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한화 우완 유망주 한승주(23)는 지난해 ‘스위퍼(Sweeper)’를 던지는 몇 안 되는 투수 중 한 명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선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KBO리그에선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주무기로 쓰면서 야구계에 유행이 된 스위퍼는 일반 슬라이더보다 구속은 느려도 횡적인 움직임이 크다. 홈플레이트를 쓸고 지나간다는 뜻에서 스위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승주는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 호세 로사도 당시 투수코치로부터 스위퍼 그립을 배웠다. 올해 뉴욕 메츠 불펜코치로 새로 선임된 로사도 코치는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 올스타 2회 경력을 자랑한다. 최신 이론에 관심이 많은 로사도 코치는 스위퍼도 연구를 했고, 선수들에게 그립과 던지는 방법을 알려줬다. 그 중 유일하게 실전에서 활용한 투수가 한승주였다.
한 달 만에 스위퍼를 빠르게 습득해 실전에서 던진 한승주는 지난해 처음으로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중간과 대체 선발을 오가며 47경기(6선발·70⅔이닝) 1승4패2홀드 평균자책점 3.95 탈삼진 55개로 쏠쏠한 성적을 냈다. 최고 150km, 평균 143.1km 직구에 슬라이더, 스위퍼, 커브를 구사하며 1군 투수로 한 단계 올라섰다.
하지만 새 시즌 한승주는 스위퍼를 봉인하기로 했다. 그는 “작년에 스위퍼를 잘 던졌지만 회전을 많이 줘야 하는 공이다 보니 팔에 부담이 갔다. 잘 될 때와 안 될 때 편차도 있고 해서 올해는 스위퍼를 던지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목을 눕혀 공에 회전을 주며 던지다 보니 많이 던질수록 팔에 무리가 간다.
꺾이는 각은 작지만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한승주이기 때문에 굳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스위퍼를 고수할 필요는 없었다. 그 대신 한승주는 거의 던지지 않았던 스플리터를 새로운 무기로 준비하고 있다. 종으로 떨어지는 공이 하나 필요했다.
그는 “올해는 조금 더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스플리터를 연습했다. 80% 정도 손에 익은 것 같다.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상대할 수 있는 결정구가 필요해 스플리터를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타자(.250)보다 좌타자(.333) 상대 피안타율이 높았던 한승주는 좌타자 잡을 무기로 스플리터를 택했다.
지난해 1군에서 나름 성과를 냈지만 만족은 없다. 한승주는 “1군에서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뛰었지만 만족이 되지 않는다.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구종뿐만 아니라 투구폼도 좋지 않았던 메카니즘을 수정하고 있다. 크게 바꾼 것은 아니다. 하체 쓰는 것과 팔의 높이를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막부터 시즌 마지막 날까지 1군 등록일수 199일을 꽉 채웠지만 올해도 1군 풀타임을 장담할 순 없다.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이상규가 LG에서 이적해왔고, 지난해 2군에서 머문 시간이 길었던 동기 남지민과 2년차 김서현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우완 불펜 싸움이 더욱 치열해진 만큼 한승주의 시즌 준비도 빨라졌다. 지난 23일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채은성, 하주석, 노시환, 주현상과 함께 일주일 먼저 캠프지로 이동했다. 한승주는 “작년처럼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완주하면서 발전된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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