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KBO리그 온라인 중계의 유료화가 결정되면서 팬들의 반발이 거세다.
KBO는 지난 4일 “CJ ENM과 2024~2026 KBO 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하고, 2024년부터 3년 간 국내 대표 OTT 서비스인 티빙(TVING)을 통해 유무선 중계방송을 실시한다”라며 KBO리그 온라인 중계 독점 사업자가 티빙으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KBO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업자 선정을 위해 지난해 12월 4일부터 올해 1월 3일까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위한 경쟁 입찰을 실시했다”라고 밝힌 KBO는 “CJ ENM은 이번 계약을 통해 2024~2026 KBO 리그 전 경기의 국내 유무선 중계방송 권리와 함께 중계방송권을 재판매 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이번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 규모는 3년 총액 1350억원으로 연간 450억원에 달하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이다. 지난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5년 총액 1100억원, 연간 220억원)과 비교하면 연간 중계권료가 2배 이상 늘어났다.
KBO 입장에서는 역대 최대 성과라고 볼 수 있는 초대형 계약이지만 야구를 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과거에는 네이버, 다음, 카카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KBO리그를 무료로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티빙이 독점으로 KBO리그를 중계하면서 한국프로야구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오랫동안 무료로 KBO리그를 즐겼던 팬들 입장에서 온라인 중계까 유료로 전환된 것도 거부감이 크다. KBO는 “CJ ENM은 시범경기가 개막하는 3월 9일부터 4월 30일까지 KBO 리그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특별 이벤트를 실시하며, 해당 기간 동안 티빙 서비스에 회원가입한 이용자들은 모두 무료로 KBO 리그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또한, TV를 통해 중계방송이 제작되지 않는 시범경기들을 CJ ENM에서 직접 제작하고 티빙을 통해 중계방송 하여 야구팬들이 응원 팀의 시범경기를 모두 시청할 수 있도록 서비스 할 예정이다”라며 4월까지 KBO리그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무료 이벤트 기간 이후 티빙 이용권을 구매하면 KBO 리그 정규시즌 및 포스트시즌 전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라며 이후에 유료 중계로 전환된다고 못박았다.
팬들이 티빙을 통해 KBO리그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월 5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KBO는 “무료 이벤트 기간 이후 티빙 이용권을 구매하면 KBO 리그 정규시즌 및 포스트시즌 전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특히, 오늘(4일) 출시되는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통해 최저가인 월 5500원으로 KBO 리그 전 경기를 1080P 이상의 화질로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채로운 예능, 드라마, 영화 등 16만개 이상의 콘텐츠를 함께 시청할 수 있다. 특히, KBO 리그 생중계 서비스의 경우에는 프리롤 광고를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야구팬들이 보다 빠르게 경기 시청이 가능하도록 하여 시청 경험을 증대시킬 예정이다. 생중계 서비스를 제외한 전체 경기 다시보기, 전 경기 하이라이트, VOD, 문자 그래픽 중계 등의 서비스는 티빙을 통해 모두 무료 제공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티빙 역시 KBO리그 중계권 확보와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 출시에 발맞춰 “국내 사업자 최초로 저가형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을 출시하는 티빙은 이용자 부담을 한 단계 더 낮추기 위해 100원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늘부터 4월 30일까지 티빙 이용권을 최초로 구독하는 이용자는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을 첫 달 100원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다”라며 팬들을 설득하기 위한 이벤트에 나섰다.
KBO는 이번 중계권 계약으로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던 중계 영상의 2차 활용도 가능해지면서 팬들의 접근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야구를 사랑하는 팬 누구나 40초 미만 분량의 경기 쇼츠 영상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KBO 리그 경기 영상은 지난 5년 간 야구 팬들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활용이 제한됐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야구 팬들이 각종 ‘밈’과 ‘움짤’을 적극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KBO와 각 구단은 이를 통해 신규 야구 팬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팬들의 다양한 영상 활용을 통해 코어 팬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KBO 허구연 총재가 ‘보편적 시청권’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저화질이라도 무료 중계가 될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KBO리그의 스포츠 산업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이해하는 팬들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KBO리그의 유료중계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상황이다. KBO리그가 유료중계로 전환되면서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과거 류현진(한화), 추신수(SSG)가 활약했던 메이저리그도 TV와 온라인에서 무료 중계가 되던 시기 대중들의 관심이 대단했지만 유료 중계로 전환된 뒤에는 일반적인 팬들의 관심도가 크게 떨어진 사례가 있다.
여기에 오랫동안 온라인 중계를 서비스해 온 플랫폼들이 모두 중계를 중단하고 새롭게 티빙이 중계를 맡게되면서 안정적인 중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쾌적한 환경에서 온라인 중계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TV 중계 등과의 시간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지지 않을지 걱정하는 팬들의 많다.
KBO는 “KBO와 10개 구단 또한 공식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서 KBO 리그 경기 장면이 포함된 다양한 콘텐츠를 보다 폭넓게 제작하여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즐길 거리를 야구팬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KBO는 CJ ENM과 중계방송권 계약 우선협상을 진행하며 KBO리그 시청 경험 및 중계 품질의 향상과 더불어 야구팬들이 KBO 리그를 더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 협력 방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라며 만족스러운 중계 서비스를 약속했다.
KBO와 티빙이 팬들의 반발과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공적으로 KBO리그 유료 중계를 안착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