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영 KBO 최연소 100SV' KIA 압도적 7할 승률 질주, '1할 백업' 번트 안타가 뒤집었다 [고척 현장리뷰]
입력 : 2024.04.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정해영. /사진=KIA 타이거즈
정해영. /사진=KIA 타이거즈
KIA 김호령이 24일 고척 키움전 6회초 무사 1루에서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KIA 김호령이 24일 고척 키움전 6회초 무사 1루에서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리그 정상급 구위를 가진 에이스가 무너진 건 정말 한순간이었다. 1할 타자 김호령(32)의 절묘한 번트 안타가 키움 히어로즈 내야를 흔들고 KIA 타이거즈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마무리 정해영(23)은 KBO리그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KIA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1만 1048명)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6-4로 승리했다. 이로써 위닝 시리즈를 확보한 KIA는 19승 7패로 압도적인 7할 승률(0.731)을 유지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키움은 13승 12패로 5할 승률을 걱정하게 됐다.

이날 KIA가 상대할 투수는 키움의 새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8)였다. 헤이수스는 올 시즌 5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3.29로 기록은 평범했으나, KBO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꾸준히 호평을 받는 숨은 에이스였다. 경기 전 KIA 이범호 감독도 "최근 헤이수스의 공이 상당히 좋다. 회전수 자체도 지금 KBO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가장 많다고 하고 구위도 좋다고 해서 우타자들을 최대한 배치했다. 초반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경계했다.

과연 그 우려대로였다. 헤이수스는 5회까지 공 66개로 안타 하나만 내주고 7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KIA 타선을 압도했다. 하지만 KIA가 0-1로 뒤진 6회초 분위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김태군이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뒤이어 김호령은 2구째 시속 149㎞ 직구에 번트를 시도했다. 이 타구는 3루 방향으로 흘렀고 김호령은 전력질주해 1루에 도달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정정됐다. 김호령은 박찬호의 땅볼 때 아웃됐지만, 이때부터 KIA 타선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창진의 땅볼 타구 때 3루 주자 김태군이 홈을 밟으며 1-1 동점이 됐다. 그리고 김도영이 헤이수스의 시속 135㎞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3루타로 역전을 일궈냈다. 이우성도 곧바로 초구를 공략해 우전 1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KIA로 가져왔다.

9회말에는 정해영이 극적으로 KBO 리그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4월 24일 현재 22세 8개월 1일의 나이인 정해영은 24년 만에 2000년 임창용(삼성)이 23세 10개월 10일로 보유하고 있던 기록을 넘어섰다. 그와 동시에 4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도 성공했다. 이는 KBO 리그 19번째로 4년 모두 KIA에서만 활약한 투수로서 최초로 달성한 기록이다.

선발 윤영철의 호투를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윤영철은 공 88개로 6⅔이닝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4.35에서 3.51로 내려갔다. 타선에서는 김도영이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이창진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이우성이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상위 타선이 제 몫을 했다. 9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김호령은 3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경기 분위기를 바꾼 번트 안타와 6회말 송성문의 날카로운 타구를 잡아내며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키움은 선발 헤이수스가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으나, 팀 타선이 4안타로 묶인 것이 아쉬웠다.

윤영철이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투구를 마치고 내려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윤영철이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투구를 마치고 내려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는 박찬호(유격수)-이창진(좌익수)-김도영(3루수)-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지명타자)-김선빈(2루수)-최원준(우익수)-김태군(포수)-김호령(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윤영철.

이에 맞선 키움은 이용규(좌익수)-로니 도슨(중견수)-송성문(2루수)-최주환(1루수)-이원석(지명타자)-고영우(3루수)-김휘집(유격수)-김재현(포수)-주성원(우익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초반 분위기는 키움의 페이스였다. 선발 헤이수스의 압도적인 투구가 한몫했다. 헤이수스는 1회초 이창진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5회까지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구된 최고 시속 151㎞의 빠른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통해 KIA 타자들에게 7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키움은 리드오프 이용규의 나이를 잊은 활약이 돋보였다.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데 이어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팀에 귀중한 선제점을 안겼다. 3회초 선두타자 김재현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주성원의 번트로 2루까지 진루했다. 이용규는 윤영철의 커터 두 개를 지켜보더니 3구째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걷어 올려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윤영철은 경기 초반 다소 공이 날리는 듯했으나, 차츰 안정적인 제구를 보여주며 1점 차 접전을 이어갔다. 수비 도움도 받았다. 김도영은 4회말 이원석과 고영우가 친 빠른 타구를 모두 직선타로 잡아내며 도왔다.

이용규와 타석이 백미였다. 앞선 3회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적시타를 맞았던 윤영철은 5회말 이용규와 재대결에서 같은 코스에 시속 139㎞ 빠른 공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반대로 키움 김휘집은 2회말 1사 1, 2루, 7회말 무사 1루서 두 차례 병살타를 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분위기가 바뀐 건 6회였다. 6회초 선두타자 김태군이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고 김호령이 3루 쪽으로 번트 안타를 시도했다. 첫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로 정정됐고 무사 1, 3루가 됐다. 이후 박찬호의 땅볼로 1사 1, 3루가 됐고 이창진이 유격수 쪽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1-1 동점.

KIA 김호령(오른쪽)이 24일 고척 키움전 6회초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KIA 김호령(오른쪽)이 24일 고척 키움전 6회초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KIA 김도영이 24일 고척 키움전 6회초에서 역전 3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KIA 김도영이 24일 고척 키움전 6회초에서 역전 3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여기서 김도영이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적시 3루타로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키움의 아쉬운 수비도 나왔다. 이우성의 우익수 파울 라인 안쪽으로 떨어지는 타구를 2루수 송성문이 잡지 못하면서 1타점 적시 2루타가 됐다. KIA의 3-1 역전. 이때 홈을 밟은 김도영은 KBO 역대 3번째 팀 2만 6000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헤이수스는 소크라테스를 땅볼 타구로 잡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헤이수스는 총 투구 수 84구(직구 33구, 투심 패스트볼 13구, 체인지업 12구, 슬라이더 11구, 커브 10구)를 던졌다.

KIA는 8회 다시 쐐기를 박았다. 이창진, 김도영이 연속 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었다. 김도영이 2루를 훔쳤고 이우성이 땅볼 타구로 3루 주자 이창진을 불러들였다. 소크라테스가 볼넷을 골라 나간 2사 1, 3루에서 김선빈과 최원준의 연속 1타점 적시타가 터졌고 KIA는 6-1을 만들었다.

키움은 8회말 1사 2, 3루에서 송성문의 땅볼 1타점으로 한 점을 만회했다. 9회말에는 대기록이 나왔다. 정해영의 세이브 조건이 나왔다. KIA가 6-2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한 유승철이 이원석에게 볼넷을 내주고 고영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가 된 것. KIA는 정해영을 올려보냈고 대타 변상권의 타구가 이우성을 맞고 1루심을 연달아 맞으면서 행운의 내야 안타가 됐다. 2루에 있던 송지후가 홈을 밟아 키움의 3-6 추격. 연이어 김재현이 땅볼을 치면서 3루 주자 고영우마저 홈을 밟았다. 키움의 4-6 추격.

그러나 정해영이 추가 실점은 하지 않으면서 최연소 100세이브에 성공했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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