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지난해보다 정확성과 파괴력 모두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기대감이 든다. 쭉쭉 뻗어가는 타구를 보면 사이다를 마신 듯 시원한 느낌이 든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
물금고를 졸업한 뒤 2022년 삼성에 입단한 김영웅은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써가고 있다. 18일 현재 타율 3할2푼1리(81타수 26안타) 5홈런 14타점 10득점을 기록 중이다. OPS는 0.957에 이른다. 한 시즌 최다 안타, 홈런, 타점, 모두 자신의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타 구단 관계자들은 폭풍 성장세를 보이는 김영웅을 경계하면서도 새로운 해결사를 얻게 된 삼성을 부러워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던 김영웅은 올 시즌 데뷔 3년 차를 맞아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겨우내 열심히 준비해 왔다.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며 근육량을 확 늘렸다. “방망이 칠 때나 공 던질 때 확실히 힘이 좋아졌고 스피드도 향상된 게 느껴진다”는 김영웅의 말이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이며 최하늘, 좌완 이승현(이상 투수)과 함께 MVP로 선정됐다. 박진만 감독은 “전체적인 기량이 발전했다. 특히 수비적인 측면에서 안정감이 보인다. 타격 기술 및 경기 대처 능력 등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좋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이재현이 1군 무대에 복귀하기 전까지 주전 유격수로서 출장 기회를 보장받으며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재현이 돌아온 뒤 핫코너로 수비 위치를 옮기며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에 앞장서고 있다.
김영웅은 “많은 타석에 들어서면서 여유가 생겼다”면서 “아직 시즌 초반이다. 만족하면 (좋은 흐름이) 멈출 것 같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격수에서 3루수로 수비 위치를 옮긴 아쉬움은 없을까. 김영웅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이)재현이가 워낙 수비가 뛰어나다”면서 “재현이도 잘하고 저도 잘하면 수비 위치에 상관없이 서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웅은 지난 18일 대구 두산전에서 시즌 5호 아치를 그렸다. 4-0으로 앞선 3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 중인 두산 선발 곽빈에게서 비거리 130m 짜리 우월 솔로 아치를 빼앗았다.
그는 “(구)자욱이 형이 항상 투 볼이 되면 볼넷으로 나가려고 하지 말고 그냥 치라고 말씀해 주셔서 자신 있게 휘두르고 있다. 자욱이 형이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큰 힘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또 “장타보다 정타가 더 좋다. 그렇기 때문에 장타에 대한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