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아시아 내야수 최초 20-20 클럽 가입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까.
김하성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후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4월 2개, 5월 3개, 6월 4개, 7월 5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찌감치 20도루를 돌파하며 아시아 내야수 최초 20홈런-20도루 달성에 홈런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8월 22일 마이애미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17홈런 38도루로 시즌을 마감하며 아쉽게도 20홈런-20도루 달성에 실패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10월 귀국 인터뷰를 통해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지 못한 건 분명 아쉽게 생각하지만 이런 아쉬움이 있어야 더 큰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 딱히 신경쓰지 않고 내년을 더 좋은 목표로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8월 22일 마이애미전 이후 홈런 생산을 멈춘 이유에 대해 “일단 체력이 첫 번째였다. 작년보다 많은 포지션을 돌아다녔다. 도루도 더 많이 했다. 후반기 체력이 떨어졌다. 이런 부분도 잘 보완해서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 타격 코치인 최원제 더 볼파크 대표의 도움으로 장타 생산에 눈을 뜨게 된 그는 시즌 내내 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벌크업을 시도했다.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약 7kg 가량 벌크업을 했다.
그는 “홈런을 늘리기 위해 증량을 한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살도 많이 빠졌고 시즌 막판에는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느꼈다. 이런 것들을 잘 이겨내고 싶어서 체격을 키웠다”고 했지만 장타 생산 능력은 더욱 좋아졌다.
김하성은 3일과 4일 이틀 연속 장타를 터뜨렸다. 시범경기 장타율은 무려 .733에 이른다.
3일 시애틀을 상대로 5번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은 시범경기 첫 홈런을 신고했다. 2회 3루 땅볼로 물러난 데 이어 4회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에게 잡히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5-2로 앞선 5회 무사 1루서 우완 콜린 스나이더에게서 좌중월 2점 아치를 때려냈다.
시범경기 첫 홈런을 신고한 김하성은 경기 도중 현지 중계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컨디션은 좋은 것 같고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보다 지금 네 번째 스프링 트레이닝이 더 편하고 준비도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4일 컵스전에서 1번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은 1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3회 선두 타자로 나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날렸다. 상대 폭투를 틈타 3루에 안착한 김하성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김하성은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6회초 수비를 앞두고 교체되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예년보다 힘과 기술 모두 좋아져 올 시즌 더 많은 홈런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 20홈런-20도루 달성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전 피츠버그 파이리츠 내야수 강정호는 "야구는 팀 스포츠지만 개인적인 부분이 더 크다. 개인이 잘해야 팀 성적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FA를 앞두고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면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2루수로 뛰었던 김하성은 올 시즌 유격수로 수비 위치를 옮겼다. 20홈런-20도루를 달성할 경우 FA 시장에서 그의 가치는 더욱 치솟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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