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이다!” 152km 특급신인, ‘총합 109세’ 베테랑 트리오 철벽 봉쇄…첫 마무리 오디션 합격점 받다 [오!쎈 이천]
입력 : 2024.03.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이천, 조은정 기자]9회초 두산 김택연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4.03.09 /cej@osen.co.kr

[OSEN=이천, 조은정 기자]경기 전 두산 김택연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4.03.09 /cej@osen.co.kr

[OSEN=이천, 이후광 기자] 두산 슈퍼루키 김택연(19)이 마무리 첫 오디션에서 강심장을 뽐내며 합격점을 받았다. 키움의 베테랑 3인방을 상대로 잡아낸 아웃카운트 3개라 의미가 더욱 값졌다. 

김택연은 9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16구 호투를 펼쳤다. 

김택연은 12-8로 앞선 9회 팀의 마무리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이승엽 감독은 신인의 데뷔 첫 마무리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경기 마지막 투수로 김택연을 택했다. 이천 베어스파크를 찾은 450명의 팬들은 ‘화제의 신인’ 김택연이 등장하자 열렬한 환호를 보내며 루키의 데뷔전에 힘을 실었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등판과 함께 선두 이형종(35)을 3구 삼진, 후속 최주환(36)을 2루수 뜬공으로 각각 처리하며 손쉽게 아웃카운트를 늘린 것. 고영우 상대로 풀카운트 끝 첫 볼넷을 헌납했지만 후속 이원석(38)을 공 2개로 3루수 땅볼 처리, 경기를 끝냈다. 아웃카운트 3개를 총합 109세의 베테랑 트리오를 상대로 잡아내며 첫 오디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경기 후 만난 두산 조웅천 투수코치는 “깔끔하지 못했다. 첫 볼넷이 나왔다”라고 웃으며 “그래도 강심장을 가진 선수다. 워낙 능력이 있다”라고 김택연의 시범경기 데뷔전에 합격점을 부여했다. 

김택연은 경기 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홈팬들 앞에서 하는 첫 경기였는데 좋은 결과를 거둬서 기쁘다. 개인적으로는 투구 내용이 아쉬웠다. 밸런스를 끝까지 집중하지 않아서 볼넷이 나왔다”라고 데뷔전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얼마 남지 않은 개막 이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범경기에서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빠르게 보완하겠다”라며 “추운 날씨에도 이천까지 멀리 응원하러 와주신 팬분들의 환호성에 깜짝 놀랐다. 팬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는 것을 느꼈다”라고 더 나은 투구를 다짐했다. 

두산 장승현, 김택연이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4.03.09 /cej@osen.co.kr

2022시즌 창단 첫 9위 수모를 겪은 두산은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인천고 우완 특급 김택연을 지명했다. 

두산은 당시 이례적으로 등번호 2024에 김택연의 이름이 새겨진 홈 유니폼을 손수 준비하며 1라운더를 환영했다. 구단의 김택연을 향한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택연은 최고 150km 초반대의 포심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우완 파이어볼러다. 구속과 함께 안정적인 제구력까지 갖췄다는 평가. 지난해 아마추어 무대에서 13경기 64⅓이닝 동안 7승 1패 평균자책점 1.13 97탈삼진 WHIP 0.66의 압도적 투구를 선보였고, U-18 야구 월드컵에서 8일 동안 5연투 247구를 던지는 투혼을 펼치며 한국 청소년대표팀의 동메달을 견인했다. 

투혼보다 혹사 논란으로 주목받은 김택연은 두산 구단의 철저한 관리 속 팔꿈치 및 어깨 회복에 집중했다. 다행히 빠르게 상태가 회복됐고, 동기 전다민(외야수, 6라운드 지명)과 함께 호주 시드니 1군 스프링캠프로 향해 데뷔 시즌을 준비했다. 연습경기 위주로 진행된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에서 남다른 구위와 배짱을 선보인 그는 2024년 스프링캠프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두산 김택연이 이승엽 감독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4.03.09 /cej@osen.co.kr

두산은 지난해 마무리 보직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홍건희로 시작해 신인왕 출신 정철원이 자리를 꿰찼으나 그마저도 부진을 거듭하며 시즌 막바지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해야 했다. 홍건희가 FA 계약을 하며 팀에 남았고, 정철원이 절치부심을 외쳤지만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시범경기를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 두산 마무리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두산의 마무리 경쟁은 사실상 정철원과 김택연 2파전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은 중간 또는 마무리 보직이 적합하다. 선발 기용은 없을 것이다. 뒤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프트뱅크전에서 위기 상황에 올려봤는데 잘해줬다”라며 “앞으로 일어날 일은 누구도 모른다. 김택연의 마무리 기용 가능성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일단 첫 오디션의 주인공은 김택연이었다. 그리고 신인답지 않은 배짱 있는 투구로 합격점을 받았다. 정철원과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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