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1라운드 지명인데 그 정도는 던져야지."
롯데 자이언츠 신인 전미르를 향한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는 듯 하다. 씩씩하게 던지는 전미르를 보는 김태형 감독의 믿음도 점점 짙어지고 있다.
전미르는 지난 11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사직 두산전에서 1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0일 사직 SSG전에서 전미르는 9회 마운드에 올라와 최고 148km의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그리고 11일 경기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고 몸을 풀었는데 실제로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이 발생했다. 9회초 롯데는 마운드에 구승민을 올렸다. 그런데 선두타자 김인태가 친 타구가 원 바운드로 구승민을 맞췄다. 구승민은 타구를 피하지 못하고 어깨 쪽을 맞았다. 강도가 심하지 않았고 구승민은 곧바로 일어났지만 마운드를 내려왔다. 선수 보호차원에서 더 이상 투구를 진행하지 않았다.
위기 상황, 변수의 상황에서 전미르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무사 1루에서 첫 타자 이유찬에게 2루 강습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뒤이어 등장한 김대한에게 패스트볼이 아닌 슬라이더와 커브로 카운트를 잡더니 결국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해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한숨을 돌렸지만 패스트볼을 던지다 곧바로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가 됐다. 전미르의 위기 관리 능력을 볼 수 있는 상황.
전미르는 주눅들지 않았다. 상황을 주도했다. 장승현을 상대로 슬라이더로 2스트라이크를 잡고 커브를 던져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구 삼진. 2사 만루에서 맞이한 타자는 ‘잠실 홈런왕’ 김재환. 김재환을 상대로도 주무기를 과감하게 던졌다. 144km 패스트볼이 밀리며 파울이 됐고 또 헛스윙을 유도했다.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다시 한 번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다. 아웃카운트를 모두 탈삼진으로, 그리고 주무기 커브를 활용해서 잡아냈다.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전미르의 9회 피칭을 두고 "1라운드에 지명이 됐으면 그 정도는 던져야지"라고 말하며 전미르의 당찬 투구를 평가했다.
이어 "연투도 이제 들어가야 한다. 연투를 할 수 있는 체력도 되어 있는 것 같아서 투입했다"라면서 "그래도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를 이제 자기가 던지고 싶은 곳으로 던질 수 있는 제구력에 자신이 있는 것 같다"라면서 전미르의 경기 운영, 변화구 구사 능력 등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전미르의 개막전 엔트리 포함 여부는 당장 알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전미르는 "구속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일단 제구가 되어야 경기에 나갈 수 있으니까 구속은 때가 되면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언제든지 던질 준비가 돼 있습니다"라면서 당차게 각오를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