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를 떠나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부활한 베테랑 내야수 저스틴 터너(39)가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는다.
토론토는 31일(이하 한국시간) 터너와 1년 1300만 달러(약 173억원) 계약을 발표했다. ‘MLB.com’에 따르면 150만 달러(약 20억원)의 로스터 등록 및 퍼포먼스 보너스가 포함된 조건이다.
보스턴에 남았더라면 1340만 달러(약 179억원) 연봉을 받을 수 있었던 터너는 이를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왔다. 보스턴으로부터 받은 바이아웃 금액 670만 달러(약 89억원)에 이번 계약으로 총 1970만 달러(약 263억원)를 벌었다. FA를 행사하면서 670만 달러(약 89억원을)를 포기했지만 결과적으로 630만 달러(약 84억원)를 더 챙겼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터너는 필드에서 가자 뛰어난 선수일 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에서 모범적인 리더임을 증명했다. 중요한 순간 보여준 활약과 꾸준히 승리를 추구한 모습은 존경할 만한 부분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우리 팀에 미칠 영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토론토는 지난해 타선 약화로 고전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홈런왕’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영입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중견수 케빈 키어마이어와 1년 1050만 달러에 재계약하고, 유틸리티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를 1500만 달러에 영입했지만 뭔가 부족했다. 이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터너다.
지난 2014~2022년 9년간 LA 다저스 주전 3루수이자 중심타자로 활약한 터너는 30대 후반으로 가면서 생산력이 떨어졌다. 2022년 128경기 타율 2할7푼8리(468타수 130안타) 13홈런 81타점 OPS .788로 성적이 떨어지자 다저스가 계약을 포기했다. 2023년 터너에 대한 1600만 달러 팀 옵션을 실행하지 않은 것이다.
FA로 풀린 터너는 다저스와 새로운 계약을 기대했지만 외면받았다. 터너와 재계약에 미온적이었던 다저스는 그보다 3살 어린 J.D. 마르티네스를 1년 1000만 달러에 영입했다. 지명타자 자리가 없어졌고, 터너에겐 결별 통보와 다를 바 없었다. 이튿날 보스턴 이적을 결정한 터너는 이후 인터뷰를 통해 “LA에서 다저스 선수로 살았던 9년은 믿을 수 없는 여정이었다. 그 시간은 변하지 않는다”며 “FA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저스에서 9년간 이룬 것을 조금도 더럽히고 싶지 않다”고 애써 섭섭함을 감추고 정든 다저스를 떠났다.
보스턴과는 1년 보장 1500만 달러, 2년 최대 2170만 달러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 2023년 연봉 830만 달러로 2년차 1340만 달러 계약은 선수 옵션. 터너에게 선택권이 있었고, 이를 실행하지 않고 FA가 되면 67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받는 조건을 달았다.
이 계약은 터너에게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됐다. 지난해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146경기 타율 2할7푼6리(558타수 154안타) 23홈런 96타점 OPS .800으로 부활했다. 시범경기에서 상대 투수 공에 얼굴을 맞아 안면 열상으로 16바늘을 꿰매는 불운을 겪었지만 후유증 없이 풀시즌을 소화했다.
특유의 클러치 능력이 살아있었다. 홈런 23개 중 19개가 3점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 나왔다. 동점에서 6개, 1점차에서 8개로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한 방이 많았다. 주 포지션이었던 3루에는 라파엘 데버스가 있어 보스턴에선 지명타자, 1루수로 주로 뛰었지만 타격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했다.
보스턴에서 보장된 연봉 1340만 달러를 뿌리치고 FA 시장에 나왔다. 67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받으면서 실질적으로 670만 달러를 포기한 터너는 그에 두 배 가까운 1300만 달러 계약으로 토론토에 새 둥지를 텄다. 불혹의 가까운 나이에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2년 전 다저스를 떠난 아픔을 씻어냈다.
보 비셋,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함께 중심타선을 형성할 터너는 수비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토론토가 남은 FA 시장에서 마르티네스, 호르헤 솔레어 등 지명타자 자원을 추가 영입한다면 터너가 수비를 나서야 한다. 터너는 지난해 1루수로 41경기(35선발), 3루수로 7경기(7선발), 2루수로 10경기(4선발)를 소화해 수비 감각이 완전히 떨어지진 않았다.
토론토는 터너의 큰 경기 경험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 4년간 포스트시즌에 3번 나갔지만 타선 침체 속에 3번 모두 와일드카드 시리즈 2연패로 조기 탈락한 토론토는 가을야구를 이끌 베테랑 힘이 필요했다. 다저스 시절인 2017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를 수상했고,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도 있는 터너는 포스트시즌 통산 86경기 타율 2할7푼(315타수 85안타) 13홈런 42타점 OPS .830으로 활약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