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서울서 꿈의 ML 데뷔전 치르나 ''152.8㎞ 찍었다, 이제 최종 엔트리 하나 남았네요'' [고척 현장]
입력 : 2024.03.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공식 훈련이 진행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공식 훈련이 진행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약 한 달 만에 돌아온 한국땅에서 다시 한 번 '엘부심(LG 트윈스+자부심)'을 충전했다. 그 응원에 힘을 빌려 메이저리그(ML) 로스터 진입까지 딱 하나 남은 관문을 돌파해 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고우석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대비 첫 공개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20분을 넘긴 시점에 나온 고우석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럴 법도 했다. 고우석과 샌디에이고 선수단은 지난 15일 새벽 2시 무렵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고우석으로서는 지난달 9일 출국한 이후 약 한 달만의 귀국이었다.

이후에도 일정이 빡빡했다. 샌디에이고는 같은 날 입국한 LA 다저스와 달리 한 개의 별도 일정을 더 소화했다. 박찬호와 한 미국 아동용품 기업의 후원으로 서울시 용산 어린이공원에서 유소년 야구팬들과 주한미국 자녀들을 상대로 '유소년 야구 플레이볼 클리닉'에 참가했다. 오후 12시 45분에서 오후 2시 15분까지 열린 이 행사에 고우석은 김하성,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과 함께 참석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곧바로 고척스카이돔으로 이동해 오후 5시 30분부터 시작되는 공개 훈련에 참가했다.

고우석은 '오늘 훈련만 많은 게 아니라 다른 일도 많았다'는 취재진의 걱정에 "그러니까요"라고 웃으면서 "스케줄이 많아 지금에서야 끝났다. 그래도 도착한 날(15일) 좀 자고 오늘도 한 6시간 자서 괜찮다"고 답했다.

훈련에 돌입하기 앞서서는 루벤 니에블라 샌디에이고 투수코치와 약 15분가량 긴 시간 더그아웃에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에 고우석은 "오늘 스케줄과 메이저리그 공인구와 KBO리그 공인구의 차이 그리고 내일(17일) 만나는 LG 타자와 대표팀 타자들을 분석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공식 훈련이 진행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맨 오른쪽)이 니에블라 코치(맨 왼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공식 훈련이 진행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맨 오른쪽)이 니에블라 코치(맨 왼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공식 훈련이 진행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오른쪽에서 세번째)이 훈련을 하고 있다.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공식 훈련이 진행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오른쪽에서 세번째)이 훈련을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20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를 치른다. 서울 시리즈는 메이저리그가 야구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지난해부터 새로이 브랜딩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의 한국 버전이다.

그에 앞서 17일, 18일에는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인 '팀 코리아'와 스페셜 경기를 가진다. 사실 키움과 '팀 코리아'와 경기는 실제 개막전을 앞둔 메이저리그 팀에 있어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지막 기회인 만큼 진지하게 임하겠지만, 어디까지나 다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아무리 연습 상대라도 철저하게 분석했다. 그 분석의 깊이는 지난 7년간 LG에서만 활약하던 고우석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고우석은 "니에블라 코치가 내게 LG를 이렇게 분석해 봤는데 확인해 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정말 깜짝 놀랐다. 나도 (LG 타자들에 대해) 그렇게 생각했던 부분들이 적혀 있어서 '어떻게 알았냐'고 되물어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고우석에게도 분명히 도움이 될 자료였다. 지난 시즌 LG를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고우석은 지난 1월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함께 입단한 '일본의 세이브왕' 마쓰이 유키와 함께 샌디에이고의 차세대 마무리 후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벽은 결코 낮지 않았다. 고우석은 시범경기 5경기 동안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2.46, 4⅓이닝 5탈삼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다행히 메이저리그 로스터 31인 안에는 들어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지만, 최종 26인 로스터에 들어야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다. 고우석은 "한국으로 출발하기 하루 전에 엔트리가 나온다고 해서 통역 형과 함께 긴장하면서 감독실에 들어갔다. 26인 엔트리인 줄 알았는데 31인 엔트리였다"고 철렁했던 그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감독님이 '축하한다. 한국은 같이 가자'는 말을 하셔서 좋았다. 이제 (최종 엔트리까지) 하나 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부터 어떻게든 한국은 가자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한국에 왔으니 26인 엔트리에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힘줘 말했다.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내 어린이야구장에서 진행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소년 클리닉 행사에 참가해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내 어린이야구장에서 진행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소년 클리닉 행사에 참가해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내 어린이야구장에서 진행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소년 클리닉 행사에 참가해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내 어린이야구장에서 진행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소년 클리닉 행사에 참가해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친정팀 LG와 대표팀과 경기에서 결코 편하게 던질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고우석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친한 형 오지환과 뜻밖의 장소에서 힘을 얻었다. 뜻밖의 장소는 낮에 들린 유소년 야구 행사장이었다.

고우석은 "(오)지환이 형이 연락 와서 헛스윙 3개 할 테니까 그냥 가운데 던지라고 농담을 했다"고 미소 지으면서 "아까 용산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내게 샌디에이고 팬이 아니라 LG팬이라고 했다. 그 말에 한 번 더 자부심이 생겼고 스스로도 (전 LG 선수로서) 책임감이 생겼다. 멋진 거랑 잘하는 거랑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젠 잘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LG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강점으로 평가받는 빠른 구속과 구위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시범경기에서는 구속이 시속 90마일(약 144.8㎞) 초반에 머물러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을 샀다.

고우석은 "구단 기록으로는 정상적으로 시속 94~95마일(약 151.2㎞~152.8㎞)이 나왔다. 공을 던지는 데 있어 더 힘을 쓸 수 있는 감각적인 부분을 깨워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훈련을 조금 더 했다. (개막까지) 시간이 별로 없지만, 그런 부족한 부분을 채워 조금 더 노력해서 어떻게든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려 한다. 안 되더라도 또 들어갈 수 있도록 내 공을 계속 발전시키고 변함없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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