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광주=김동윤 기자]
한국시리즈 우승 3회 경력의 감독을 사령탑으로 데려온 롯데 자이언츠가 개막 4연패에 빠졌다. 특히 빅터 레이예스(30) 외에 흐름을 바꿔줄 타자가 없는 답답한 타선은 김태형(57) 감독의 라인업 구상도 골머리를 앓게 했다.
지난해 10월 롯데가 김태형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총액 24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2024시즌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다. 김 감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 베어스의 사령탑을 맡아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을 이끌었던 명장. 뚝심 있는 경기 운영과 엄격한 선수단 관리로 어느덧 또다시 6년째 가을야구를 가지 못하고 있는 롯데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적임자로 여겨졌다.
생각보다 출발이 더디다. 시범경기에서는 3승 5패로 리그 8위에 그쳤고, 정규 시즌 4연패 기간 팀 타율 0.225(리그 7위), 평균자책점 5.34(8위)로 투·타 모두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마운드는 찬찬히 살펴보면 기대할 구석이 있었다. 선발 투수들이 갑작스럽게 무너진 가운데서도 끝까지 버텨냈고, 불펜에서도 전미르(19), 최준용(25) 등 위력적인 구위로 희망적인 요소가 보였다.
26일, 27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이 대표적이었다. 올 시즌 우승 후보로 불리는 KIA를 상대로 26일 롯데는 1-2로 아쉽게 패했다. 선발 투수 찰리 반즈는 6이닝 1실점 호투로 이범호 KIA 감독도 혀를 내두르게 했다. 이후 등판한 최준용과 전미르도 무실점 피칭으로 접전을 이어갔다. 27일 경기에서는 선발 나균안이 1회 계속된 수비 실책으로 인해 6실점(3자책점)을 했음에도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불펜 혹사를 막았다.
하지만 타선이 아쉬웠다. 롯데는 2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9회 초 6득점 빅이닝을 선보인 바 있다. 그뿐이었다. 그 9회를 제외한 나머지 이닝에선 35이닝에서 6점을 뽑는 데 그쳤다. 무득점 이닝만 30이닝에 달한다. 리그 꼴찌의 득점권 타율(0.162)이 이유였다. 정규 시즌 돌입 전 발생한 김민석(20), 한동희(25) 등 기대주들의 부상이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런 가운데 유일하게 매 경기 꾸준한 타격과 인상적인 타구를 보내주는 선수가 새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였다.
지난해 12월 롯데와 보장액 70만 달러, 인센티브 25만 달러 포함 총액 95만 달러에 계약한 레이예스는 전형적인 거포는 아니었다. 영입 당시 롯데도 "레이예스는 간결한 스윙을 바탕으로 컨택 능력과 강한 타구 생산이 돋보이는 타자"로 소개했다.
하지만 본인의 강점을 바탕으로 기대 이상의 펀치력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4일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 12일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에서도 우천 취소로 기록은 사라졌지만, 비거리 130m의 솔로포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17일 사직 한화이글스전에서는 류현진을 상대로 대형 파울 타구와 함께 2안타로 기대감을 높였다.
24일 롯데의 정규시즌 유일한 빅이닝 때도 동점 투런포로 0-6으로 지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던 선수가 레이예스였다. 개막 4경기 동안 레이예스의 타율은 0.438(16타수 7안타)에 장타율은 무려 0.625에 달한다.
이처럼 뜨거운 레이예스를 저조한 득점권 타율 개선을 위해 4번에 배치할 법도 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속사정도 조금은 씁쓸했다. 김 감독은 "아직은 레이예스가 3번이란 생각은 변함없다. (현재로선) 레이예스 앞에 주자가 나가냐 안 나가냐가 문제다. 4번에 배치하면 선두 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어 아직은 3번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롯데에서는 3할 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가 레이예스뿐이다. 고승민이 4경기 타율 0.294(17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 OPS 0.956, 윤동희가 출루율 4할을 기록 중일 뿐, 현재 다른 타자들은 루상에 나가는 것도 버거워하고 있다. 레이예스, 고승민 다음가는 OPS를 기록 중인 것이 0.633의 유강남인 현실이 말해준다. 그렇다 보니 상대 투수들은 레이예스 말고는 딱히 정면 승부를 피할 이유가 없다.
물론 지금의 타격 부진이 계속되리라 보긴 어렵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고 특정 계기로 살아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그 시기가 조금 더 빨라졌으면 하는 것이 팬들의 바람이다.
김 감독도 이러한 점을 이해하면서 요원한 첫 승에도 "(많은 승리 안겨주겠다는) 선수들 각오가 상당했는데 나중에 얼마나 이기려는지 모르겠다"고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광주=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롯데의 빅터 레이예스가 26일 광주 KIA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
지난해 10월 롯데가 김태형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총액 24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2024시즌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다. 김 감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 베어스의 사령탑을 맡아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을 이끌었던 명장. 뚝심 있는 경기 운영과 엄격한 선수단 관리로 어느덧 또다시 6년째 가을야구를 가지 못하고 있는 롯데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적임자로 여겨졌다.
생각보다 출발이 더디다. 시범경기에서는 3승 5패로 리그 8위에 그쳤고, 정규 시즌 4연패 기간 팀 타율 0.225(리그 7위), 평균자책점 5.34(8위)로 투·타 모두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마운드는 찬찬히 살펴보면 기대할 구석이 있었다. 선발 투수들이 갑작스럽게 무너진 가운데서도 끝까지 버텨냈고, 불펜에서도 전미르(19), 최준용(25) 등 위력적인 구위로 희망적인 요소가 보였다.
26일, 27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이 대표적이었다. 올 시즌 우승 후보로 불리는 KIA를 상대로 26일 롯데는 1-2로 아쉽게 패했다. 선발 투수 찰리 반즈는 6이닝 1실점 호투로 이범호 KIA 감독도 혀를 내두르게 했다. 이후 등판한 최준용과 전미르도 무실점 피칭으로 접전을 이어갔다. 27일 경기에서는 선발 나균안이 1회 계속된 수비 실책으로 인해 6실점(3자책점)을 했음에도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불펜 혹사를 막았다.
하지만 타선이 아쉬웠다. 롯데는 2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9회 초 6득점 빅이닝을 선보인 바 있다. 그뿐이었다. 그 9회를 제외한 나머지 이닝에선 35이닝에서 6점을 뽑는 데 그쳤다. 무득점 이닝만 30이닝에 달한다. 리그 꼴찌의 득점권 타율(0.162)이 이유였다. 정규 시즌 돌입 전 발생한 김민석(20), 한동희(25) 등 기대주들의 부상이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빅터 레이예스. /사진=롯데 자이언츠 |
그런 가운데 유일하게 매 경기 꾸준한 타격과 인상적인 타구를 보내주는 선수가 새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였다.
지난해 12월 롯데와 보장액 70만 달러, 인센티브 25만 달러 포함 총액 95만 달러에 계약한 레이예스는 전형적인 거포는 아니었다. 영입 당시 롯데도 "레이예스는 간결한 스윙을 바탕으로 컨택 능력과 강한 타구 생산이 돋보이는 타자"로 소개했다.
하지만 본인의 강점을 바탕으로 기대 이상의 펀치력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4일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 12일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에서도 우천 취소로 기록은 사라졌지만, 비거리 130m의 솔로포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17일 사직 한화이글스전에서는 류현진을 상대로 대형 파울 타구와 함께 2안타로 기대감을 높였다.
24일 롯데의 정규시즌 유일한 빅이닝 때도 동점 투런포로 0-6으로 지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던 선수가 레이예스였다. 개막 4경기 동안 레이예스의 타율은 0.438(16타수 7안타)에 장타율은 무려 0.625에 달한다.
이처럼 뜨거운 레이예스를 저조한 득점권 타율 개선을 위해 4번에 배치할 법도 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속사정도 조금은 씁쓸했다. 김 감독은 "아직은 레이예스가 3번이란 생각은 변함없다. (현재로선) 레이예스 앞에 주자가 나가냐 안 나가냐가 문제다. 4번에 배치하면 선두 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어 아직은 3번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롯데에서는 3할 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가 레이예스뿐이다. 고승민이 4경기 타율 0.294(17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 OPS 0.956, 윤동희가 출루율 4할을 기록 중일 뿐, 현재 다른 타자들은 루상에 나가는 것도 버거워하고 있다. 레이예스, 고승민 다음가는 OPS를 기록 중인 것이 0.633의 유강남인 현실이 말해준다. 그렇다 보니 상대 투수들은 레이예스 말고는 딱히 정면 승부를 피할 이유가 없다.
물론 지금의 타격 부진이 계속되리라 보긴 어렵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고 특정 계기로 살아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그 시기가 조금 더 빨라졌으면 하는 것이 팬들의 바람이다.
김 감독도 이러한 점을 이해하면서 요원한 첫 승에도 "(많은 승리 안겨주겠다는) 선수들 각오가 상당했는데 나중에 얼마나 이기려는지 모르겠다"고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광주=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