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왼손타자들이 많아서...".
KIA 타이거즈의 2024 프로야구 개막 엔트리에 신인의 자리는 없는 듯 하다. 지난 2월 호주 캔버라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신인 가운데 2명이 이름을 올린 바 있다. 1라운드에 낙점한 우완 조대현과 7라운드 사이드암 김민주였다. 조대현은 오키나와에서 도중 귀국했고 김민주는 캠프를 완주했다. 김민주는 시범경기까지 1군을 지키며 경쟁력을 보였다.
캔버라 캠프 첫 실전에서 타자 3명을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관심을 모았다. 일본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1이닝을 삭제하는 위력을 보였다. 145km가 넘는 강속구에 왼타자 무릎으로 파고드는 예리한 슬라이더가 돋보였다.
마운드에 올라가 도망가지 않는 투구를 펼쳤다. 이범호 감독이 "야구는 나이로 하는 게 아니다. 훈련이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 등은 다른 투수들이 본받아야 한다, 성장하는 선수들이 꼭 배워야 하는 투수이다"며 자세와 태도를 극찬했다. 캠프에서는 체인지업까지 배워 개막 엔트리에 도전장을 냈다.
시범경기에서도 쾌조의 출발을 했다. 9일 NC 다이노스와의 창원경기에서 두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제몫을 했다. 그러나 두 번째 등판이 힘겨웠다. 12일 한화 대전경기에서 선발 장민기가 제구난조로 1회에 대량실점하면 무너졌다. 갑자기 몸을 풀고 등판하느라 제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안타와 볼넷이 이어지며 힘겹게 1회를 마쳤다. 그래도 다음 이닝은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안정감을 보였다. 이날 성적은 1⅔이닝 2안타와 3볼넷 2실점. 17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는 중간투수로 나섰으나 2안타 1볼넷을 허용하고 2실점했다. 강현우에게 6회 투런홈런을 맞은 것이 뼈아팠다.
이범호 감독은 "민주를 놓고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개막전 상대 키움과 다음상대 롯데까지 5경기가 중요하다. 왼손타자들이 많아 사이드암 보다는 왼손 투수를 활용하자는 분위기였다. 신인을 개막 엔트리에 넣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초반에 흔들려 멘탈이 무너지면 1년을 갈 수 있다. 신인들에게는 출전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적당한 시기에 부르겠다는 말이었다.
일단 1주일 동안은 사이드암 김민주 대신 왼손불펜 요원을 가동하게 된다. 필승조 임기영과 멀티이닝이 가능한 윤중현 등 사이드암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은 점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김민주는 이미 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만큼 1군 활용 전력이다. 사령탑의 눈도장도 받았다. 2군에서 구위를 끌어올리며 1군 마운드에 힘을 보태는 전력으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데뷔 시기가 좀 늦을 뿐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