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길준영 기자] 팀 코리아 원태인(24)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크 쉴트 감독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원태인은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2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 코리아가 0-1로 지고 있는 3회말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선행주자를 잡았고 매니 마차도는 6구 승부 끝에 시속 76.9마일(123.8km)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하성에게는 안타를 맞았지만 쥬릭슨 프로파에게 6구 91.4마일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을 뺏어내며 실점 없이 위기를 벗어났다.
원태인은 4회 선두타자 루이스 캄푸사노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고 타일러 웨이드는 7구 78마일(약 125.5km)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후 잭슨 메릴의 안타와 잰더 보가츠의 볼넷으로 2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타티스 주니어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또 한 번 위기를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투구수 49구를 기록한 원태인은 5회 신민혁과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원태인의 호투를 지켜본 샌디에이고 마이크 쉴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좋았다. 문동주는 어깨를 잘 사용했고 첫 이닝 이후에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 번째 투수(원태인)도 대범하게 투구를 했다. 타티스 주니어도 '체인지업이 정말 좋더라.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이 계속 오늘 재밌는 야구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라며 원태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원태인이 삼진으로 잡아낸 타자 중에는 샌디에이고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 마차도가 있다. 마차도는 메이저리그 통산 1583경기 타율 2할7푼9리(6216타수 1737안타) 313홈런 944타점 914득점 88도루 OPS .829를 기록한 강타자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샌디에이고와 11년 3억5000만 달러(약 4662억원)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4삼진으로 침묵했다. 원태인은 마차도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원태인은 “게임을 하는 느낌으로 마운드에 올라갔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를 최대한 즐기고 싶었다. 그리고 진짜 체인지업으로 한 번 삼진을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실현이 돼서 기분이 좋았고 웃음이 나왔다”라고 마차도와의 맞대결을 되돌아봤다.
반대로 KBO리그에서 8타수 무안타로 완벽하게 막았던 김하성에게는 안타를 허용했다. 원태인은 “내가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안타를 맞은 것으로 기억한다. 직구가 정말 잘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편하게 치시더라. 원래도 좋은 선수지만 정말 더 좋은 선수가 됐다고 느꼈다. 지금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느꼈다”라고 말했다.
원태인은 지난 16일 다저스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글래스노 선수의 주무기가 커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가장 부족한 구종이다”라고 밝힌 원태인은 “어떻게 던지는지 물어봤는데 엄청 자세하게 알려주더라. 그래서 오늘 바로 실전에서 던져봤다.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도를 해봤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투구 밸런스에 대한 부분도 물어봤고 오늘 캐치볼을 하면서 응용을 해봤는데 다시 좋은 밸런스를 찾게 된 것 같다. 기사를 볼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라며 글래스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