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돔, 한용섭 기자] 비행 시간 13시간 반인데, 11시간을 자다니.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 동안 11시간을 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결혼 소식을 깜짝 공개한 오타니는 아내 다나카 마미코가 옆자리에 앉아 있는데도 잠이 우선이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로버츠 감독은 한국에 입국한 소감으로 "여행 내내 좋았다. 오타니가 11시간, 제임스 아웃맨은 7시간을 잤다. 그들 둘이 팀 내 수면 1~2위다. 다들 좋은 컨디션인 것 같다. 많은 한국 팬들의 환영, 큰 환대를 받았다. 이제 야구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4시간 반 정도 잤다. 그리고 밤에 잘 잤다. 재충전됐다. 한국 시간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비행기에서 11시간을 푹 자고 한국에 도착한 지 하루가 지난 뒤 시차 적응에 문제가 없는 듯 오타니의 표정을 밝아 보였다. 오타니는 기자회견에서 "한국 팬들 앞에서 플레이하는 게 즐거울 것 같고, 한국에서 경기를 굉장히 기대했다. 여기 오기 일주일 정도 전부터 즐거운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과거 2012년 고교 선수 시절 한국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는 오타니는 "그때는 고등학생이었고, 지금과는 달랐다. 한국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다. 당시 나가 본 해외는 한국과 대만 정도였다. 야구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여기에서 플레이 할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결혼 질문을 받은 오타니는 "(아내와) 같이 해외에 나온 것이 처음이다. 처음으로 같이 경기를 보게 됐는데,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우선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확실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내 플레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결혼 사실을 깜짝 발표했다.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오타니는 "제가 매우 특별한 누군가와 함께 새로운 삶을 열었다는 소식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다. (LA 다저스) 새로운 팀과 환경 속에서 시작하는 가운데, 우리 둘(반려견 데코핀까지)이 함께 노력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팬들과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아직 미숙한 부분이 있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셨으면 한다"며 비밀리에 결혼식을 한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미디어의 지나친 관심을 걱정한 오타니는 "그녀의 부모님을 포함한 누구와도 무단 인터뷰를 삼가주시길 바란다"며 당부했다. 다음날 스프링캠프에서 오타니는 "아내는 평범한 일반인"이라며 구체적인 신상에 대해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오타니는 15일 한국으로 출발을 앞두고 아내 다나카 마미코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공개해 또 한 번 큰 화제를 모았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향하기 전에, 비행기 앞에서 아내 다나카와 사진을 찍어 공개한 것. "기다려지다!" 한글과 함께 태극기 이모티콘을 함께 올려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타니의 옆에는 아내 다나카가 서 있었고, 오타니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와 LA 다저스의 일본 투수인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일본 시간으로 한밤 중에 오타니가 아내를 공개하면서 일본에서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일본 매체는 새벽에 오타니 아내 공개를 보도하느라 난리였다. 일본 매체 주니치 스포츠는 "오타니가 아내와 함께 한국으로 간다. 큰 키를 자랑하는 오타니의 아내가 어깨를 맞대는 모습이 공개됐다. 오타니의 큰 키(193cm)에도 뒤지지 않는 그녀는 양손을 앞에 모은 채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나카는 농구 선수 출신으로 키가 180cm으로 장신이다.
15일 오후 2시반. 다저스 선수단을 태운 아틀라스 747-400 VIP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랜딩했다. 보잉사가 제작한 기종으로 퍼스트클래스 10석, 비즈니스석 143석, 이코노미석 36석으로 이뤄진 초호화 비행기다.
이미 오후 1시 무렵부터 다저스 선수단이 입국하는 인천국제공항 입국 게이트에는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 들었다. 오타니의 한국 팬클럽에서는 대대적인 환영 플래카드까지 마련해 오타니를 기다렸다. 그들은 오타니가 오기 전부터 “렛츠 고 쇼헤이, 렛츠 고 다저스”를 계속해서 외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일본 취재진도 수십명이었고, 일부 방송 매체는 현장에서 생중계를 하기도 했다. 이날 입국한 일본인 관광객까지 운 좋게 오타니를 보기 위해 환영 인파에 합류, 수백명으로 늘어났다.
오타니 부부가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 이날 새벽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아내를 전격 공개했던 오타니는 아내와 함께 입국장을 나왔다. 오타니가 앞서 걸어나왔고, 아내 다나카는 오타니 뒤에서 1m 정도 떨어져서 뒤따랐다. 오타니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다가, 출구 직전에서 뒤를 돌아보며 아내를 챙기기도 했다.
팬들은 오타니를 향해 이름을 외치고 환영했다. 오타니는 사인, 사진 요청을 하는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엄중한 보호를 받으며 안전 문제로 인해 사인이나 사진 촬영 등 팬 서비스에는 일정 응하지 못했다. 약 20초 만에 입국장에서 공항 출구를 빠져나가 호텔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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