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무지막지한 공을 보고 감 떨어질까봐 걱정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최근 흐뭇하다. 본격적으로 기회를 주고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젊은 선수들이 시범경기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 특히 눈여겨 봤던 고승민과 나승엽이 시범경기에서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고 있다.
고승민은 전날(15일) 대구 삼성전에서 좌완 이승현을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현재 시범경기 4경기에서 타율 5할7푼1리(14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 5득점 2도루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현재 시범경기 타율 1위다. 나승엽도 시범경기 5경기 타율 3할8푼5리(16타수 6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 중이다. 나승엽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전, 역시 좌완 백정현을 상대로 솔로 아치를 뽑아낸 바 있다.
고승민의 경우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2루수 훈련을 받았지만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현재 다시 외야수로 나서고 있다. 주전 좌익수로 예상됐던 김민석이 내복사근 부상으로 결장하는 것도 고승민의 포지션에 영향을 줬다. 김태형 감독은 시범경기 사직 한화전을 앞두고 “캠프 때부터 고승민의 포지션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김)민석이도 다치면서 외야로 가니까 지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좌투수 상대로 약했지만 이에 대해서 김 감독은 “좌투수 공을 잘 따라가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외야수 중에서 주로 우익수로 나섰던 고승민은 현재 좌익수 포지션이 썩 익숙하지는 않다. 김 감독은 “전문 외야수는 또 아니니까 자꾸 뛰면서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승엽의 좋은 감각을 당분간 확인할 수 없다. 롯데는 나승엽을 비롯해 윤동희, 손성빈, 최준용 등이 MLB 월드투어 서울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리는 팀 코리아 평가전 멤버로 차출됐다.
평가전 성격으로 차출된 일시적인 팀지만 사실상 대표팀 상비군 성격의 팀이다. 메이저리거의 한 차원 높은 공들을 확인하고 또 쳐볼 수 있는 기회다. 김 감독은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선수 본인들한테는 눈높이가 달라지고 또 배우는 게 있을 것이다”라면서도 “무지막지한 공을 보고 좋았던 감이 다 떨어질까봐 걱정이다”라고 웃으면서 평가전을 무사히 마치고 복귀하기를 바랐다.
롯데는 이날 선발 투수로 이인복이 등판한다. 고승민(좌익수) 장두성(중견수) 레이예스(우익수) 전준우(지명타자) 유강남(포수) 정훈(1루수) 김민성(3루수) 최항(2루수) 이주찬(유격수)이 선발 출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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