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이후광 기자] 두산 베어스의 특급 신인 김택연이 성인 국가대표팀 데뷔전에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제대로 놀라게 했다.
김택연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의 스페셜게임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김택연은 2-4로 뒤진 6회말 오원석에 이어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투구는 강렬하고 대담했다. 메이저리그 수준급 타자로 평가받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제임스 아웃맨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김택연은 에르난데스를 만나 직구와 커브로 1B-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5구째 93.7마일(150km) 포심패스트볼을 한가운데에 뿌려 헛스윙을 유도했다.
아웃맨 상대로는 잠시 제구가 흔들리며 볼 3개를 연달아 던졌지만 금세 풀카운트를 만든 뒤 6구째 92.5마일(148km) 포심패스트볼을 다시 가운데에 과감히 뿌려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김택연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와 교체됐고, 관중들의 열렬한 환호성과 함께 더그아웃으로 퇴장했다. 새로운 국가대표 유망주의 탄생을 알린 순간이었다.
적장이자 메이저리그 명장인 데이브 로버츠 감독 또한 김택연의 투구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한국선수 가운데 인상적인 선수를 1명 꼽아달라는 질문에 “우완투수 1명이 있었는데 아웃맨이 말하기를 정말 멋진 피칭을 했다고 하더라. 스트라이크존 상위 부분에서 강속구를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팔을 정말 잘 쓰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라고 김택연을 높이 평가했다.
인천고 출신의 김택연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시범경기에서 정철원과 마무리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인답지 않게 배짱 있는 투구를 펼치며 시범경기 3경기 2세이브 평균자책점 0(3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이에 힘입어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강으로 꼽히는 다저스를 상대할 기회를 얻었다.
김택연 뿐만이 아니었다. 로버츠 감독은 “한국에 좌우할 것 없이 팔을 잘 쓰는 선수가 많았다. 전 세계적으로 훌륭한 선수가 많지 않나. 한국에 와서 훌륭한 선수가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우리 상대로 경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고 바라봤다.
한국의 K-응원 문화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로버츠 감독은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응원을 하더라. 경기가 끝난 지도 모를 정도였다. 정말 훌륭했다”라며 “다른 야구문화를 체험할 기회가 사실 없다. 좌측과 우측에서 각각 응원전이 펼쳐졌는데 아주 다른 모습이었고 훌륭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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