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매너 논란' 지우고 충격의 3홈런…황성빈은 눈물과 함께 강해졌다 ''오늘 마음가짐 오래 기억'' 
입력 : 2024.04.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부산, 이석우 기자]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전날 취소된 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롯데는 윌커슨을 KT는 쿠에바스를 선발로 내세웠다.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이 5회말 1사 우월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24.04.21 / foto0307@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기적의 하루, 최고의 하루였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에게 잊지 못할 하루다. 여러 의미로 황성빈은 이날을 잊지 않고 더 강해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성빈의 다사다난 했던 한 주가 지나갔다. 황성빈의 이번 주 시작은 논란이었다.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 파울타구를 치고 느리게 복귀했다는 이유로 LG 선발 케이시 켈리의 심기를 건드렸다. 켈리는 황성빈을 향해 욕설을 했고 이후 벤치클리어링으로 확전됐다. 켈리, 그리고 벤치의 허도환이 불 같이 화를 냈다. 염경엽 LG 감독은 “완전 파울이었는데 천천히 돌아왔다. 덕아웃 선수들까지 모두 화를 내더라. 자기 야구니까 괜찮지만 야구 스타일은 조금 고쳐야 할 것 같다”라며 황성빈의 행동을 에둘러 비판했다. [OSEN=잠실, 조은정 기자]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LG 선발 투수는 켈리다. 올 시즌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하고 있다. 원정팀 롯데는 선발 투수 박세웅이 나선다. 올 시즌 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6.52를 기록하고 있다3회초 이닝이 끝난 후 공수교대시간에 롯데 황성빈과 LG 켈리의 신경전 속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롯데 황성빈이 자신을 향해 소리치는 LG 켈리를 바라보고 있다. 2024.04.18 /cej@osen.co.kr

황성빈은 억울했다.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논란이 생겼고 벤치클리어링 사건의 중심에 섰다. 과거 배트 던지기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황성빈을 향한 비난과 논란의 수위는 높아졌다. 황성빈은 “저는 항상 매 경기 집중하고 최선을 다한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다. 상대를 자극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라며 “상대 팀에서 오해를 하지 않게끔 조심하겠다. 저를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면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했다.

하지만 황성빈은 주눅들지 않았다. 이번에는 경기장 안에서 결과로 ‘쇼 앤 프루브’를 했다. 현재 황성빈은 논란과 별개로 타격감은 이미 최고조였던 상황. 김태형 감독은 논란 속에서도 황성빈을 향해 굳건히 믿음을 보였다. “잘 하는 선수를 쓰겠다”라면서 황성빈에게 선발 좌익수를 맡겼다. 

벤치클리어링 논란 이후인 19일 경기에서 추격의 적시 3루타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21일 최고의 하루를 만들었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전날 취소된 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롯데는 윌커슨을 KT는 쿠에바스를 선발로 내세웠다.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이 5회말 1사 우월 솔로 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다. 2024.04.21 / foto0307@osen.co.kr

더블헤더 1차전부터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황성빈은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쿠에바스의 146km 패스트볼을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호 홈런이자 2022년 7월 6일 문학 SSG전 이후 655일 만에 터진 통산 2호 홈런이다. 홈런을 치고 타구를 확인한 황성빈은 그 누구보다 빠르게 그라운드를 돌아 홈을 밟았다. 

2-3으로 다시 끌려가던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우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2볼 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쿠에바스의 133km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다시 한 번 우측 담장을 넘겼다. 황성빈 커리어 첫 멀티 홈런 경기를 완성했다. 7회에도 중전 안타를 뽑아내면서 3안타 경기까지 펼쳤고더블헤더 1차전, 롯데는 9-9 무승부를 기록했다.

황성빈의 방망이는 계속 춤울 췄다. 2차전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황성빈은 1회 무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후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레이예스의 투런포 때 홈을 밟았다.

3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5회 타석, 황성빈의 방망이는 다시 번쩍 했다. 3-2로 추격을 당하던 5회말 1사 1루에서 KT 엄상백의 초구 132km 체인지업을 통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더블헤더 2경기 3홈런의 미친 활약이었다.

황성빈의 말에 의하면 사직구장에서 처음으로 수훈선수로 선정이 됐다고. 팬들이 응원가를 불러주자 황성빈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아마 제 기억으로 사직에서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팬 분들이 제 응원가를 불러주시는 게 너무 울컥하더라. 그래서 눈물을 참았다”라고 말했다.[OSEN=부산, 이석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 056 2024.04.19 / foto0307@osen.co.kr

그는 지난 일주일을 되돌아 보면서 “이번 한 주가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내일 많은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그러면서“마음이 불편했고 심적으로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상대팀 선수분들에게 오해를 사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제 행동에 불편한 게 있었고 이제는 그런 행동을 상황을 만들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제 의도가 없더라도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최근의 논란에 대해 좀 더 조심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성빈은 지난해까지 타석에서 공을 맞히는데 급급했다. 타격을 하면서 1루 쪽으로 먼저 스타트를 끊으면서 배트를 던지듯이 휘둘렀다. 정확한 타격은 쉽지 않았고 배트 던지기 논란도 이러한 타격 자세에서 파생된 논란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황성빈은 타석을 쉽사리 벗어나지 않고 제 스윙을 펼친다. 그러면서 올해 황성빈은 달라진 타구의 질을 보여주고 있다. 노력의 결과였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황성빈은 “제가 노력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가끔 의심할 때도 있다. 노력한대로 결과가 나오는 것인지 생각을 해봤는데, 제가 틀린 방향으로 가지 않고 너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잡아주신 김주찬 코치님, 임훈 코치님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라면서 “저에게 투자해주신 시간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답하는 날인 것 같아서 제자로서, 그리고 선수로서 기분이 너무 좋다”라고 웃었다. 

황성빈은 오늘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눈물과 함께 강해졌다. 최근 일주일 간의 사건과 논란들을 돌아보며 “심적으로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부분들이 저를 조금 더 과감하고 강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오늘 경기에 임했던 제 태도를 오래 기억하고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라고 다짐했다. 눈물과 함께 황성빈은 얼마나 더 강해질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제공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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