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잠실 라이벌을 상대로 2연승을 거뒀을 때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대구 원정이 스윕패로 마무리될 줄. 순번 상 1, 2, 3선발이 차례로 나설 차례였는데 외국인 원투펀치가 나란히 부상 이탈하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3번째 맞대결에서 2-5로 패하며 주중 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믿었던 토종 에이스 곽빈의 초반 대량실점이 뼈아팠다. 1회부터 선두 김지찬의 내야안타와 도루로 무사 2루에 처한 가운데 구자욱 상대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데이비드 맥키넌, 김영웅의 연속 볼넷으로 이어진 만루에서 이성규에게 2타점 2루타, 김현준을 만나 희생플라이를 연달아 허용했다.
곽빈은 0-4로 뒤진 3회 1사 후 김영웅 상대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승기를 내줬고, 5이닝 101구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삼진을 무려 7개나 잡았지만 볼넷 또한 5개를 내주며 5경기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6.18 부진에 빠졌다.
두산은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것처럼 보였다. 작년 5승 11패로 부진했던 챔피언 LG 상대로 곽빈, 이영하, 김동주 등 로테이션 하위 순번이 나섰지만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5할 승률 승패마진을 –2로 좁힘과 동시에 공동 5위 LG, 한화를 0.5경기 차이로 추격한 두산이었다. 이후 삼성과의 대구 시리즈는 두산이 자랑하는 외인 원투펀치가 나설 터라 순위 상승을 향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그러나 두산은 16일 삼성과의 첫 맞대결 선발투수로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아닌 이름도 생소한 박소준을 예고했다. 알칸타라가 16일 경기를 준비하던 도중 우측 팔에 피로감을 느껴 등판이 불발된 것. 두산 관계자는 “관리 차원에서 엔트리 말소 없이 한 턴을 거르기로 했다. 현재 21일 선발 등판을 맞춰 준비 중이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알칸타라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21년 10월 22일 인천 SSG전 이후 90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박소준. 이변은 없었다. 삼성 타선 상대로 4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두산은 그렇게 첫 경기를 5-7로 내줬다.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둘째 날 출격 예정이었던 2선발 브랜든 와델이 경기 개시 약 2시간을 앞두고 허리 부상을 호소하며 선발 등판이 취소됐다. 브랜든은 급히 상경해 서울에서 MRI 촬영을 실시했고, 허리 근육 긴장으로 인한 통증 소견을 받으며 1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두산은 17일 브랜든 대신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호준을 내세웠지만 1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2사구 5실점 조기 강판과 함께 패전투수가 됐다. 2차전은 2-9 완패였다.
두산은 2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곽빈마저 삼성 타선의 화력을 견디지 못했고, 3일 인천 SSG전 이후 약 2주 만에 3연패 수렁에 빠졌다.
한때 5위 그 이상을 바라봤던 두산은 3경기 만에 시즌 9승 14패 8위로 떨어지며 2연승을 거둔 9위 KT에 2경기 차이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시즌 초반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상 이탈이라는 악재를 맞이한 두산이 큰 위기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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