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역시 천재타자는 달랐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경기 만에 메이저리그 좌완투수에 적응하며 안타 생산을 재개했다.
이정후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범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전날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좌완투수 카일 뮬러와 프란시스코 페레즈를 만나 시범경기 데뷔 6경기 만에 첫 무안타를 기록한 이정후.
이날은 시애틀 선발로 우완 조지 커비가 등판했지만 전날 무안타 여파가 이어졌다. 1회초 선두로 나서 커비 상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데뷔전이었던 2월 28일 시애틀전 이후 6경기 만에 두 번째 삼진을 당했다.
이정후는 2-2로 맞선 2회 2사 2루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투수가 커비에서 우완 재러드 베이레스로 바뀌었고, 승부에 집중하려던 찰나 2루주자 케이시 슈미트가 3루 도루에 실패하며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이정후는 2-6으로 뒤진 3회 선두로 등장, 다시 마운드에 오른 커비의 공을 힘껏 받아쳤지만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마지막 타석은 달랐다. 2-7로 끌려가던 5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좌완 테일러 서세도를 만났고,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2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불과 2경기 만에 좌완에 약하다는 이미지까지 지워냈다.
이정후는 후속 마르코 루시아노의 투수 땅볼 때 2루를 밟았지만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6회말 대수비와 교체된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3할7푼5리에서 3할6푼8리(19타수 7안타)로 소폭 하락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시애틀에 3-8로 패했다. 선발로 나선 토미 로메로의 1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6실점 난조를 극복하지 못했다.
KBO리그의 간판타자였던 이정후는 작년 12월 13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전통의 강호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00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이정후의 계약은 과거 류현진(6년 3600만 달러)의 LA 다저스 입단 계약을 훨씬 웃돌았다. 아울러 2023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한 일본 천재타자 요시다 마사타카의 5년 9000만 달러를 넘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야수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투수와 야수 통틀어 1위는 2014년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에 계약한 다나카 마사히로. 일본프로야구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KBO리그 간판타자가 단숨에 아시아 계약 규모 2위를 차지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서 넥센 히어로즈 1차 지명된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 65홈런 515타점 69도루 581득점을 기록했다. 2022시즌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을 기록하며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정규시즌 MVP를 석권했다.
이정후는 2017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과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이종범의 아들이 아닌 대한민국 슈퍼스타 이정후로 거듭났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