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원태인(24)이 치열한 투수전의 승자가 됐다. 데뷔 첫 패전을 안았지만 멋진 투구를 선보인 후배 황준서(19·한화 이글스)를 치켜세우며 선배의 품격을 보여줬다.
원태인은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12승11패1무가 되며 LG와 공동 5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최근 3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3승(1패)째를 거둔 원태인은 평균자책점도 3.38에서 2.63으로 낮췄다.
1회 아웃카운트를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지만 안타와 볼넷 2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원태인은 무실점에도 투구수 33개로 힘을 뺐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 어려워 보였지만 2~4회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안정을 찾으며 102개의 공으로 6회까지 책임졌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이 에이스답게 완벽한 피칭을 보여준 경기였다”고 칭찬했다.
최고 148km, 평균 146km 직구(39개)를 비롯해 체인지업(27개), 커터(16개), 슬라이더(15개), 커브(5개)를 다양하게 원하는 곳으로 잘 구사했다. 슬라이더(3개), 체인지업(1개)으로 4개의 헛스윙 삼진을, 직구로 3개의 루킹 삼진을 잡으며 다양한 투구 레퍼토리를 뽐냈다.
경기 후 원태인은 “경기를 준비하면서 컨디션과 구위가 (올 시즌 들어) 오늘이 제일 좋았다고 생각한다. 마운드에서 욕심도 생기고, 힘이 들어가면서 1회에 어려운 피칭을 했다. 2회부터 생각을 바꿔 어렵게 승부하지 말고 쉽게 쉽게 자신감 있게 붙으려고 했다”며 “1회에 많은 공을 던지다 보니 2회부터 힘이 들더라. 오히려 힘 빼고 던지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다. 마지막 6회에는 있는 힘을 다 써서 상대 중심타자들을 삼진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화 선발투수로 나선 신인 황준서도 좋은 투구를 했다. 원태인의 호투에 막힌 한화 타선의 침묵으로 데뷔 첫 패전을 안았지만 5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147km 직구(31개), 포크볼(30개) 중심으로 간간이 섞은 커브(3개)도 결정구로 사용했다. 스트라이크존 코너에 형성되는 제구가 워낙 좋아 삼성 타자들이 쉽게 대응을 못했다.
시즌 전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팀 코리아 멤버로 황준서와 짧은 기간 함께했던 원태인은 “준서와 서로 좋은 피칭을 했다. 준서가 타이트하고 좋은 경기를 만들어줘서 나도 더 집중했다. 그래서 무실점을 할 수 있었다”고 후배를 한껏 치켜세웠다.
7회부터 3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1-0 승리를 지켜준 ‘필승조’ 임창민(⅔이닝), 김재윤(1⅓이닝), 오승환(1이닝)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원태인은 “너무 든든하다. 1-0 경기도 이렇게 막아줄 만큼 불펜에 힘이 생겼다. 나도 긴 이닝이 목표이긴 하지만 불펜이 있어 긴 이닝을 생각하지 않고 현재 있는 이닝에 더욱 책임감 있게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첫 2경기에선 승리가 없었지만 바로 3연승을 거둔 원태인은 “한 달에 2승씩 목표로 잡았는데 벌써 3승을 했다. 너무 빨리 승수를 쌓는 것 같다”며 웃은 뒤 “뭐든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팀도 나도 좋은 분위기를 탔다. 최대한 연승을 이어나가볼 생각이다”며 다음 경기도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