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메이저리그식을 탈바꿈한 고척스카이돔의 원정 라커룸이 한국 팀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 됐다.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는 원정팀 자격을 갖추고도 기존 라커룸이 아닌 지하 대회의실에서 경기를 준비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5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를 앞두고 "우리는 새 라커룸을 사용하지 못한다. 우리는 출입금지다. 지하실을 써야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에 대회의실에 있는데 거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경기 때만 더그아웃으로 올라가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는 버스 타고 숙소에서 고척까지 출퇴근만 한다"고 덧붙였다.
키움은 17일 오후 12시 홈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의 일환으로 미국 메이저리그팀 LA 다저스를 상대한다. 서울 시리즈는 메이저리그가 야구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지난해부터 새로이 브랜딩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의 한국 버전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조는 지난해 7월 "2024년 MLB 정규시즌 동안 미국과 캐나다를 벗어나 한국 등 4개국에서 MLB 월드투어를 진행한다"고 밝혔고, 이번 경기는 '서울 시리즈'로 명명됐다.
경기를 치르는 대상은 한국과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두 팀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다. LA 다저스는 과거 박찬호와 류현진이 뛰어 한국에서 가장 친숙한 메이저리그 팀이고, 현재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슈퍼스타들이 뛴다. 샌디에이고는 과거 박찬호가 거쳐갔지만, 김하성이 활약하고 최근에는 고우석이 입단해 화제가 된 팀이다. 두 팀의 경기는 20일과 21일 각각 오후 7시 5분에 시작되며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다. 미국 현지 시각 기준(서머타임 시행 이후)으로는 동부 시간으로 오전 6시 5분, 서부 시간으로는 오전 3시 5분이다.
서울 시리즈가 개최되는 고척돔의 홈팀 키움은 지난해 KBO리그 우승팀 LG, 국가대표팀인 팀 코리아와 함께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연습 경기 상대가 됐다. 국내 투수들이 메이저리그 최정예 선수들을 직접 상대할 기회가 없기에 좋은 경험이 될 전망. 하지만 어디까지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도하는 만큼 일정과 환경은 철저히 메이저리그에 맞춰졌다.
대표적인 예가 경기를 준비하는 공간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8월부터 고척돔 실사에 나선 뒤 메이저리그 기준에 부적합한 원정 라커룸과 그라운드 그리고 투광등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지난해 1월 스타뉴스의 질의에 "원정 라커룸의 식당 시설이 좁다는 의견이 있어 보수 계획이 잡혀 있었다. 인조 잔디와 투광등 교체 역시 2022년부터 계획돼 있던 공사로 이와 관련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현재까지 10회 정도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정팀 선수 시설은 분리됐던 라커룸을 통합해 공간 단절을 해소하고자 했다. 또 샤워실로의 이동 동선을 개선 및 식당 공간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공단에서 설계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공유했고, 이에 대한 메이저리그 사무국 측의 이견이나 특이 사항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어느 정도 공간이 여유로운 홈 라커룸 쪽은 거의 건드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 두 공간은 21일까지 철저히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두 구단 선수들만을 위해 제공된다. 원정팀 자격으로 경기에 임하는 키움과 LG의 경우 최신식 라커룸을 경험하는 듯했으나, 아니었다. 키움 관계자는 "해당 기간 LA 다저스가 홈팀 라커룸, 샌디에이고가 원정팀 라커룸을 이용한다. 샤워실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홈구장을 내준 키움으로서는 여러모로 득이 될 것이 없는 서울 시리즈다. 그라운드도 8시즌 동안 쓰던 익숙한 잔디가 아니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29일 LG와 홈 개막전까지 키움 선수단에게 주어진 시간은 17일 LA 다저스와 경기 단 하나뿐이다. 서울 시리즈 준비를 위해 고척돔을 겨울 내내 내줬고 시범경기도 원정 경기만 떠돌아 다니고 있다. 약 1주 앞당긴 KBO리그 정규시즌 일정도 키움으로서는 이래저래 손해다.
홍원기 감독은 "일주일이 굉장히 큰 것 같다. 스프링캠프도 그렇고 모든 게 다 빨라졌다. 일주일이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닐 수 있는데 우리에게는 참 그렇다"며 "일단 6일날 도착해서 잠깐 고척에 들렀는데 잔디가 굉장히 길다고 느꼈다. 우리도 그때 처음 밟아봤는데 이래저래 우리에게 유리한 건 없는 것 같다"고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LA 다저스를 상대할 키움의 선발 투수는 1선발 아리엘 후라도다. 후라도는 지난해 30경기 11승 8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 올 시즌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홍 감독은 "이닝은 4~5이닝 정도 생각하고 있다. 개막에 맞춰 투구 수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80구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 및 개막전 일정(왼쪽이 홈팀)
3월 17일 오후 12시 LA 다저스-키움 히어로즈
3월 17일 오후 7시 팀 코리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3월 18일 오후 12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LG 트윈스
3월 18일 오후 7시 팀 코리아-LA 다저스
3월 20일 오후 7시 5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LA 다저스
3월 21일 오후 7시 5분 LA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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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카이돔 |
홍원기 키움 감독은 15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를 앞두고 "우리는 새 라커룸을 사용하지 못한다. 우리는 출입금지다. 지하실을 써야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에 대회의실에 있는데 거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경기 때만 더그아웃으로 올라가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는 버스 타고 숙소에서 고척까지 출퇴근만 한다"고 덧붙였다.
키움은 17일 오후 12시 홈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의 일환으로 미국 메이저리그팀 LA 다저스를 상대한다. 서울 시리즈는 메이저리그가 야구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지난해부터 새로이 브랜딩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의 한국 버전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조는 지난해 7월 "2024년 MLB 정규시즌 동안 미국과 캐나다를 벗어나 한국 등 4개국에서 MLB 월드투어를 진행한다"고 밝혔고, 이번 경기는 '서울 시리즈'로 명명됐다.
경기를 치르는 대상은 한국과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두 팀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다. LA 다저스는 과거 박찬호와 류현진이 뛰어 한국에서 가장 친숙한 메이저리그 팀이고, 현재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슈퍼스타들이 뛴다. 샌디에이고는 과거 박찬호가 거쳐갔지만, 김하성이 활약하고 최근에는 고우석이 입단해 화제가 된 팀이다. 두 팀의 경기는 20일과 21일 각각 오후 7시 5분에 시작되며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다. 미국 현지 시각 기준(서머타임 시행 이후)으로는 동부 시간으로 오전 6시 5분, 서부 시간으로는 오전 3시 5분이다.
서울 시리즈가 개최되는 고척돔의 홈팀 키움은 지난해 KBO리그 우승팀 LG, 국가대표팀인 팀 코리아와 함께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연습 경기 상대가 됐다. 국내 투수들이 메이저리그 최정예 선수들을 직접 상대할 기회가 없기에 좋은 경험이 될 전망. 하지만 어디까지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도하는 만큼 일정과 환경은 철저히 메이저리그에 맞춰졌다.
대표적인 예가 경기를 준비하는 공간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8월부터 고척돔 실사에 나선 뒤 메이저리그 기준에 부적합한 원정 라커룸과 그라운드 그리고 투광등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지난해 1월 스타뉴스의 질의에 "원정 라커룸의 식당 시설이 좁다는 의견이 있어 보수 계획이 잡혀 있었다. 인조 잔디와 투광등 교체 역시 2022년부터 계획돼 있던 공사로 이와 관련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현재까지 10회 정도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정팀 선수 시설은 분리됐던 라커룸을 통합해 공간 단절을 해소하고자 했다. 또 샤워실로의 이동 동선을 개선 및 식당 공간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공단에서 설계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공유했고, 이에 대한 메이저리그 사무국 측의 이견이나 특이 사항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요청으로 바뀐 고척스카이돔 투광등 개선 전과 후. /사진=서울시 제공 |
어느 정도 공간이 여유로운 홈 라커룸 쪽은 거의 건드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 두 공간은 21일까지 철저히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두 구단 선수들만을 위해 제공된다. 원정팀 자격으로 경기에 임하는 키움과 LG의 경우 최신식 라커룸을 경험하는 듯했으나, 아니었다. 키움 관계자는 "해당 기간 LA 다저스가 홈팀 라커룸, 샌디에이고가 원정팀 라커룸을 이용한다. 샤워실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홈구장을 내준 키움으로서는 여러모로 득이 될 것이 없는 서울 시리즈다. 그라운드도 8시즌 동안 쓰던 익숙한 잔디가 아니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29일 LG와 홈 개막전까지 키움 선수단에게 주어진 시간은 17일 LA 다저스와 경기 단 하나뿐이다. 서울 시리즈 준비를 위해 고척돔을 겨울 내내 내줬고 시범경기도 원정 경기만 떠돌아 다니고 있다. 약 1주 앞당긴 KBO리그 정규시즌 일정도 키움으로서는 이래저래 손해다.
홍원기 감독은 "일주일이 굉장히 큰 것 같다. 스프링캠프도 그렇고 모든 게 다 빨라졌다. 일주일이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닐 수 있는데 우리에게는 참 그렇다"며 "일단 6일날 도착해서 잠깐 고척에 들렀는데 잔디가 굉장히 길다고 느꼈다. 우리도 그때 처음 밟아봤는데 이래저래 우리에게 유리한 건 없는 것 같다"고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LA 다저스를 상대할 키움의 선발 투수는 1선발 아리엘 후라도다. 후라도는 지난해 30경기 11승 8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 올 시즌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홍 감독은 "이닝은 4~5이닝 정도 생각하고 있다. 개막에 맞춰 투구 수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80구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 및 개막전 일정(왼쪽이 홈팀)
3월 17일 오후 12시 LA 다저스-키움 히어로즈
3월 17일 오후 7시 팀 코리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3월 18일 오후 12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LG 트윈스
3월 18일 오후 7시 팀 코리아-LA 다저스
3월 20일 오후 7시 5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LA 다저스
3월 21일 오후 7시 5분 LA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요청으로 바뀐 고척스카이돔 그라운드 전과 후 /사진=서울시 제공 |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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