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광주=김동윤 기자]
"신인은 강하게 키울 필요가 없어요. 그때도 강하게 키우려는 게 아니라 넣을 선수가 없어서 내보낸 건데...."
신인의 프로 데뷔 첫 등판이 무사만루 위기인 건 사령탑으로서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택지였다. 그렇게 마련된 최악의 상황에서도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신인의 깜짝 호투에 '베테랑'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도 놀랐다.
김태형 감독은 26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방문 경기를 앞두고 "전미르 퍼포먼스가 좋다. 마운드에서 움직임이나 보여준 모습이 그정도면 됐다 싶었다"고 호평을 내놓았다.
지난 주말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개막 2연전은 김태형 감독에게 있어 2년 만에 현장 복귀전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 베어스의 사령탑을 맡아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을 이끌었다. 2023년 한 시즌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다 롯데와 지난해 10월 계약기간 3년, 총액 24억 원의 계약을 맺고 감독으로 돌아왔다.
시작은 2연패로 좋진 않았다. 특히 24일 경기는 0-6으로 8회까지 끌려가다가 9회 6득점 빅이닝으로 간신히 동점을 만들었으나,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이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아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몇 가지 소득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신인 전미르의 1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였다. 본리초-협성경복중-경북고를 졸업한 전미르는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우완 투수다. 경북고 시절부터 투·타 겸업으로 '전타니(전미르+오타니 쇼헤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롯데에 입단해서는 투수에만 전념하기로 했으나, 시범경기 4경기(4이닝) 7피안타 3볼넷 4탈삼진, 평균자책점 9.00으로 좋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그런 전미르를 신뢰해 개막 엔트리에 넣었고 신인의 프로 첫 등판은 예상 밖의 상황에서 펼쳐졌다. 롯데가 0-5로 쫓기고 있는 8회말, 우완 사이드암 우강훈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우강훈은 고명준, 안상현에게 연속해 볼넷을 내주고 이지영을 맞히면서 순식간에 롯데를 무사 만루 위기에 빠트렸다.
이때의 상황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우)강훈이가 스트라이크와 비슷한 공이 볼이 되니 흔들린 것 같다. 그때 던질 투수가 없어서 전미르가 등판했다"고 설명했다.
전미르는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롯데 팬들을 설레게 했다. 최지훈의 타석에서 폭투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침착하게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져 최지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성한에게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줘 다시 만루 위기에 놓였으나, 이어지는 강타자 최정과 하재훈을 상대로도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신인의 괴물 같은 활약에 힘입어 롯데는 9회초 대거 6점을 올릴 수 있었다.
김태형 감독도 전미르의 배짱을 높이 평가했다. 김 감독은 "전미르의 슬라이더와 커브 모두 좋았다. 공 각도도 괜찮고 힘이 있어 볼 카운트를 잡을 줄 안다. 구속이 시범경기 때보다 더 나오는데 오버 페이스만 하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다. 욕심을 더 부릴 수도 있지만, 지금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난 원래 신인은 강하게 키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든 신인이 자신 있게 던지려면 조금 더 편안한 상황이어야 된다고 본다"면서도 "확실히 마운드에서 배짱이 있어 보였다. 물론 상황이 안 좋아졌을 때 대처 능력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좋은 멘털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상황(24일 경기)으로 보고 이제 전미르를 어떻게 써도 되겠다는 구상이 나온 것 같다"고 힘을 실어줬다.
한편 롯데는 황성빈(중견수)-고승민(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노진혁(유격수)-정훈(1루수)-김민성(3루수)-유강남(포수)-박승욱(2루수)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찰리 반즈.
이에 맞서는 KIA는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이우성(우익수)-이창진(좌익수)-김태군(포수)-서건창(1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좌완 투수 양현종.
광주=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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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르. /사진=롯데 자이언츠 |
신인의 프로 데뷔 첫 등판이 무사만루 위기인 건 사령탑으로서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택지였다. 그렇게 마련된 최악의 상황에서도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신인의 깜짝 호투에 '베테랑'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도 놀랐다.
김태형 감독은 26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방문 경기를 앞두고 "전미르 퍼포먼스가 좋다. 마운드에서 움직임이나 보여준 모습이 그정도면 됐다 싶었다"고 호평을 내놓았다.
지난 주말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개막 2연전은 김태형 감독에게 있어 2년 만에 현장 복귀전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 베어스의 사령탑을 맡아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을 이끌었다. 2023년 한 시즌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다 롯데와 지난해 10월 계약기간 3년, 총액 24억 원의 계약을 맺고 감독으로 돌아왔다.
시작은 2연패로 좋진 않았다. 특히 24일 경기는 0-6으로 8회까지 끌려가다가 9회 6득점 빅이닝으로 간신히 동점을 만들었으나,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이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아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몇 가지 소득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신인 전미르의 1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였다. 본리초-협성경복중-경북고를 졸업한 전미르는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우완 투수다. 경북고 시절부터 투·타 겸업으로 '전타니(전미르+오타니 쇼헤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롯데에 입단해서는 투수에만 전념하기로 했으나, 시범경기 4경기(4이닝) 7피안타 3볼넷 4탈삼진, 평균자책점 9.00으로 좋지 않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 |
김태형 감독은 그런 전미르를 신뢰해 개막 엔트리에 넣었고 신인의 프로 첫 등판은 예상 밖의 상황에서 펼쳐졌다. 롯데가 0-5로 쫓기고 있는 8회말, 우완 사이드암 우강훈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우강훈은 고명준, 안상현에게 연속해 볼넷을 내주고 이지영을 맞히면서 순식간에 롯데를 무사 만루 위기에 빠트렸다.
이때의 상황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우)강훈이가 스트라이크와 비슷한 공이 볼이 되니 흔들린 것 같다. 그때 던질 투수가 없어서 전미르가 등판했다"고 설명했다.
전미르는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롯데 팬들을 설레게 했다. 최지훈의 타석에서 폭투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침착하게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져 최지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성한에게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줘 다시 만루 위기에 놓였으나, 이어지는 강타자 최정과 하재훈을 상대로도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신인의 괴물 같은 활약에 힘입어 롯데는 9회초 대거 6점을 올릴 수 있었다.
김태형 감독도 전미르의 배짱을 높이 평가했다. 김 감독은 "전미르의 슬라이더와 커브 모두 좋았다. 공 각도도 괜찮고 힘이 있어 볼 카운트를 잡을 줄 안다. 구속이 시범경기 때보다 더 나오는데 오버 페이스만 하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다. 욕심을 더 부릴 수도 있지만, 지금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난 원래 신인은 강하게 키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든 신인이 자신 있게 던지려면 조금 더 편안한 상황이어야 된다고 본다"면서도 "확실히 마운드에서 배짱이 있어 보였다. 물론 상황이 안 좋아졌을 때 대처 능력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좋은 멘털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상황(24일 경기)으로 보고 이제 전미르를 어떻게 써도 되겠다는 구상이 나온 것 같다"고 힘을 실어줬다.
한편 롯데는 황성빈(중견수)-고승민(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노진혁(유격수)-정훈(1루수)-김민성(3루수)-유강남(포수)-박승욱(2루수)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찰리 반즈.
이에 맞서는 KIA는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이우성(우익수)-이창진(좌익수)-김태군(포수)-서건창(1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좌완 투수 양현종.
광주=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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