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통산 108홈런의 스위치히터 애런 힉스(34)가 LA 에인절스에서 새출발한다. 연봉의 대부분은 전전 소속팀 뉴욕 양키스에서 받는다.
30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해 미국 언론들은 외야수 힉스가 리그 최저 연봉 74만 달러에 에인절스와 1년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에인절스가 힉스를 이렇게 저렴하게 영입할 수 있는 건 앞서 양키스와의 연장 계약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힉스는 지난 2019년 2월 양키스와 7년 7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024~2025년 각각 950만 달러 연봉이 남아있는 힉스는 2026년 10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도 지급받는다.
올해는 에인절스가 주는 최저 연봉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양키스가 지불한다. 힉스가 2025년까지 빅리그에서 최저 연봉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면 양키스는 다른 팀에서 뛰는 선수에게 또 연봉을 줘야 한다. 바이아웃 금액 포함 2000만 달러 잔여 계약 중 최저 연봉 2년분을 제외한 1852만 달러를 낭비한 셈이다. 우리 돈으로 약 246억원 거액이다.
지난 2013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한 힉스는 2016년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뒤 스텝업했다. 특히 2018년 137경기 타율 2할4푼8리(480타수 119안타) 27홈런 79타점 OPS .833으로 활약하며 아메리칸리그 MVP 득표(22위)에도 성공했다.
거포 중견수로서 가치를 높이며 7년 연장 계약을 따냈지만 이후 하락세를 걸었다. 2019년 계약 첫 해부터 허리, 팔꿈치를 다쳐 59경기 출장에 그치더니 2021년에도 왼쪽 발목 수술을 받아 32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다. 부상이 없었던 2022년에는 130경기 타율 2할1푼6리(384타수 83안타) 8홈런 40타점 OPS .642로 부진했다.
지난해에도 방출 전까지 양키스에서 28경기 타율 1할8푼8리(69타수 13안타) 1홈런 5타점 OPS .524로 바닥을 쳤다. 양키스도 더는 기다리지 않고 힉스를 양도 지명(DFA) 처리했다. 기존의 계약 조건을 떠안으며 힉스를 데려갈 팀이 나오지 않자 완전한 방출하며 관계를 정리했다.
이후 볼티모어가 최저 연봉을 주고 힉스를 데려갔다. 같은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팀으로 옮긴 뒤 힉스가 반등하면서 양키스로선 더욱 속이 쓰리게 됐다. 볼티모어에서 65경기 타율 2할7푼5리(200타수 55안타) 7홈런 31타점 OPS .806으로 활약하며 지구 우승에 힘을 보탰다. 양키스로선 속이 쓰린 일이다.
올해 힉스는 에인절스로 다시 팀을 옮겼다. 에인절스는 마이크 트라웃, 테일러 워드, 미키 모니악, 조 아델로 외야가 이뤄져 있다.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5명의 외야수 모두 개막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다.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다”며 “힉스는 양키스에서 볼티모어로 팀을 옮긴 뒤 정말 좋은 활약을 했다. 지난 몇 년간 부상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우리는 양질의 뎁스를 확보하고 싶었다”고 힉스를 영입한 배경을 밝혔다.
에인절스는 주전 중견수 트라웃이 2021년 종아리, 2022년 허리, 지난해 손목 유구골 골절 부상을 당하며 3년 연속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중견수 자리에 보험이 필요했고, 힉스를 영입하며 뎁스를 강화했다. 아울러 마이너리그 옵션을 모두 소진해 웨이버 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보낼 수 없는 유망주 아델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