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26, 리버풀)의 기용 형태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이안 레이디맨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를 미드필더로 기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라고 전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17일 오전 4시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아레나 아우프샬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C조 1차전에서 세르비아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을 나섰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필 포든-주드 벨링엄-부카요 사카가 공격 2선에 섰다. 데클란 라이스-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가 포백을 보호했고 키어런 트리피어-마크 게히-존 스톤스-카일 워커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조던 픽포드가 지켰다.
눈에 띄는 점은 '풀백' 알렉산더-아놀드의 미드필더 기용이다. 이 경기 알렉산더-아놀드는 라이스의 파트너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 약 69분간 활약했다. 이번 대회 쓰게 될 등번호도 풀백의 번호가 아닌 주로 미드필더들이 사용하는 8번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알렉산더-아놀드를 미드필더로 생각하고 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슈팅 3회와 패스 성공률 88%, 파이널 써드 지역 공 투입 4회, 중장거리 패스 성공 4회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나쁘진 않지만, 썩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알렉산더-아놀드는 본래 풀백이지만, 그간 그를 미드필더로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선수 시절 아스날에서 활약했던 마틴 키언은 그를 미드필더로 기용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지난 1월, 키언은 "이제 그를 올려 쓸 때가 된 것 같다. 그를 중원에서 뛰게 하라. 그게 그가 원하는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키언은 "어렸던 알렉산더-아놀드는 풀백에서 뛰었다. 이젠 아니다. 정말 제라드가 생각난다. 사람들은 제라드를 풀백에서 뛰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난 그가 미드필더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대니 머피도 이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알렉산더-아놀드는 풀백은 물론 측면 미드필더로 뛰어도 프리미어리그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다. 그에게 최고의 포지션을 제공하기 위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라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막상 중원에서 기용하자 그의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이에 레이디맨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오랫동안 알렉산더-아놀드를 라이스의 파트너로 기용하라는 압박에 시달렸다. 그는 이런 큰 경기에서 알렉산더-아놀드를 마침내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그러자 의문이 다시 제기됐다"라고 전했다.
그는 "토너먼트에선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원칙 하나가 있다. 수비 안정성이다. 무실점 경기는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라고 이야기했다.
레이디맨은 "2021년 열렸던 유로에서 잉글랜드가 결승전까지 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덴마크와 치른 준결승전에서 2-1로 승리하기 전까지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라이스 옆에 누가 서든 찬스를 만들고 골을 넣을 수 있는 충분한 공격력을 지녔다. 중원 균형이 유지되지 않으면 팀이 무너질 수 있다"라며 알렉산더-아놀드의 미드필더 기용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우스게이트는 자신의 신념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 월드컵에서 대중은 해리 케인을 향해 의문을 표했지만, 그는 유럽 최고의 중앙 공격수다. 의문은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필 포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포든은 2023-2024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리그 34경기에 출장해 17골 8도움을 기록, 팀의 25골에 직접 관여했다. 2023-2024시즌 플레이어 오브 더 시즌(올해의 선수)에도 이름을 올린 포든이다.
대표팀에서는 잠잠했다.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에선 리그 최고의 선수지만, 대표팀에선 아니었다. 특히 이번 경기 그는 왼쪽 측면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슈팅 0회, 롱패스 성공 0회, 크로스 성공 0회, 키패스 1회만을 기록할 뿐 번뜩이는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레이디맨은 "포든이 다음 덴마크전에서 출전하고 알렉산더-아놀드가 중원에서 빠진다면, 포든은 알렉산더-아놀드의 부재로 인해 혜택받는 선수가 된다. 주드 벨링엄은 언제나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면서 늘 공을 요구한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잉글랜드의 중원은 다소 조잡해질 수 있다. 다른 수비형 미드필더가 출전하다면 모두에게 조금 더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