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길준영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26)이 메이저리그 개막전 개최가 결정되고 나서야 고척돔 원정팀 시설이 개선된 것에 만족을 표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우석은 지난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훈련 후 인터뷰에서 “시차적응이 쉽지 않다. 한국에 도착한 날에는 좀 자고 훈련과 운동도 일부러 저녁에 했다. 그런 부분이 조금 도움이 된 것 같다. 잠은 잘 잤다”라고 현재 컨디션에 대해 이야기했다.
KBO리그 통산 354경기(368⅓이닝)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고우석은 지난 시즌 44경기(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0억원)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가한 고우석은 시범경기에서 5경기(4⅓이닝)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46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서울 시리즈 선수 명단에 포함돼 함께 한국으로 오면서 개막전 로스터 합류에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겨뒀다. 샌디에이고는 31명의 선수단으로 한국에 왔다. 오는 20일과 21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다저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는 로스터가 26명으로 줄어든다. 고우석은 개막 로스터에도 들어가면 마침내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룰 수 있다.
“한국으로 출발하기 하루 전날에 엔트리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말한 고우석은 “나는 26인 엔트리가 나온다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감독님이 부르셔서 통역 형과 함께 긴장하면서 갔다. 감독님께서 축하한다면서 한국은 같이 가자고 하시더라. 사실 한국은 무조건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한국에 가야한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 오게 됐다. 이제는 26인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한국에 오기 전 일화를 돌아봤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유명한 고우석은 시범경기에서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아 팬들의 우려를 낳았다. 그렇지만 고우석은 “구속은 똑같이 나오고 있다. 마지막 등판에서도 구단에서 측정한 구속은 94마일(151.3km), 95마일(152.9km)이 나왔다”라고 밝히며 “공을 던지는데 힘을 쓰는 감각적인 부분이 깨어나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부분이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훈련을 더했다. 시간이 별로 없긴 하지만 그런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해서 어떻게든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개막 로스터 합류에 대해 “잘 모르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한 고우석은 “되면 되는거고 안되면 안되는 것이다. 안되면 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안되더라도 한국에서 했던 경험이 있다. 다른 환경이고, 다른 리그이고, 다른 수준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내 공을 계속 더 발전시키려는 생각은 변함없다”라고 이야기했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의 차이점에 대해 고우석은 “(김)하성이형이 수준에 대해 이야기했으니까 나는 다른 부분을 이야기하겠다”면서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훈련을 예로 들면 훈련량은 한국이 더 많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훈련 하나 하나에도 평가가 들어간다. 선수들이 수비 훈련을 하다가 한 번 실수를 하면 더 긴장을 하는 것 같다”라며 메이저리그의 엄격한 시스템을 설명했다.
샌디에이고는 오는 20일과 21일 고척돔에서 개막 2연전을 치른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시즌 개막전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 서울 시리즈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경우 한국은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린 12번째 국가가 된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이 해외에서 열리는 것은 멕시코 몬테레이, 일본 도쿄, 푸에르토리고 산후안, 호주 시드니에 이어서 서울이 역대 5번째다.
고척돔은 서울 시리즈를 앞두고 그라운드와 원정 라커룸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이전부터 고척돔 원정 라커룸은 시설이 열악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홈 라커룸보다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좋지만 좀 씁쓸하기도 하다”라고 말한 고우석은 “그전에 선수들이 (원정 라커룸) 교체를 해달라고 이야기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라도 시설이 개선돼서 좋지만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도 7년 동안 뛰었지 않나”라며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리게 되어서야 이뤄진 시설 개선을 아쉬워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