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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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왼쪽)이 신인 시절이던 2005년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리고 상금을 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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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왼쪽)이 2012년 9월 9일 문학 넥센전에서 3회 말 홈런을 기록한 뒤 이만수 당시 SK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홈페이지 갈무리 |
2024년 4월 25일부로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된 최정(37·SSG 랜더스). 그의 홈런 468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생홈런'은 무엇일까.
최정은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팀의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5회 초 상대 선발 이인복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KBO 리그 개인 최다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기존 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이 선수 시절 기록한 467홈런을 넘어서는 468번째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지난 2013년 6월 20일 인천 SK전에서 윤희상에게 3회 초 3점 홈런을 터트리며 KBO 통산 352번째 아치를 기록, 양준혁이 가지고 있던 통산 최다 홈런(351홈런)을 넘어섰고, 이후 11년 동안 기록 보유자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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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최정이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5회 초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터트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신고 졸업 후 2005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최정은 첫 시즌 한 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이듬해 92경기에서 12개의 홈런포를 터트리며 본격적인 대포 생산에 나섰다. 2010년에는 처음으로 20홈런 고지에 올랐고, 다음해 9월 30일 문학 삼성전에서 통산 100홈런을 달성했다.
점차 홈런 수를 늘려가던 최정은 2016년 40홈런을 터트리면서 본격적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났다. 2017년 46홈런까지 2년 연속 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꾸준히 30홈런 전후를 기록하던 그는 2016년 200홈런, 2018년 300홈런에 이어 2021년 10월 19일 광주 KIA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 고지에 올랐다. 지난해 8월 9일 문학 NC전에서는 450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이렇듯 수많은 홈런 중에 최정이 기억에 남는 홈런이 있을까. 그는 데뷔시즌 홈런을 언급했다. 최정의 통산 첫 홈런은 2005년 5월 21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만 18세 2개월 23일의 나이에 나온 것이었다. 대기록의 출발점이어서도 있었지만, 최정의 기억에 남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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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의 최정. /사진=SSG 랜더스 홈페이지 갈무리 |
최정은 "신인 때 홈런 하나인데 그게 쳤던 게 생생하다"며 "타구가 홈런존으로 가서 상금을 받았다. 숙소에서 매니저님이 현금으로 100만 원을 갖다주더라"고 떠올렸다. 그는 "받고 '이게 프로구나' 했다"며 좌중을 뒤집어놨다.
하지만 최정의 야구 인생을 바꾼 홈런은 따로 있었다. 그는 "2012년에 타격 메커니즘을 바뀌게 한 터닝포인트 홈런이 있다"며 "넥센(현 키움) 강윤구(개명 후 강리호) 볼을 쳐서 센터로 넘겼다"고 언급했다. 그가 말한 홈런은 지난 2012년 9월 9일 홈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1-1로 맞서던 3회 말 가운데 패스트볼을 받아쳐 만든 중월 투런 홈런이었다.
최정은 "당시에 타격 메커니즘을 바꿔보자고 했다"며 "그 감을 안 잊으려고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지금도 유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12년 전 때려낸 홈런 하나가 야구 인생을 바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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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최정. |
실제로 이전까지 최정은 거포의 자질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20대 초중반까지는 호타준족 유형의 선수에 가까웠다. 그러나 2009년부터 3시즌 동안 19-20-20개의 홈런을 기록하던 그가 2012년에는 26개로 상승했고, 이듬해 28개로 늘어났다. 본인이 "권태기가 있었다"고 고백한 2014년과 2015년을 지나 2016년에는 무려 40개를 때려내며 생애 첫 홈런왕에 올랐다.
이후 최정은 부상이 없다면 매년 30개 전후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났다. 2017년에는 커리어 하이인 46홈런을 기록, MVP 최종 후보까지 올라섰다. 지난 시즌에도 본인보다 13살이 어린 노시환(한화)과 홈런왕 경쟁을 이어갈 정도였다. '거포' 최정이 나온 데에는 그냥 지나갈 수도 있던 홈런 하나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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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최정.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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