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행복은 지명 순이 아니다. 작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최종 110순위로 뽑힌 강건(20·KT 위즈) 스프링캠프에서 연일 남다른 구위를 뽐내며 2년차 시즌 전망을 밝히고 있다.
KT 위즈는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4-3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2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컨디션을 조율한 가운데 루키 원상현이 1이닝 1안타(1피홈런) 1실점,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지명된 문용익이 1이닝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쿠에바스는 투구수 25개에, 직구 최고 구속 145km를 마크했다.
이어 전용주(0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 이채호(1이닝 1볼넷 1사구 2탈삼진 무실점), 김민(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 강건(1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손동현(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순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쿠에바스는 경기 후 “첫 실전 등판이어서 신체 밸런스를 맞추고 스트라이크 존에 공격적으로 피칭을 하려고 했다.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좋아 만족스러웠다. 정규시즌까지 시간이 있고, 아직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오늘 등판에 대해서는 6~7점 정도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타선은 7회까지 무득점으로 고전하다가 0-3으로 뒤진 8회 이호연, 문상철의 연속 출루와 상대 폭투로 기회를 맞이했다. 이어 대타 오윤석과 천성호가 연달아 2루타를 날리며 스코어를 4-3으로 뒤집었다. KT 관계자는 “천성호가 몸의 중심이 무너지지 않으며 대형 타구를 생산했다”라고 평가했다.
타선의 데일리 MVP로 선정된 천성호는 “내가 잘 하는 부분을 더 살리려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강하게 치기보다 정확하게 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또 포지션 경쟁 상대인 선배들께도 많이 묻고 배우고 있다.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100경기 이상 출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운드에서는 8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강건이 데일리 MVP의 기쁨을 안았다. 강건은 27개의 공을 던지며 직구 최고 구속을 147km까지 끌어올렸다.
장안고 출신의 강건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서 KT 11라운드 110순위 지명을 받으며 가까스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KBO리그와 KT의 가장 마지막 지명을 받았지만 퓨처스리그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작년 10월 3일 김건웅(4라운드), 이준희(6라운드), 황의준(8라운드), 정진호(9라운드), 이준명(10라운드) 등 상위 지명자들을 제치고 1군에 등록됐다.
강건은 지난해 4경기 승패 없이 1세이브 평균자책점 1.35(6⅔이닝 1자책)의 귀중한 경험을 토대로 올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전격 포함됐다. 그리고 부산 기장 스프링캠프 때부터 연일 좋은 구위를 뽐내며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강건이 1차 캠프 라이브피칭 때 가장 좋았다. 구속이 146, 147km가 나오고 RPM이 엄청나게 좋다. 너무 좋아졌다”라며 “1군 엔트리에 모든 선수를 다 데려갈 순 없다. 구성이 어려울 것 같다”라고 강건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강건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당시 KT가 연고지라서 기대를 했다. 마지막까지 이름이 안 불려서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마지막에 불렸다. 좋아했던 팀에 와서 좋다”라며 “1군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직구, 커브가 자신 있어서 그걸로 타자를 잡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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