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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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신민혁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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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가운데서 왼쪽)과 매니 마차도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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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코리아'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서 헛스윙하고 있다. |
이래서 '리틀 페디'구나 싶다. 신민혁(25·NC 다이노스)이 메이저리그(ML)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정예를 상대로 환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그가 잡은 두 개의 삼진에는 3억 5000만 달러(약 4662억 원) 타자 매니 마차도(32)와 '야탑고 선배' 김하성(29·이상 샌디에이고)가 있었다.
신민혁은 17일 오후 7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서 '팀 코리아'의 세 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 동안 피안타와 볼넷 없이 2개의 삼진만을 솎아내는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이날 팀 코리아는 김혜성(2루수)-윤동희(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노시환(3루수)-문보경(1루수)-김주원(유격수)-최지훈(중견수)-김형준(포수)-김성윤(좌익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이에 맞선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메릴 잭슨(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경기 전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6명의 선발 투수를 각각 3명씩 17일 샌디에이고, 18일 LA 다저스를 상대로 내보낼 계획을 밝혔다. 신민혁은 문동주(21·한화 이글스),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에 이은 세 번째 투수로 낙점받았다.
순서는 세 번째였지만, 경기 내용은 가장 압도적이었다. 신민혁은 원태인(삼성)에 이어 5회말 샌디에이고의 클린업 타순을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크로넨워스에게 과감하게 시속 83.4마일(시속 134.2㎞)의 슬라이더를 찔러 넣어 3루수 땅볼로 잡아내더니 마차도에게는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하이 패스트볼과 절묘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파울을 유도,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 0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했다. 이후 몸쪽으로 계속해 체인지업을 던져 마차도에게 몸쪽 공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줬고 5구째 직구와 비슷하게 가는 시속 84.2마일(시속 135.5㎞)의 슬라이더로 마차도의 방망이를 끌어냈다.
김하성은 신민혁의 공에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신민혁은 커터, 슬라이더, 포심 패스트볼을 섞어가며 빠르게 2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계속해서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상단을 노렸으나, 김하성의 방망이는 계속해서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결국 6구째 시속 88.1마일(시속 141.8㎞)의 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는 크게 헛돌았고 그대로 5회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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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왼쪽)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코리아'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서 헛스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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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왼쪽)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코리아'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
6회에도 인상적인 피칭이 이어졌다. 프로파를 상대로 1스트라이크 2볼에서 시속 82.5마일(시속 132.8㎞)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내더니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뜬 공 타구를 만들었다. 캄푸사노는 초구를 건드려 1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웨이드가 5구째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걷어 올린 공은 2루수 김혜성의 글러브로 향했다. 단 12개의 공으로 6회말이 삭제되는 순간이었다.
염강초(강서구리틀)-매향중-야탑고를 졸업한 신민혁은 2018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9순위로 NC에 지명된 우완 투수다.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대체 선수로 동행했다가 NC의 플레이오프 탈락 후 최종 엔트리 막차를 탔다.
2020년 1군에 데뷔해 102경기 20승 23패 평균자책점 4.46, 427⅓이닝 335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해만 해도 5월 한 달간 평균자책점 7.15를 기록 후 1군에서 말소되고 선발과 불펜을 오고 가는 등 안정감과 거리가 먼 투수였다.
그러나 지난해 포스트시즌 깜짝 호투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신민혁은 당시 에이스였던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를 대신해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날 신민혁은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NC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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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신민혁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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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신민혁이 KT와 2023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6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5차전에서는 4이닝 퍼펙트 포함 4⅓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으로 연이어 쾌투를 펼쳤다. 페디와 비슷한 투구 동작과 디딤발을 수정한 것이 효과적이었다는 뒷이야기가 공개되면서 '리틀 페디'라는 별명도 얻었다.
NC에 이어 국가대표에서 함께 배터리를 이룬 김형준(25)은 "(신)민혁이 장점이 체인지업인데,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니까 타자들이 공략이 안 되더라. 이상한 짓만 안 하고 하던 대로만 던지면 컨트롤이 좋아서 타자들이 쉽지 않다"고 혀를 내두른 바 있다.
김형준의 극찬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경기였다. 이날 신민혁의 최고 구속은 시속 89마일(시속 143.2㎞)에 불과했으나, 신민혁의 체인지업은 4번의 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슬라이더는 두 번의 헛스윙을 유도해 퍼펙트 피칭에 도움이 됐다.
첫 국가대표 경기였던 지난 APBC에서의 아쉬움도 완벽히 털어낸 피칭이었다. 신민혁은 지난해 11월 APBC에서 호주전 7회말 3번째 투수로 등판했으나, 단 한 개의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내야 안타와 볼넷만 내주고 강판당한 바 있다.
경기 전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오늘 경기를 해봐야겠지만, 재미있는 경기를 했으면 한다. 승리보다 창피를 안 당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대표팀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대등한 경기를 했으면 안 좋겠나. 참패는 안 당했으면 한다"고 웃었다. 앞선 원태인의 2이닝 무실점 투구에 이어 신민혁의 퍼펙트 피칭으로 완벽하게 샌디에이고의 흐름을 차단하면서 대표팀은 0-1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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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혁. /사진=NC 다이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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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혁이 11일 열린 APBC 대표팀과 상무 야구단의 연습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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