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 완벽투→임·김·오로 끝!' 왕조시절 오버랩, 'QS 최하위' 삼성의 완벽한 승리공식 찾았다
입력 : 2024.04.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대전=안호근 기자]
삼성 오승환(왼쪽)이 20일 한화전 세이브를 따낸 뒤 포수 강민호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 오승환(왼쪽)이 20일 한화전 세이브를 따낸 뒤 포수 강민호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무려 38차례나 역전패를 당했다. 결국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에만 도합 88세이브, 통산 691세이브를 달성한 클로저 트리오를 구축했다.

선발이 6회까지만 버티면 7,8,9회는 손쉽게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생각처럼 되진 않았다. 8연패 기간 중엔 필승조가 리드 상황에서 등판할 기회를 찾기 힘들었다.

선발에도 문제가 있었다. 원태인과 데니 레예스, 코너 시볼드로 구성된 1~3선발도 좀처럼 6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삼성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5회로 리그 최하위. 1위 NC 다이노스(12회)와는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개막 후 무려 24경기 만에 삼성이 간절히 꿈꿔 온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원태인은 1회에만 33구를 뿌리며 고전했지만 이후 빠르게 안정감을 찾았고 89구를 던지고도 6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6이닝을 채웠다. 6이닝 102구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

남다른 책임감이 배경에 깔려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원태인은 "1회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연속 볼넷을 주고 시작해서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요즘 선발 투수가 6이닝 소화를 못했다. 그런 책임감도 느끼고 있어 오늘은 투구수가 몇 개가 되든 꼭 6이닝까지 책임을 지고 싶었다"며 "그래도 후반부터 투구수 관리가 되면서 괜찮은 투구로 이제 6이닝을 소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원태인(오른쪽)이 팀 승리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 원태인(오른쪽)이 팀 승리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클로저 트리오와 함께 최하늘까지 필승조에 연착륙했다. 왕조시절 'JOKKA 라인'을 연상케 하는 'LOCK(임창민-오승환-최하늘-김재윤) 라인'을 구축했다. 여기에 지난해 트레이드로 이적해 부진했던 김태훈까지 힘을 싣고 있다.

다만 불펜 이닝 소화 1위(108⅔이닝)일 정도로 벌써 뒷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 시즌을 치를수록 과부하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 원태인은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이제는 책임감을 가져야 될 위치다. 오늘 경기는 몇 개를 던지든 6이닝 이상을 소화한다고 마음먹고 들어갔다"는 원태인은 "6이닝 소화를 하면서 불펜에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준다면 그걸로 기분 좋게 생각을 한다. 최대한 이닝 소화를 많이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태인이 6회를 끝으로 투구를 마쳤고 7회말 임창민이 배턴을 넘겨받았다. 이날 전까지 11⅓이닝 동안 자책점이 1에 불과했지만 이날은 다소 흔들렸다. 1사에서 김태연에게 2루타를 맞고 최재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에도 황영묵에게 또 안타를 허용했다.

7회 등판해 투구하고 있는 임창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7회 등판해 투구하고 있는 임창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 벤치가 빠르게 움직였다. 2사 1,3루에서 김재윤을 올려보냈고 문현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1-0 리드를 지켜냈다.

8회에도 등판한 김재윤은 장진혁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최인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요나단 페라자에겐 우전안타를 맞고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안치홍을 2루수 뜬공, 노시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8회말을 마쳤다.

9회 등판한 건 삼성의 '끝판대장' 오승환. 김태연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최재훈의 희생번트로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지만 황영묵을 좌익수 뜬공, 김인환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결국 1-0 승리를 지켜냈다.

올 시즌 12번째 승리를 챙긴 삼성이지만 1-0 승리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더불어 선발이 6이닝을 책임진 뒤 필승조 삼총사로만 경기를 끝낸 것도 최초였다. 삼성이 스토브리그에서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하며 꿈꿨던 시나리오 그대로였다.

왕조시절을 떠올리게 한 경기였다.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삼성은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 힘을 바탕으로 삼성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

7회 2사에서 등판해 위기를 완벽히 틀어막은 김재윤. /사진=삼성 라이온즈
7회 2사에서 등판해 위기를 완벽히 틀어막은 김재윤. /사진=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을 앞두고 최강의 뒷문을 구축한 삼성은 단숨에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초반 8연패에도 불구하고 이후 급반등하며 12승 11패 1무,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선두 KIA 타이거즈와 승차는 5경기지만 2위 NC 다이노스와는 2경기 차에 불과하다. 최근 10경기 7승 3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얼마든지 더 높은 위치로 올라설 수 있는 분위기다.

임창민은 12경기에서 12이닝 5홀드 평균자책점(ERA) 0.75, 김재윤은 12경기 15⅔이닝 2승 1패 4홀드 ERA 2.30, 오승환은 12경기 13이닝 1승 2패 6세이브 ERA 2.08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날 같은 확실한 승리를 위해선 선발 투수들의 6이닝 이상 투구, 나아가서는 퀄리티스타트가 더 잦아져야 한다. 아직 5선발 고민이 크고 올 시즌 선발로 전환한 좌완 이승현이 선발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기에 1~3선발이 이닝 소화능력을 더 끌어올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삼성의 21일 한화전 선발은 코너. 올 시즌 5경기에서 1승 2패 ERA 6.48로 부진했다. 6이닝을 넘긴 건 첫 경기가 유일했다. 필승조 트리오가 모두 기용된 경기였기에 코너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오승환이 9회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9회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