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초 충격 실점' 이탈리아, 굴욕 역사 썼지만...알바니아에 2-1 역전승→'디펜딩 챔피언' 자존심 지켰다
입력 : 2024.06.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고성환 기자] 23초 만에 휘청였지만, 거기까지였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가 충격을 이겨내고 알바니아를 잡아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 이탈리아는 16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알바니아(랭킹 66위)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이탈리아는 조 2위에 오르며 조별리그를 시작했다. 앞서 크로아티아를 3-0으로 꺾은 스페인이 조 1위를 차지했다. 알바니아는 3위, 크로아티아는 4위에 자리했다.

이로써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죽음의 조'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B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3위' 크로아티아와 '무적함대' 스페인,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가 한 데 묶이면서 이번 대회 최대 죽음의 조로 꼽히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2020년 대회에서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를 물리치고 정상에 오르며 통산 2번째 유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68년 대회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거머쥐며 2000년, 2012년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이후 이탈리아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도 밟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반등을 노린다.

이탈리아는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지안루카 스카마카, 로렌초 펠레그리니-다비데 프라테시-페데리코 케이사, 니콜로 바렐라-조르지뉴, 페데리코 디마르코-리카르도 칼라피오리-알레산드로 바스토니-지오반니 디 로렌초,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선발로 나섰다.

알바니아는 4-4-1-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아르만도 브로야가 최전방을 책임졌고, 크리스티얀 아슬라니, 엘세이드 히사이 등이 함께 출전했다. K리그1 광주FC에서 뛰고 있는 야시르 아사니도 우측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했다.

알바니아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킥오프 휘슬이 불린 지 23초 만에 네딤 바이라미가 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는 유로 대회 역사상 최단 시간 득점으로 기록됐다. 이탈리아로서는 디마르코의 치명적인 스로인 실수가 굴욕적인 역사를 남긴 셈.

하지만 알바니아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전반 11분 약속된 코너킥 플레이로 빠르게 동점을 만들었다. 왼쪽에서 한 번에 올리지 않고 짧게 패스한 뒤 펠레그리니가 반대편으로 크로스했다. 이를 바스토니가 강력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순식간에 역전골까지 나왔다. 전반 16분 바렐라가 아크 정면에서 멋진 논스톱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이탈리아는 23초 만에 실점하고도 빠르게 두 골을 몰아치며 리드를 가져왔다.

골대가 이탈리아의 3번째 골을 가로막았다. 전반 33분 전방 압박으로 공을 끊어낸 뒤 스카마카가 박스 안으로 절묘한 침투 패스를 찔러넣었다. 프라테시는 골키퍼가 뛰쳐나오는 걸 보고 감각적인 칩샷으로 골문을 조준했지만,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나왔다.

알바니아는 아사니가 두 차례 슈팅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탈리아 수비를 넘지 못했다. 아사니의 왼발 슈팅도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이탈리아도 전반 추가시간 펠레그리니의 어깨 슈팅이 골대 옆으로 빠져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은 이탈리아가 2-1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한 골도 나오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단단한 '빗장수비(카테나치오)'를 중심으로 승기를 굳혀나갔다. 후반 14분엔 키에사가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으나 살짝 빗나갔다.

골이 필요한 알바니아는 후반 23분 아사니를 빼고 아르버르 호자를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다. 후반 31분엔 브로야 대신 레이 마나이를 넣으며 최전방에도 변화를 줬다. 

양 팀 모두 좀처럼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35분 디마르코가 수비 진영에서부터 직접 공을 몰고 올라가 중거리 슈팅을 날려봤지만, 골키퍼에게 잡혔다. 

알바니아가 경기 막판 결정적 기회를 맞았다. 후반 45분 후방에서 박스 안으로 보낸 롱패스 한 방이 마나이에게 연결됐다. 마나이는 절묘한 터치로 수비를 따돌린 뒤 슈팅했지만, 뛰쳐나온 돈나룸마 등에 맞으며 막히고 말았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이탈리아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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