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개막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캡틴이자 타선의 기둥인 외야수 나성범(36)이 오른쪽 햄스트링 손상으로 개막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4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사태가 발생했다. 3회말 공격에서 2루주자로 3루까지 진출하다 오른쪽 허벅지에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바로 교체됐고 18일 오후 전남대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햄스트링 손상 판정이었다. 개막을 닷새 앞두고 이탈했다. 2년 연속 개막전 불발이다. 작년에도 3월 WBC대회에서 왼 종아리 근막손상 부상을 입어 개막부터 6월 중순까지 공백을 빚었다. 9월에는 경기중 2루에서 3루까지 뛰다 햄스트링 손상으로 10~12주 판정을 받고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에도 똑같은 부위에 재발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크다. 2주후 재검진을 받아야 정확한 완치기간과 복귀 시점을 결정한다. 그때까지는 실전은 물론 타격과 러닝 등 모든 훈련을 중단한다. 다시 몸을 만들고 실전감각 회복 기간까지 고려하면 상당 기간의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막을 코 앞에 앞두고 나성범의 부상 이탈은 충격파가 크다. 공격과 수비에 걸쳐 우승 전력이 뿌리채 흔들리는 위기 상황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생각하지 못한 초대형 악재를 만난 신임 이범호 감독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포의 복귀까지 공백을 최소화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나성범은 타선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의 40도루 트리오를 전면에 배치하고 나성범 소크라테스 최형우의 중심타선을 뒤에 붙이고 김선빈 김태군(한준수) 이우성으로 이어지는 초강력 타선을 구상했다. "단 한 명도 쉽게 지나갈 타자가 없다"는 경계도 받았다. 나성범은 핵 타선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작년 OPS 1.098의 해결사가 갑자기 빠지면서 파괴력이 현격하게 떨어졌다. 일단 최형우와 소크라테스의 분발이 필요해졌다. 장타력이 좋아진 김도영을 비롯해 황대인과 이우성 등 중장거리 타자들도 힘을 보태야 한다. 벌크업에 성공한 최원준의 활약도 더욱 절실해졌다. 모두가 십시일반으로 나서야 하는 형국이다.
수비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 감독은 좌익수 소크라테스, 중견수 최원준, 우익수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외야진을 구축했다. 나성범이 빠지면서 우익수 대안이 필요해졌다. 외야 백업요원 이창진을 비롯해 고종욱과 김호령까지 폭넓게 기용할 수 밖에 없다. 작년에는 이창진과 이우성, 고종욱을 번갈아 기용하며 나성범의 빈자리를 메웠다.
1루수 이우성을 외야수로 복귀 가능성도 주목받느다. 작년 11월 마무리 캠프부터 5개월 동안 각고의 노력을 펼친 끝에 1루수로 안착했다. 외야진 포화 상태와 1루수 리스크를 동시에 해결하는 한 수라는 평가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비상 상황이 발생해 외야수 이우성의 힘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마침 작년 부진했던 1루수 황대인이 시범경기에서 3홈런을 터트리며 재기 가능성을 높였다.
따라서 황대인을 주전 1루수로 기용하고 2루는 물론 1루 백업도 가능한 베테랑 서건창이 뒤를 받치는 그림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최상의 해결책은 나성범의 조기 복귀이다. 어떤 대안을 마련해도 나성범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울 수 없다. 2주후 재검진에서 희망적인 판단이 나오는 것이 으뜸 시나리오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