 직구를 던지는 투수 유망주였다. 이후 첫해 32경기 1승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6.95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시즌 후반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타자 전향을 결심했다.
박준영은 2020시즌부터 방망이를 잡았다. 수비의 경우 고교 시절 투수와 유격수 포지션을 병행했기에 큰 무리 없이 유격수를 담당했다. 그러나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며 두산 이적 전까지 221경기 타율 2할7리 109안타 12홈런 53타점 12도루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2022시즌 또한 75경기 타율 2할1푼6리 4홈런 19타점에 그쳤던 터.
박준영은 2022년 12월 FA 자격을 얻어 NC와 4년 46억 원에 계약한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지명 두 달 전 어깨 탈구 수술을 받으며 재활 도중 이적 소식을 접했고, 8개월 재활 소견과 달리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7월 초 마침내 두산 데뷔전을 치렀다. 2023년 기록은 51경기 타율 2할2푼8리 4홈런 17타점에 그쳤지만 7월 한 달 동안 타율 3할3푼3리 맹타를 휘두르며 잠시 보상선수 성공신화를 예감케 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김재호, 김강률이 모두 베테랑이라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라는 취지로 2군 캠프에 보냈다. 2군 캠프라기보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조금씩 페이스 올리라고 보내 놨다. 김재호, 김강률 모두 능력은 충분히 알고 있다. 그보다 젊은 선수들을 더 많이 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지난 시즌 유격수를 김재호, 이유찬, 안재석으로 시작했지만 마지막은 김재호, 박준영이었다. 올 한해는 우리 팀 유격수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다. 내야 사령관이 아닌가”라며 “박준영에게 많은 기대를 하려고 한다. 작년 캠프를 오지 않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는데 이번 캠프를 통해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 캠프 때 부상 없이 지난 시즌 보여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박준영이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박준영의 능력을 주목했다.
그밖에 주목할만한 다른 젊은 선수들의 이름도 들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김유성과 지난해 두각 드러낸 김동주, 최준호 등 보지 못했던 선수들을 보면서 어느 정도 능력이 있는지,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는지 지켜보고 싶다. 1군에서 조금 나왔던 백승우, 이병헌, 최지강 등 젊은 선수들도 보고 싶다. 베테랑과 실적이 있는 선수는 안 봐도 안다”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은 호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월 19일 귀국,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1일부터 2차 훈련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한다.
2차 캠프에서는 구춘 대회 참가를 포함해 일본프로야구 팀과 총 7경기, 독립리그 팀과 1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특히 3월 3일에는 후쿠오카 PayPay돔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는 유료 관중 입장도 진행하는 등 정식 경기와 비슷한 환경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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