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고척=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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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색 한복을 입은 김하성(왼쪽)과 매니 마차도.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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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구단이 공식 SNS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 시절의 김하성(왼쪽)과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의 모습을 합성한 뒤 공개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
과거 자신이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고척스카이돔에 메이저리거 신분으로 돌아왔다. 말 그대로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금의환향한 소감을 밝혔다.
김하성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은 김하성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김하성은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선수들이 단체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과 다르게 혼자 인터뷰 단상에 앉은 채로 취재진과 마주했다. 서울시리즈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분명 김하성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김하성은 "한국에 돌아와 기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팬 분들 앞에서 경기를 뛰게 됐는데 기대된다. 여기는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5년간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곳이라 더 기대된다"며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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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출전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
이어 외신 기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미국 취재진으로부터 '15년 전에는 서울에서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리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번 서울시리즈 개최가 아시아의 다음 세대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나'라는 질문에 김하성은 잠시 생각을 한 뒤 "한국서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선수로 나가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 저보다 먼저 뛴 아시아 선수들이 잘했기 때문에 지금의 아시아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많은 대회가 열리면 아시아 선수들이 큰 꿈을 갖고 메이저리그에 많이 도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빅리그 3년 차' 김하성은 2023시즌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162경기 중 1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2루타 23개, 75볼넷 124삼진 38도루(9도루 실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출루율+장타율) 0.749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매 경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 실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김하성은 주로 유격수(131경기 유격수, 24경기 3루수)로 출장했는데, 2023시즌에는 2루수를 맡으면서 내야를 전천후로 누볐다. 결국 김하성은 시즌 종료 후 2루수 부문과 유틸리티 부문 등 2가지 부문에서 골드글러브 후보로 꼽혔고, 유틸리티 부문에서 무키 베츠(LA 다저스)와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치고 최종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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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1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열린 '메이저리거 참여 어린이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야구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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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내 어린이야구장에서 진행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소년 클리닉 행사에 참석해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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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아래 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열린 '메이저리거 참여 어린이 야구교실'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의 타격 시범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하성은 빅리그에서 뛰면서도 늘 한국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선수다. 지난해에는 입국 당시 서울시리즈에 대해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경기를 하는 건 처음이라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무척 기대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저도 나갈 수 있다는 건 큰 영광이다.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도 많이 와서 경기를 보고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면서 "팀 동료들로부터 많은 부탁을 받았다. 최대한 들어줄 생각"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의 꿈을 꾸기를 바랐던 것.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까지도 이어졌고,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의 뜻을 전한 것이다.
샌디에이고의 동료들은 이번 방한에 앞서 김하성에게 많은 것을 물어봤다고 한다. 김하성은 "일단 클럽하우스에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대부분 한국에 처음 온 선수들이라 많은 기대를 하고, 한국어를 배우려 하는 의지가 강했던 것 같다. 웬만한 선수들은 대부분 '안녕하세요' 등의 기본적인 한국어를 조금 알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MLB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2023년부터 해외에서 치르는 경기에 관해 '메이저리그 월드투어'라는 공식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해 7월 "2024년 MLB 정규시즌 동안 미국과 캐나다를 벗어나 한국 등 4개국에서 MLB 월드투어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메이저리그 개막전 경기 시각은 한국 시각 기준, 오후 7시 5분으로 확정됐다.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다. 미국 현지 시각 기준(서머타임 시행 이후)으로는 동부 시간으로 오전 6시 5분, 서부 시간으로는 오전 3시 5분이다. 미국 현지 팬들보다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팬들을 위한 시간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개최 확정 소식 발표 당시 김하성은 한창 시즌을 치르던 중이었다. 당시 기분에 대해 김하성은 "사실 그때에는 시즌에 집중하고 있던 상태였다. 당시에는 멀게만 느껴졌는데, (한국에서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치른다는 소식에) 당연히 기분이 좋았다. 이제 한국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엄청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긴장도 된다"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 이외 지역에서 메이저리그 개막 시리즈가 펼쳐지는 건 9번째다. 앞서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 2000년 일본 도쿄, 2001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 이어 2004년, 2008년, 2012년 일본 도쿄, 2014년 호주 시드니, 2019년 일본 도쿄에서 개막 시리즈(미국·캐나다 이외 지역)가 차례로 열렸다. 아울러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호주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 메이저리그 개막 시리즈가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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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참가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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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참가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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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참가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 |
김하성은 고척돔과 인연이 깊다. 부천북초-부천중-야탑고를 졸업한 김하성은 2014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 키움의 현재 홈구장이 바로 고척돔이다. 2015년 당시 팀 내 주전 유격수였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 그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시즌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KBO 리그 7년 통산 타율은 0.294. 홈런은 133개나 터트렸다. 이어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년 총액 2800달러의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김하성은 KBO와 메이저리그 응원 문화에 "키움에서 뛸 때도 많은 팬 분들이 응원을 해주셨다. 한국에서 정말 재미있게 야구했던 것 같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도 많은 팬 분들이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응원 문화에 차이가 있는데, 미국 선수들이 많이 신기해하고 또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김하성은 서울시리즈에 대해 "한국에 들어가서 경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거기에 한국에서 뛰었던 홈구장에서 경기를 한다. 그곳에서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경기한다. 좋은 동료들과 함께한다는 게 설레고 재밌을 것 같다"고 진심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김하성은 "한국도 야구에 열정적인 나라다. 또 좋은 팬 문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한 바 있다.
샌디에이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다르빗슈 유 등 슈퍼스타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전날(15일) 광장시장을 찾아 만둣국을 먹는가 하면, 다르빗슈 유는 평소 자신의 각별한 팬이 운영하는 카페를 찾아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김하성은 "다르빗슈가 카페를 방문한 건 기사로 봐 알게 됐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그런 선행이 야구팬들이 다르빗슈를 좋아하는 이유라 생각한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도 한국 문화가 정말 좋다고 말했다. 한국인으로 뿌듯하다. 짧은 시간이고, 많은 선수가 분명 경기에 집중할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에 왔으니,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여러 가지를 봤으면 좋겠다"며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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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15일 자신의 SNS에 만둣국을 먹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SNS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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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왼쪽)가 15일 광화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진=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SNS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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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15일 자신의 SNS에 호떡을 먹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SNS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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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참가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LA다저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어 일본 기자의 질문도 이어졌다. 아시아 선수로서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로 플레이하는 것에 대한 감정에 관한 질문이었다. 샌디에이고를 이끄는 마이크 쉴트 감독은 지난달 스프링캠프 공식 훈련 첫날에 깜짝 발표를 했다. 올 시즌 잰더 보가츠를 2루수로 보내는 대신, 김하성을 유격수로 기용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당시 쉴트 감독은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유격수로 뛸 수 있으며, 2루수로 뛰었다. 그리고 기꺼이 1루수로 포지션을 이동한 상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1루수로서 수비에 있어서는 정말 좋은 한 시즌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유격수를 봤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우익수로 이동한 뒤 보가츠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보가츠가 2루수로 이동하고, 김하성이 유격수로 온다. 우리는 개방성과 팀을 우선시하는 정신, 그리고 포지션 이동에 따른 개인과 팀의 성공에 관한 훌륭한 예시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는 팀에서 많은 유격수 자원을 원한다. 보가츠 역시 정상급 수비수로 동료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미국 현지에서 보가츠를 밀어내고 김하성이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다는 보도가 쏟아졌고, 큰 화제를 모았다.
김하성은 "유격수라는 포지션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뛰었던 포지션이다. 2022년에도 풀타임으로 유격수 포지션을 봤다. 원래 저의 포지션에서 경기를 하면 안정감이 있다. 가장 (저의 가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포지션이라 생각한다. 제가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아시아에서 뛰고 있는 내야수들이 정말 더욱 큰 꿈을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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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왼쪽)과 고우석.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
고척=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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