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매치로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대결을 한다. LG는 18일 낮 12시7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와 역사적인 경기를 갖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LG의 염경엽 감독은 일찌감치 샌디에이고전 전략을 공개했다. 선발 투수는 임찬규를 낙점했다. 외국인 투수 켈리와 엔스는 배제했다.
염경엽 감독은 샌디에이고 상대로 “기본적으로 국내 투수로 싸우려는 생각이다. 그냥 자존심이다. 투수는 야구 경기에 있어서 상징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경기하는데, 외국인 투수가 던지면 별로 의미가 없지 않나. 오스틴(타자)은 할 수 없이 나가야 되는거고, 투수 만큼은 국내 투수로 하려 했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해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성적을 냈다. KBO리그 토종 투수로는 다승 1위, 전체 3위였다. 시즌 후 FA를 신청한 임찬규는 LG와 4년 최대 50억 원(보장액 26억 원, 인센티브 24억 원)에 계약했다.
샌디에이고전 선발 통보를 받은 임찬규는 “솔직히 말하면 일본 야구는 좀 봐서 아는데, 메이저리그는 잘 안 봐서 샌디에이고 선수들을 잘 모른다. 마차도는 안다. 우리팀 오스틴이라고 생각하고 던지겠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이 지난해 141km였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잘 구사한다. 커브는 110km대다.
염경엽 감독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임찬규의 느린 공을 못 칠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찬규 커브를 보면 (느려서) 미칠거다. 그러다가 직구를 던지면 155km처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임찬규는 “더 살살 한 번 던져보겠다.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느린 공을 한번 봐야 한다”고 위트있게 말했다.
임찬규의 느린 변화구가 주무기라면,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로 예고된 딜런 시즈는 알아주는 강속구 투수다.
시즈는 서울 시리즈에 앞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샌디에이고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14일 시즈를 영입하기 위해 MLB파이프라인 팀내 유망주 5위인 우완투수 드루 소프, 7위 외야수 사무엘 자발라, 8위 우완투수 하이로 이리아르테 그리고 우완 투수 스티븐 윌슨을 화이트삭스로 떠나보냈다. 윌슨은 지난 시즌 52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한 불펜 필승조 투수.
2021년 32경기 13승 7패 평균자책점 3.91, 탈삼진 226개를 기록하며 1선발급 투수로 도약했다. 2022년 32경기 14승 8패 평균자책점 2.20 탈삼진 227개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개막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고, 33경기 7승 9패 평균자책점 4.58, 탈삼진 214개를 기록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155km 파이어볼러다.
오프 시즌 화이트삭스는 시즈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놨고, 뉴욕 양키스 등에서도 관심을 가졌으나 샌디에이고가 유망주 패키지를 내주며 영입에 성공했다.
시즈는 14일 트레이드되자마자, 짐을 챙겨 한국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그러나 여권을 찾지 못해 한바탕 소동을 벌였고 가까스로 14일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미 전세기를 타고 이동한 샌디에이고 선수단과 동행하지 못해 혼자 따로 한국에 입국했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시즈는 이전 시범경기에서 61구 정도 던졌다. 3이닝 정도 던질 계획인데, 몸 상태가 좋아서 더 많이 던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즈는 17일 고척돔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해 샌디에이고 트레이드와 서울시리즈에 관한 소감을 말했다. 그는 “새로운 팀 동료들이 매우 환대해줬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줬다”며 “지금 컨디션은 좋다. 시차적응을 하면서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 나의 리듬과 밸런스를 잘 유지하고, 내 기량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는 17일 고척돔에서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 ‘팀 코리아’와 맞붙어 1-0으로 승리했다.
대표팀 선발 문동주가 1회 제구 난조로 볼넷 3개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이후 삼진과 내야 뜬공으로 2아웃을 잡았으나 폭투로 1점을 허용했다. 이후 원태인, 신민혁, 정해영, 최준용이 릴레이로 던지며 추가 실점 없이 막아냈다.
그런데 대표팀 타자들이 샌디에이고 투수들 상대로 1점도 뽑지 못했다. 9회 노시환의 안타와 문보경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는데,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강공을 하겠다는 말을 지켜 희생번트 없이 타자에게 강공을 맡겼다. 박성한이 내야 뜬공 아웃, 최지훈이 병살타로 0-1로 끝났다.
LG 타선은 KBO리그 젊은 타자들 위주로 뽑은 대표팀과는 다르다. 국가대표급 테이블 세터 박해민-홍창기, 지난해 리그에서 타율 3할-20홈런-95타점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타자 오스틴이 4번타자로 나선다. 베테랑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홈런 2방과 함께 타율 3할8푼9리(2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 박동원 등 타선을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다. 3루수 문보경이 대표팀으로 출전해 주전 1명만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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