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수용 여부와 관계 없다'' '손흥민 인종차별' 벤탄쿠르, FA 징계받나...이전 사례는 'SON 절친' 델리 알리
입력 : 2024.06.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정승우 기자] 로드리고 벤탄크루(27, 토트넘)가 영국 축구협회(FA)로부터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손흥민(32, 토트넘)과 한국인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차별적 발언으로 FA로부터 징계받을 가능성이 생겼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의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앞서 15일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한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 유니폼을 원한다는 뜻이었다. 벤탄쿠르도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사진] 소셜 미디어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 역시 이에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 모두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논란은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고 벤탄쿠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제여"라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 로드리고 벤탄쿠르 개인 소셜 미디어
이 사과문도 잡음을 피하지 못했다. 벤탄쿠르는 게시된 지 24시간이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사과문을 올리면서 일부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현재 사과문은 내려간 상황이다.

벤탄쿠르는 'Sonny'를 'Sony'라고 적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Sony'는 손흥민의 애칭이 아니라 일본의 전자제품 기업 이름이다. 무엇보다 벤탄쿠르가 정말 반성했다면 자신이 인종차별적 발언에 무감각했다고 정확히 인정하고 사과해야 했다. 단순히 '나쁜 농담'이 아닌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토트넘의 대응이 늦어졌다. 벤탄쿠르는 어째든 사과했지만, 구단의 공식 입장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과거 사례와는 다른 대처였다.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뱉은 한 크리스탈 팰리스 팬은 경기장 3년 출입 금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에 얽혔던 노팅엄 포레스트 팬 역시 벌금과 3년 출입 금지 징계를 받게 됐다. 2022년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한 첼시 팬의 경우 경기장 무기한 출입 금지됐다.

그러나 토트넘은 지난 20일 손흥민의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다. 그는 일부러 모욕적인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라는 입장이 나오고 난 뒤에야 행동했다.

[사진] 토트넘 홋스퍼 공식 소셜 미디어토트넘은 "벤탄쿠르의 인터뷰 발언과 이어진 공개 사과 이후, 구단은 문제가 긍정적인 결과에 이르도록 지원하고 있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구단은 "여기에는 선수들에게 다양성, 평등 등과 관련한 추가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포함될 것이다. 우리는 손흥민이 이번 사건을 정리하고 팀이 새 시즌에 집중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라며 구단의 입장을 전했다.

이어 "우리는 다양한, 국제적인 팬층과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구단은 우리의 영역, 나아가 더 넓은 사회에서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끝내 손흥민과 아시아 팬들을 향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구단은 반드시 명시됐어야 할 사과 대상(손흥민과 아시아 팬들)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구단이 이번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손놓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문장도 없었다. 대신 "이제 손흥민이 팀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말만 늘어놨다.

이와 별개로 타임스는 벤탄크루가 FA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그의 사과를 받아줬는지 여부는 중요치 않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과거 또 다른 선수가 인종차별로 FA의 징계를 받은 사례가 있다. 바로 토트넘 소속이던 손흥민의 '절친' 델리 알리다. 때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이 전세계를 괴롭히기 시작했던 2020년 겨울, 알리는 프리미어리그 휴식기를 맞아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향했다. 그는 마스크를 쓴 채로, 동양인 남성과 손 세정제를 차례로 촬영한 영상에 "이 바이러스 균"이라는 자막을 달아 논란이 됐다.

당시 FA는 알리에게 1경기 출전 정지와 5만 파운드(한화 약 8,800만 원)의 벌금 징계를 내렸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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