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달라진 증거, 8회에 오승환이 안 보인다…88억 FA 투자 효과, 확 바뀐 불펜 '10위→3위'
입력 : 2024.04.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성락 기자] 삼성 오승환(오른쪽)과 강민호가 승리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03.23 / ksl0919@osen.co.kr삼성 임창민, 김재윤, 오승환. /OSEN DB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리그 최다 38번의 역전패를 당할 만큼 불펜이 불안했다.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도 16번이나 뒤집히며 경기 중후반 지키는 힘이 극히 떨어졌다. 10개팀 중 유일하게 5점대(5.16) 구원 평균자책점이었다. 

시즌 후 이종열 신임 단장 체제에서 삼성은 적극적으로 불펜 보강에 나섰다. 2차 드래프트에서 1~2라운드에 좌완 최성훈, 사이드암 양현을 지명한 뒤 FA 시장을 공략했다. KT 마무리였던 김재윤을 4년 58억원에 영입하더니 키움 마무리를 맡았던 임창민도 2년 8억원에 데려왔다. 기존 마무리 오승환과도 2년 22억원에 FA 재계약하며 불펜에만 FA 총액 88억원을 썼다. 

롱런이 쉽지 않은 불펜투수는 FA 투자 리스크가 크지만 지난해까지 통산 691세이브를 합작한 임창민(122개), 김재윤(169개), 오승환(400개)은 검증된 자원들이었고, 삼성은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다. 올 시즌 초반부터 투자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삼성은 1-0 승리를 거뒀다. 선발 원태인이 6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뒤 7~9회 임창민(⅔이닝), 김재윤(1⅓이닝), 오승환(1이닝)으로 이어진 불펜 필승조가 3이닝 무실점으로 1점 리드를 지켰다. 3이닝 연속해서 득점권 위기가 있었지만 실점을 주지 않았다. 원태인은 “불펜이 너무 든든하다. 1-0 경기도 막아줄 만큼 힘이 생겼다”고 반색했다. 

21일 한화전을 앞두고 박진만 삼성 감독도 “작년에 우리 불펜이 힘들었는데 올해 전력 보강을 한 이유가 딱 나온 경기였다. 경험들이 많다 보니 어려운 상황에서 극복할 수 있는 능력들이 확실히 있다. 임창민도 그렇고, 김재윤이 2이닝도 던지며 팀을 위해 희생해주고 있다. 오승환도 마무리로 계속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우리가 캠프 때부터 그려왔던 그림이 나왔다”고 만족스러워했다. 

[OSEN=이석우 기자] 삼성 박진만 감독이 오승환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04.10 / foto0307@osen.co.kr[OSEN=이석우 기자] 삼성 임창민. 2024.04.13 / foto0307@osen.co.kr

21일 경기에서도 ‘임·김·오’ 트리오가 풀가동됐다. 7회초 3점을 내며 5-3으로 역전한 뒤 7회말 임창민, 8회말 김재윤, 9회말 오승환이 1이닝씩 책임지며 연이틀 3이닝 무실점을 합작, 팀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임창민, 김재윤,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최강 불펜의 위력을 확인했다”며 기뻐했다. 

이날 KBO리그 역대 52번째 통산 500경기 등판 기록을 세운 임창민은 13경기(13이닝) 6홀드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 중이다. 김재윤은 13경기(16⅔이닝) 2승1패5홀드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하며 오승환 앞을 책임지고 있다. 1⅓이닝 이상 투구가 7번으로 오승환의 8회 조기 등판을 막고 있다. 오승환은 13경기(14이닝) 1승2패7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으로 세이브 부문 2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삼성 불펜 사정상 마무리 오승환은 8회 조기 투입이 꽤 있었다. 총 58경기 중 11경기를 8회에 나섰다. 4아웃 세이브가 6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팀이 개막 한 달간 25경기를 치르는 동안 4아웃 세이브는커녕 8회 등판 자체가 전무하다. 7~8회를 임창민과 김재윤이 안정적으로 막아주니 오승환은 9회에만 집중하면 된다. 연장전에 들어가 9회부터 2이닝 투구가 2경기 있었지만 나머지 11경기에선 1이닝 이하로 던졌다. 

[OSEN=최규한 기자] 삼성 김재윤. 2024.03.27 / dreamer@osen.co.kr[OSEN=이석우 기자] 삼성 오승환. 2024.04.11 / foto0307@osen.co.kr

박진만 감독은 “앞에서 잘 던져주는 선수들이 있어 오승환을 8회부터 쓰지 않아도 된다. 나이가 있어 체력을 안배해줘야 하는데 지금 불펜이 안정돼 있어 상황에 따라 하루이틀 쉬어가는 식으로 관리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임·김·오’ 트리오뿐만 아니라 6회에 주로 나서는 김태훈도 지난해 부진을 딛고 팀 내 최다 14경기(16이닝)에서 1승 평균자책점 2.81로 반등에 성공했다. 롱릴리프를 맡는 사이드암 최하늘도 11경기(15⅔이닝) 1승1홀드 평균자책점 1.72로 한 단계 성장하면서 불펜 뎁스가 두꺼워졌다. 

삼성의 올해 구원 평균자책점 4.33으로 리그 전체 3위에 올라있다. 지난해보다 이 부문 순위가 무려 7계단 올랐다. 올해 역전패도 2패로 리그 최소. 5회까지 앞선 9경기에서 8승1무로 승률 100%를 자랑한다. 지키는 힘이 강해진 삼성은 시즌 초반 8연패 충격을 딛고 최근 14경기 11승3패로 반등, 공동 5위(13승11패1무 승률 .542)로 순항하고 있다. 

[OSEN=이석우 기자] 삼성 김태훈. 2024.04.09 / foto0307@osen.co.kr[OSEN=이석우 기자] 삼성 선수들이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2024.04.10 / foto0307@osen.co.kr/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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