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길준영 기자]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6)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충격적인 부진을 겪었다.
야마모토는 지난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1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2탈삼진 5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1회초 선두타자 잰더 보가츠에게 초구 시속 96.6마일(155.5km) 포심을 던졌다가 안타를 맞은 야마모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2타점 3루타를 얻어맞으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매니 마차도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3루 위기가 이어진 야마모토는 김하성에게 5구째 95.4마일(153.5km) 포심을 던졌다가 1타점 희생플라이를 맞아 추가점을 내줬다. 쥬릭슨 프로파 타석에는 폭투로 다시 주자를 득점권까지 진루시켰지만 6구 91.2마일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캄푸사노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고 뒤이어 타일러 웨이드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5점째를 헌납했다. 신인 잭슨 메릴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힘겹게 1회를 끝냈다.
야마모토는 다저스가 1-5로 지고 있는 2회 마이클 그로브와 교체되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투구수는 43구를 기록했고 포심(14구), 커터(11구), 커브(10구), 스플리터(8구)를 구사했다. 최고 구속은 96.6마일(155.5km)까지 나왔고 포심 평균 구속 95.4마일(153.5km)을 기록했지만 샌디에이고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다저스는 야마모토가 리드를 내준 이후 샌디에이고와 난타전을 벌이며 꾸준히 추격했지만 결국 11-15로 패해 서울 시리즈를 1승 1패로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172경기(897이닝) 70승 29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한 야마모토는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에이스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에는 23경기(164이닝)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3 169탈삼진을 기록하며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달성하는 동시에 3년 연속 사와무라상과 퍼시픽리그 MVP를 차지했다. 지난해 일본시리즈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한 야마모토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고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352억원) 계약을 맺으며 게릿 콜(양키스, 9년 3억2400만 달러)을 넘어서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대 계약 신기록을 달성했다.
역대급 계약을 맺으며 큰 기대를 모은 야마모토는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 3경기(9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8.38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텍사스전에서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지만 지난 7일 화이트삭스전에서는 3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14일 시애틀전에서도 4⅔이닝 8피안타 1볼넷 7탈삼진 4실점 패전으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역대 투수 최대계약을 맺은만큼 야마모토가 올 시즌 곧바로 에이스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다. 서울 시리즈에서는 타일러 글래스노에 이어 2차전 선발투수로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요시노부는 기대를 하고 있다. 60~90구 정도를 던질 것이다. 파드리스 라인업을 보면 타자들이 화려하다. 요시노부에게 몇 가지 어려운 장애물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감정적인 부분에서 큰 동요는 없을 것 같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이라서 집중을 해줄 것이다”라며 야마모토에게 믿음을 보냈다. 야마모토 역시 “시범경기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냥 시범경기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개막 시리즈 준비는 확실하게 되어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로버츠 감독이 제시한 60구는 커녕 43구를 던지는데 그쳤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야마모토의 구위가 문제는 아니었다. 커맨드가 부족했다. 전체적인 커리어를 봤을 때 야마모토의 모습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다시 커맨드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금방 회복할 수 있는 선수라 생각한다. 야마모토를 향해 많은 기대가 있었고, 흥분됐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투구였기 때문에 1회 첫 안타가 조금 충격이 됐을 수도 있다. 다음 경기에 더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라며 야마모토의 반등을 기대했다.
야마모토는 “처음 시작부터 좋지 못했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오늘 경기를 되돌아본 뒤 분위기를 바꿔 다음 경기에 임하겠다. 세트 포지션에 들어간 뒤 투구가 굉장히 흔들렸다. 수정해야 할 포인트를 확실하게 알고 있다.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에게 조언을 받으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최고 에이스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기대했던 일본매체들도 충격에 빠졌다. 일본매체 데일리스포츠는 “다저스 야마모토가 메이저리그 첫 등판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2실점을 했다. 결국 1회 5실점 KO를 당하며 첫 패배를 기록했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은 매우 길다”라고 말한 야마모토는 “앞으로 열심히 좋은 피칭을 해서 팀에 공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남은 시즌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