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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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소 짓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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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운데)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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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참가하는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런 일본인 선수가 있었나 싶다. 도착하기 전부터 자신의 SNS에 태극기 사진을 올려 한국행에 대한 설렘을 표현했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마음은 진짜였다.
오타니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렇게 주목해 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도 새로운 팀에서 훌륭한 선수들과 플레이하게 돼 기대가 크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가 속한 LA 다저스는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20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를 치르기 위해서다. 서울 시리즈는 메이저리그가 야구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지난해부터 새로이 브랜딩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의 한국 버전이다.
LA 다저스는 한국에서 김하성(29)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4년 정규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20일과 21일 각각 오후 7시 5분에 시작되며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다. 미국 현지 시각 기준(서머타임 시행 이후)으로는 동부 시간으로 오전 6시 5분, 서부 시간으로는 오전 3시 5분이다.
지난해 확정된 이번 시리즈는 지난 겨울 FA 자격을 갖춘 오타니가 10년 7억 달러(약 9324억 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해 LA 다저스로 합류하며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오타니가 한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 앞에서 최근 결혼 소식을 알린 아내 다나카 마미코를 공개하면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미국과 일본의 기자들은 15일 전부터 일찌감치 한국에 짐을 풀고 오타니의 입국을 기다렸고,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은 많은 취재진과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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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태극기 이모티콘과 함께 손하트를 하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사진=오타니 쇼헤이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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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기다려지다'라는 한국말과 함께 태극기 이모티콘을 달며 일행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오타니 쇼헤이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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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15일 인천 상공에서 태극기 이모티콘을 달며 도착이 임박했을 알렸다. /사진=오타니 공식 SNS |
오타니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12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당시 오타니는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5~6위전에서 7이닝 2피안타 6사사구 1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8이닝 무실점의 이건욱(SSG 랜더스)에 밀려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오타니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모양이다. 오타니는 한국으로 오기 전부터 개인 SNS에 태극기를 직접 태그하며 서울 시리즈를 반겼다. 지금은 많이 완화됐지만, 지난 역사가 좋지 않은 한일 관계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 예상대로 일본 내에서도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이 생겼다. 13일 손하트와 함께 태극기 사진을 올린 것을 두고 5채널(5ch)에서는 "오타니가 정체를 드러냈다", "재일교포의 자랑" 이라는 등 비난이 쏟아졌다. 5ch는 일본 내에서도 극우주의 성향에 혐한으로 잘 알려진 사이트다.
그럼에도 오타니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국으로 떠나기 전 비행기 앞에서는 아내 다나카와 동료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기다려지다!"라는 한글과 함께 또 한 번 태극기 태그를 걸었다. 한국에 착륙하기 직전에는 인천 상공을 찍으며 태극기 태그를 걸며 설렘을 한껏 표현했다. 물론 오타니가 평소에도 팬서비스가 좋은 선수로 유명하지만, 한국 도착 전부터 태극기 태그를 수차례 걸며 SNS를 올린 선수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양 팀 선수단 중에서도 유일하다.
한국을 향한 우호적인 감정은 기자회견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오타니는 "그때는 내가 고등학생이었다. 지금과 달랐다. 한국과 대만 정도밖에 가지 못했으나, 그때부터 한국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였다. 이렇게 야구를 통해 한국에 돌아와 뛸 수 있게 돼 굉장히 기쁘고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 되길 바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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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왼쪽)와 그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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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부인 다나카 마미코와 함께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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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오타니에게 한국이 더 특별해진 데에는 아내 마미코와 결혼 후 처음 함께하는 공식 행사라는 점에 있다. 오타니는 지난달 29일 개인 SNS를 통해 결혼 사실을 발표한 후 아내의 이름이나 사진은 일체 공개하지 않았었다. 일본 언론과 팬들이 국가대표 출신의 여자 농구 선수 마미코를 지목했으나, 그 어떤 추측에도 답하지 않았었다.
모두의 궁금증이 폭발한 상황에서 오타니가 아내와 함께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한국이었다. 첫 모습조차 달콤했다. 오타니와 LA 다저스 선수들을 보기 위해 약 500여 명이 몰린 가운데 오타니는 아내 마미코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계속해서 뒤를 쳐다보며 챙기는 모습을 보여 사랑꾼 면모를 보였다.
오타니는 "이번 한국행이 우리 부부에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아내와 함께 해외를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지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확실하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타니를 향한 폭발적인 관심은 공항에서부터 첫 훈련까지 이어졌다. 당초 LA 다저스는 이날 샌디에이고 다음으로 훈련을 진행하려 했으나, 일정을 맞바꿔 훈련을 진행했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LA 다저스 훈련에서 모두의 관심은 오타니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렸다.
단체 워밍업을 마친 후 실내로 들어간 오타니는 두 번의 BP(Batting Practice)가 끝날 때까지 필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NPB) 시절부터 많은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팀과 별도로 훈련을 소화한 적이 있어 수많은 취재진이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어떤 취재진은 취재 라인 안쪽 필드에 앉아 무거운 장비로부터 잠시 벗어나기도 했다.
그래도 오타니는 마침내 고척돔을 누볐다. 모습을 드러낸 건 딱 10분이었다. 끝나기 10분 전인 오후 4시 50분 무렵 카메라가 일제히 한 방향으로 몰리며 웅성대기 시작했다. 오타니가 나온 순간이었다. 오타니는 반팔 티셔츠를 입고 1루에서 3루까지 두 번 왕복하며 그라운드 컨디션과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
이제 오타니는 17일 키움 히어로즈, 18일 팀 코리아와 상대한 뒤 20일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에서의 첫 시즌을 시작한다. 개막전 상대는 대표팀 선배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다. 오타니는 "다르빗슈는 어린 시절부터 굉장히 좋아하는 투수였다. 내 목표이기도 했다"며 "관심이 익숙하진 않다. 주목받는 건 감사하지만,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 한다. 관심을 받는, 그 이상으로 새로운 팀에 합류해 노력하려 한다. 훌륭한 선수들이랑 할 수 있어 기쁘고, 하루빨리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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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LA 다저스의 공식 훈련이 진행됐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워밍업을 하고 있다. |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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